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부 장관 노무현 전당 ‘국민참여당’ 선장으로...창당 직후 거침없는 행보 이목집중
“국민참여당, 과거 의병처럼 정치 의병들이 들고 일어나 만든 정당” 창당명분 과시
지난 1월 17일 민주당의 비판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 계승’을 기조로 내세운 국민참여당이 공식 출범했다. 당 대표로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선출됐다. 이 대표는 참여당 대표로 선출된 뒤 거침없는 행보를 내딛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장외설전이 오가는 등 야권의 정치적 진로를 놓고 갈등관계에 놓이게 된 것과 지난 1월 26일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예방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행동하는 양심’으로 민주주의, 사회정의, 평화통일에 기여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조직해 민주주의의 보루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관련, “연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연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통일부장관을 지냈으며, 각종 친북-이적성 발언으로 지탄을 받은 바 있는 이재정 대표. 최근 그의 바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노진영이 주축이 된 국민참여당 지난 1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당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창당을 선언했다.
당 대표에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단독으로 출마, 97.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행동하자”고 강조했다.
“참신한 미래 정당 되겠다”
그는 “나라 곳곳에 수십만 개의 촛불을 밝히고 거리를 메웠지만 명박산성은 완강하게 국민의 입을 틀어막았다”면서 “이명박 정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엉이 바위로 밀어 떨어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명은 우리 민족·민주주의·미래·희망의 생명”이라면서 “우리는 노무현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 이 자리에서 새 출발을 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 ▲민주주의 가치 ▲국가균형발전정책 ▲남북 화해·평화·공존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 ▲선진복지국가 추진 ▲경제구조 개혁 통한 좋은 일자리 마련 ▲공공임대주택 확대 ▲인간화 교육 통한 세계 속의 인재 양성 ▲환경정책 및 에너지정책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국민참여당의 창당이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과거와 현재의 다른 정당들과 경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미래와 경쟁하는 미래시대의 새로운 틀을 만드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관행을 답습하지 않으면서 창조적인 미래 세대와 대화하며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이 역사를 위해 조직된 힘을 만들어 가자”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당당히 맞서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용감하게 행동하자”고 강조했다.
당 대표로 당선 된지 이틀이 지난 19일 국민참여당 대표로서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는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참여당은 여러 정당과 협력하면서 굳건하게 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책임의식을 갖고 노력을 경주하자”며 “6·2지방선거에서 20%이상 지지를 받는 정당, 참신한 미래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참여당의 창당을 ‘분열’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민주당 등에 대해 “옛날식 관점에서 보면 (참여당의 창당이) 분파이고, (야당간) 경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정부부처를 옮기면 나라가 거덜난다’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발언에 대해 “정 총리가 이 나라의 총리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걱정된다. 국민들을 협박하는 처사에 국민적 비판과 분노를 함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정부는) 모든 국민을 위한 국가균형발전을 생각하지 않고 재벌들을 떠밀어 그들만의 특혜도시를 만들려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의 이 같은 작태와 혼란스러운 한나라당의 내분을 보면 2012년 정권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이재정 장외 설전
국민참여당의 창당을 놓고 민주당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특히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 대표간 장외 설전은 또 다른 야권 분열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 대표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참여당 창당을 야권 분열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특히 수도권 현장에서는 우려가 대단히 크다”며 “(창당은) 대의도 없고 명분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 과거 우리당의 선배들도 (창당에 대해) 찬성할 것 같지 않다”며 “노 전 대통령이 서울에서 배지를 버리고 부산에서 민주당 이름으로 싸웠던 것도 한나라당 독점구조를 깨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 지금은 한나라당 일당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 힘을 합칠 때이지 힘을 나눌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통합이 최선이고 연대가 차선이며 분열이 최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통합이 되지 않으면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참여당 이재정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입에 담지 못할 비판과 악담을 했는데 이는 구태정치”라고 반격 했다. 민주당이 전날 참여당에 대해 ‘기생정당’, ‘선거용 가설 정당’이라고 맹비난한데 대해 발끈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참여당 창당이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밝힌 응답이 70%나 됐고 야권 분열이라는 우려는 29%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굳건한 자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민주당의 여론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것을 보면, 다음 선거에 대한 두려움을 주고 있다”며 “민주당으로는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없고, 야권 통합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여전히 지역독점의 특정적 권리에 안주하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국민참여당의 창당은 과거 나라가 어려울 때 의병들이 일어났던 것처럼 정치 의병들이 들고 일어나 만든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16대 때 새천년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한솥밥을 먹었고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통일부 장관으로 내각에 함께 몸담은 사이지만 야권의 정치적 진로를 놓고 갈등관계에 놓이게 된 셈이다.
“연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 대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도당 창당식에서 “야권통합보다는 국민의 정치 참여 폭을 넓히는게 중요하다”며 당분간 야권과의 통합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국민참여당 창당이 민주당과 야권분열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우리 당원은 70% 이상이 실질적 정당 활동을 해보지 못한 정치 참여의 경험이 없다”며 “우리는 어느 연대와도 타협을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국민정치 참여의 폭을 넓히는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20% 정도의 전국 득표율을 얻겠다며 “기초 의원에 중점을 두겠습니다만 16개 시도의 시장.지사도 저희들이 가능한 한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그는 “세종시 원안은 어려운 과정을 통해 법률로 만든 것으로 이것이 깨지면 국가의 기틀이 무너지기 때문에 국민이 지켜야 한다”며 “우리는 세종시 원안추진과 국가발전 정책을 중요 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며 각종 연대해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6일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예방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행동하는 양심’으로 민주주의, 사회정의, 평화통일에 기여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조직해 민주주의의 보루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전직 대통령 서거에 눈물 흘린 사람들을 모아 두 분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룰 계획이며 민주당이 해낼 수 없는 부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에 대해 “민주당이 스스로 개혁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면서 “참여당이 민주당의 취약계층 및 지역에서 잘해 힘을 합쳐 큰 의미의 연합을 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관련, “연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정 대표는 종교인 출신 정치인으로,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이종석 장관 못지 않은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평이다.
온화한 성격과 추진력을 겸비했으며 남북관계 및 통일문제에 대한 식견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직자로 1994∼2000년 성공회대 총장을 지낸 이 내정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통일과선교위원회 위원장, 범종교단체 남북교류협력협의회 공동대표의장 등을 역임하며 주로 재야 종교단체에서 활동해오다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 총무위원장을 맡아 정치권에 입문했다.
옛 새천년민주당 전국구 의원(2000∼2003년)을 지냈으며 같은 당 정책위의장도 맡았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유세본부장으로 활약, 대선 공신으로 여겨진다.
대선 당시 한화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2004년 1월 구속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심에서 집행유예, 2심에서는 벌금형을 각각 선고받았으며 지난 광복절에 특별 사면됐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에 불출마한 뒤에는 외국인노동자 쉼터인 ‘샬롬의 집’ 사목 활동에 진력하는 등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지만 2004년 10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