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민간업체는 12일 오후 크레인을 이용, 함미를 최초 침몰 위치에서 약 4.5㎞ 떨어진 백령도 해안에 가까운 수심 25m 지점으로 이동 완료했다.
군은 실종자 대부분이 함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함미 절단면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고속단정을 대기시키는 등 사전 조치를 마무리한 뒤 오후 4시 5분부터 이동 작업에 들어가 이날 오후 6시쯤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이날 이동 작업은 천안함 함미를 체인 두 개로 연결한 상태에서 예인선이 크레인선을 시속 2노트의 완만한 속도로 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함미 이동 과정에서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17일 만에 40㎜ 함포 포탑과 하푼 대함유도탄 발사기 등 천안함 함미 일부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관은 “현장에 함미를 그대로 둘 경우 조류 속도가 점점 빨라져 앞으로 1주일 동안 작업이 곤란하고 풍랑이 거세질 경우 체인이 선체 구조물과 꼬일 가능성이 있어 이동시키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관은 “수심이 45m에서 20~25m 지점으로 바뀌면 잠수사들이 다섯 배 이상 좋은 조건에서 수중 작업할 수 있는 것도 이동을 결정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군은 이동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해상 크레인을 묘박시킨 뒤 세 번째 체인을 설치한 후 인양 작업을 본격 재개할 방침이다. 군은 즉시 인양작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수중 이동은 바닷물의 부력에 의해 작은 힘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수면 위로 들어올릴 때는 표면장력과 함정 내부의 물 무게 때문에 체인이 견디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은 백령도 주변 해역의 기상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현장 구조·예인 함정의 피항 계획 등 안전 조치를 마련했다. 군과 민간인양업체는 풍랑주의보 발령 등 기상 상황 악화에 대비해 이미 설치한 함수의 체인이 유실되지 않도록 위치 부이를 설치하고 현장에 고정할 방침이다. 또 소해함·고속정·인양선박 등 풍랑에 취약한 선박은 기상이 악화될 경우 평택이나 대청도로 피항하고 경계를 맡은 일부 함정은 현장에 투묘해 대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