한명숙 전 총리 출마로 민주당은 골머리, ‘전략 공천’ 對 '국민경선‘ 팽팽한 신경전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될 경우, 시너지 효과 급상승↑ 오세훈도 승리 장담 못해
여야 할 것 없이 서울시장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출마를 부인 했던 한명숙 전 총리가 뛰어들면서 야권 후보 구도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선김성순 의원, 이계안 의원, 송영길 의원, 신계륜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진보신당에선 노회찬 대표가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국민참여당에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가상 대결에서 여권의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큰 폭으로 앞서고 있고 야권 에선 한 전 총리가 뒤를 잇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만일 야권연대를 통해 단일 후보화가 성사 시킬 경우 선거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이를 공감하면서도 현재로선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고 있다. 아마도 지방선거 전에 이들이 아권 단일 후보화의 정점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명숙 출사표...야권 후보 난립양상
최근 서울시장 유력후보로 거론돼왔던 친노계 핵심인 한명숙 전 총리가 최근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 후보군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성순 의원, 이계안 전 의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송영길 최고위원, 신계륜 의원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진보신당에선 노회찬 전 대표가 이미 출사표를 던졌고, 지방선거에서 전국당 도약을 노리고 있는 국민참여당에서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야권 1순위 후보로 평가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지난 5일 범 친노인사 모임인 ‘시민주권모임’ 신년 오찬회에서 “국민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이며 마지막 힘을 쏟을 생각”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야권과 민주세력이 연합하고 뭉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사실상 6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될 때 “몸도 좋지 않고, ‘노무현 재단’에 전념하겠다”고 출마에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지난 해 말 곽영운 대한통운 전 사장 인사 청탁혐의에 연루되면서 서울시장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한 전 총리는 검찰의 정치공작을 심판하고자 출마 쪽으로 급선회했다.
눈에 띄는 건 한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이 민주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한 전 총리의 영향력도 영향력 있지만 무엇보다도 야권 후보 구도가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같은 상황을 정리하고자 한 전 총리를 범민주 진영 후보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현재 민주당내 후보군 들이 여권을 상대로 위협적이지 않다는 평가로 막강파워를 지닌 외부 인사를 끌어드려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서울시장 후보 결정이 지방선거 승리의 견인차가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훌륭한 후보를 영입할 때는 전략공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성순 의원은 “여야 모두 국민경선제로 가는 추세에서 1인을 위해 전략공천을 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승복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계안 전 의원 역시 지난 연말정국의 당 지도부 책임론을 들어 “당이 충분한 리더십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공천을 하는 것은 필패의 길”이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이미 출사표를 던진 당내 후보들은 경선제를 통해 정면승부를 지향하고 있고 비주류측 역시 한 전 총리 출마에 부정적인 측면이 강해 민주당 후보 결정에 있어 적지 않는 내홍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野 누가 선두달리고 있나
현재 서울시장 가상 대결 지지율에서 여권의 오세훈 시장이 큰 격차를 벌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다음은 야권 주자로 한 전 총리가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야권 후보군 조사에서는 한 전 총리가 독보적으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 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9세 이상 서울시민 509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누가 다음 서울시장이 되는 것이 좋은가’란 질문에 오세훈 시장 23.3%, 한명숙 전 국무총리 9.5%,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5.4%,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3.2%,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1.1% 등의 순이었다. 다음은 방송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0.9%,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0.4%,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0.3%, 이계안 전 열린우리당 의원 0.2%, 추미애 민주당 의원 0.2%, 김성순 민주당 의원 0.1% 등이었고, 모름·무응답은 55.4%였다.
아울러 지난 달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GH코리아가 서울시민 1,587명을 대상으로 야권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한명숙 전총리’ 31.8%, ‘송영길 의원’ 11.2%, ‘이계안 전의원’, 9.2%, ‘김성순 의원’ 8.6%, ‘잘 모름’ 39.2%로 현재 한 전 총리가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한 전 총리는 20대, 30
대 연령층, 금천구, 마포구에서 응답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첫 번째와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각각 55%, 34%에 달했다. 이는 향후 판도 변화 가능성이 커 정국정세에 따라 여-야, 야-야 간 후보경쟁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첫 번째 여론 조사(한국갤럽)의 부동층과 관련해 한 선거 전문가는 “‘한 전 총리의 인사청탁’ 무죄 판결과 현재 여야 최대 쟁점인 세종시 문제가 야권의 승리 할 경우, 한 전 총리 및 야권 후보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지난 해 6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그 여파로 한명숙, 유시민 등 친노세력이 차기 서울시장 선거 지지도 조사에서 오세훈 시장을 10% 격차를 벌이며 큰 폭으로 앞지른 적 있었다. 이는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로 GH코리아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부동층을 살펴보면 야-야 대결에서 한 전 총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 역시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GH코리아는 야권 지지도 여론조사 외에도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과 문제점에 대해 근접 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차기 서울시장은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이 바람직 한가’에 대한 조사도 함께 병행 했다. 조사 결과 ‘경영전문가 출신’ 34.3%, ‘행정관료 출신’18.7%, ‘정치인 출신’16.0%‘, 시민단체 지도자’ 14.5%‘, ’잘 모름’ 16.6%로 ‘경영전문가 출신’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경영전문가 출신은 현대 자동차 사장을 역임한 이계안 전 의원이 유일하다. 이 의원으로선 나머지 부동층이 자신을 지지해 준다면 야권 후보 대결에서 급반전을 노릴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높다.
野 후보 단일화가 최대변수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의 최대 승부수는 역시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다. 만약 민주당을 비롯해 범야권 진영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울 경우,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앞서 한국갤럽이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실제로 한 전 총리(9.5%), 유 전 장관(5.3%), 노 대표(3.2%), 손 교수(0.9%) 등 야권에서 거론되는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하면 19.5%로, 이들이 단일화 할 경우엔 오 시장(23.5%)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 아무개 정치학 교수는 “서울 지역의 전반적인 선거분위기가 당장은 여권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막판에 야권이 극적으로 통합해 바람을 일으킨다면 선거 흐름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며 “한명숙 전 총리나 유시민 전 장관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폭발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또 “이번 선거가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고 있는 데다 특히 선거 직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이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이뤄질 경우 95년 선거처럼 야권 지지층의 대결집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후보 단일화에 대해 각 야권 일부 진영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 지방선거 막판 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 된다. 앞서 말했듯 민주당내 비주류 측에서는 한 전 총리의 출마 자체에 부정적이고 이미 출사표를 던진 인사들은 전략공천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노회찬 대표를 독자후보로 낸 진보신당과 친노세력의 국민참여신당 역시 아직까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참여당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감은 가지만 당과 당 간의 문제의식 등에서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미리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에서 현재까지 여권을 겨냥할 만한 막강한 후보가 없다. 만약 별다른 후보를 내지 못한 경우, 민주당은 어쩔 수 없이 한 전 총리나 유 전 장관에게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면서 “후보 단일화 문제가 어느 시점이 되면 구체적으로 논의 될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