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사장 자살 [의혹추적]
삼성전자, 부사장 자살 [의혹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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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동에 심한 스트레스?”

‘호암 이병철 100주년’인 올해 벽두부터 삼성이 충격에 휩싸였다. 삼성전자 이모(51) 부사장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해 자살했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 삼성전자의 게다가, ‘셀러리맨의 꽃’인 임원일 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도 최고의 영예인 ‘펠로우’에도 선정된 인물이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가졌으나 자살을 선택해 세상을 등진 것이다. 이 부사장의 자살원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업무로 심한 우울증’, ‘좌천성 인사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삼성전자의 이 부사장이 자살한 내막에 대해 직접 짚어봤다.

거주하던 아파트서 투신자살… 유서에 “업무 힘들다”고 밝혀
일각, “자존심 센 연구원이 공장장으로 옮겨 충격 받았을 것”

삼성전자의 부사장급 임원이 자살해 충격을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아파트 1층에 삼성전자의 부사장급 임원인 이모(51)씨가 피를 흘린 체 쓰러져 있었다. 이를 발견한 아파트 경비원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 부사장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회사 때문에 힘들다”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씨는 A4용지 10매 가량의 유서를 남기고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유서에서 이 부사장은 ‘업무가 너무 과중해 살기가 힘들었다’, ‘우울증 때문에 고생했다’는 내용과 함께 회사의 사정이 담겨있었다.


또한, 이 부사장이 사건 당일 집에서 나와 24층의 야외 테라스로 향하는 폐쇄회로화면이 있으며 평소에 술도 잘 마시지 않던 사람이 발견 당시 한손에 깨진 양주병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부사장은 사고 직전까지 삼성전자 주식 8473주를 소유하고 있었다. 주당 82만원으로 환산하면 69억4786만원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아울러 이 부사장의 연봉은 1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 부사장은 ‘삼성’ 임직원의 최고의 영예인 ‘삼성 펠로우’에 선정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6년 삼성그룹 엔지니어 가운데서 가장 탁월한 업적을 성취한 핵심 기술 인력에게 수여되는 ‘펠로우’의 영예를 안았다. 삼성에 따르면 펠로우에 선정되면 본인 이름의 단독 연구실과 자율연구비로 연간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게 되며 별도의 연구팀 구성 및 국제표준 기술을 주도하기 위한 대외 활동 등이 지원된다.


이 부사장은 소위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특급 인제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제가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게 됨에 따라 그 이유에 대해 온갖 추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밀어붙이기식 경영의 폐해?

“방심하면 삼성도 구멍가게로 전락한다”


이건희 삼성공화국의 황제가 ‘CES 2010'에서 했던 말이다. 이미 소니 등을 제치고 전자와 반도체 업계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리 유지를 위한 밀어붙이기 경영은 계속돼야 한다고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업계 중론이다.


초일류 기업으로써 삼성의 경영과 실적에 걸맞는(?) 임직원들의 고된 업무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거액의 연말보너스 등 일반인들에게 꿈의 직장인 삼성이지만 막상 입사하고 나면 과도한 업무로 보너스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부사장의 자살도 이러한 초일류 기업을 향한 막중한 업무가 지장을 준 것으로 보여 진다. 그가 남긴 장문의 유서에서 그는 “업무가 너무 과중해 살기 힘들었다”고 남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평소 이씨가 과도한 업무로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밝혔다.

“임원 되신 것 축하합니다. 억울하면 출세하고, 잘나갈 때 우쭐대지 말아야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이 신임 임원 승진 만찬에서 한 말이다. 임원이 된 것을 축하하는 말이기는 하나 실적을 보이지 않을 시에는 합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뼈가 숨어 있는 듯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며 고된 업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임원들은 매년 연말이 되면 실적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좌천성 인사’ 혹은 ‘퇴직’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 부사장의 경우도 이러한 ‘좌천성 인사’로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TT서 근무당시 이건희 전 삼성회장으로부터 스카웃 돼 삼성에 입사한 이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승승장구했다. 20007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반도체연구소장으로 근무했고 2008년에는 반도체 연구소가 메모리연구소로 개편되면서 소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이 부사장의 그렇지 못했다. 1월 인사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보임됐고, 올 1년에서는 경기도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Foundry센터장으로 발령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최고의 반도체 연구원이 공장장으로 발령나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씨의 미망인은 경찰조사에서 “남편이 인사발령으로 많이 괴로워했고, 못 마시는 술을 최근에 자주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좌천성 인사는 아니었다”고 말하며 “이 부사장은 기흥공장에서 근무하지 않았으며 이와 관련된 보도는 모두 추측성 보도 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부사장의 자살과 연관 지어 삼성 펠로우 제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까지 13명의 삼성 펠로우가 선정됐지만 이 중 3명은 삼성을 떠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삼성은 매년 있던 펠로우를 선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펠로우 선정은 내부적인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정된다”고 말하며 “그러나 작년에는 이 기분에 충족하는 임직원 없어 선정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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