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관광객 유치 제동 걸린 사연
하이원리조트 관광객 유치 제동 걸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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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국제스키연맹) 총회 앞두고 사망사고로 ‘곤혹’

국내 최대 규모인 강원 하이원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던 홍콩 국적의 청소년이 사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홍콩 언론들은 이번 사고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한국 스키장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미 일각에선 하이원리조트의 관광객 수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하이원스키장에 속해있는 하이원리조트의 경우 지난 2007년 새 기업 이미지로 ‘문화관광산업의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는데다, 2012년 FIS(국제스키연맹) 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어 이번 사고로 인해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본지는 관광객 유치에 제동 걸린 하이원리조트의 사연을 취재했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고한리에 위치한 하이원 스키장에서 지난 17일 스키를 타던 홍콩 관광객 조수아 찬군(16)이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했다. 찬군은 상급자 코스인 일명 ‘아폴로’ 슬로프 내에 쓰러져있었고 스키장 패트롤 직원 노모(22·여)씨에 의해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홍콩 10대 관광객 사망으로 이미지 실추, 사건 덮기에 급급했다는 지적
하이원 “경찰과 직원 소통 문제, 은폐 아냐”, 관광객 줄어들까 전전긍긍


사고 숨기기 급급?

강원 정선경찰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찬군이 펜스와 펜스를 연결하는 기둥에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격자는 없었고, 다만 패트롤 직원인 노씨가 ‘쾅’소리가 나서 가보니 찬군이 쓰러져있었다고 진술했다. 조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스키장 안정망 설치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스키장 측에 형사적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키장측이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는 등 사건 덮기에 급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자한테 전화를 받고 병원에서 시신을 보여 달라고 하니까 안 보여줬다. 이야기도 안하고 쉬쉬하고 벌써 말을 맞췄다. 서로 은폐하려고 자꾸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군이 상급 슬로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은 오후 4시인데 1시간 반이 넘도록 스키장측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데다, 뒤늦게 확인에 나선 경찰의 조사도 한동안 거부했다는 것.

이에 하이원리조트는 보도 자료를 통해 “스키장과 병원과의 물리적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가 최단시간 내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하이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경찰과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거지 은폐하려했던 게 아니다. 다만 경찰에 알리는 데에 있어 지연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본지가 ‘조사를 하러 온 경찰에게 시신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게 납득이 가냐’고 묻자, “그거야 그렇지만, 우리직원이 당황했거나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관광객 유치 제동?

사실 찬군이 사고가 난 하이원스키장의 경우 개장 3년 만에 스키장 부문 호감도 1위에 선정되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스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산세나 기온, 설질 등 스키장의 하드웨어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것.

여기에 하이원은 지난 2008년 11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FIS(국제스키연맹)위원회에서 2012년 FIS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때문에 하이원은 2010년의 사업목표를 FIS의 성공적 개최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FIS가 스키 및 스노보드 대회를 위한 각종규칙이나 제반사항을 결정하는 분야인데다,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개최지로 선정된 현 시점에서 이러한 사고가 난 것은 하이원뿐 아니라 국내 스키장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이원리조트의 경우 지난 2007년 새 기업 이미지로 ‘문화관광산업의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그러나 이번 사건이 하이원리조트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잖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의 일부 언론은 한국의 스키장 안전사고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는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었다.

홍콩의 한 신문은 지난 19일 ‘홍콩 중학생 한국 스키장 펜스에 부딪혀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기사로 실었다. 조수아 찬군이 국내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다 안전사고로 숨진 사실을 전하면서 (하이원스키장 슬로프 사진과 찬 군이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는 안전펜스의 사진을 싣는 등)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하이원 관계자 역시 이와 같은 이미지 실추에 대해 부정하지 못했는데,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상의해 하이원리조트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안전시설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도 다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이 스키장에 책임을 물을 경우에 대해 “우리가 관여할부분이 아니다”면서도 “책임을 물으면 민사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본지 확인결과 하이원 관계자는 유가족에게 직접 찾아가 심심한 사과의 말을 건넸다고 전했다. 현재 유가족은 운구 절차를 밟아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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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 ‘최영’사장 시무식
“FIS 성공 개최로 아시아 대표하는 위상 세울 것”


하이원리조트의 최영 사장이 홍콩관광객 사망사고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1월4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12년 FIS 총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포부를 밝힌바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영 사장은 “2년 뒤에 열리는 FIS(국제스키연맹)총회의 성공 개최를 목표로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생각과 태도, 조직문화, 그리고 사업계획을 철저히 정비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하이원리조트의 위상을 세우자”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경영과 영업의 선진화를 통해 하이원리조트를 찾는 고객들에게 감동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 세계 110개국에서 1500명의 관계자가 참가해 스키 및 보드 대회를 위한 각종 규칙이나 제반사항을 결정하는 FIS 총회는 이 분야 최고 권위의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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