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민주당 창당...정치권 요동
평화민주당 창당...정치권 요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갑, DJ정신 계승자 자임! 지방선거 ‘태풍 눈’...

평민당의 앞날 놓고 엇갈린 시각...지방선거 ‘의미 있는 결과 낼 것’ 관측 우세
한화갑 중심 구 민주세력 VS 정세균 중심 신 민주세력 호남에서 팽팽한 접전예고

‘김대중 정신계승’을 기치로 내건 평화민주당(이하 평민당) 8일 공식 출범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정신계승’을 내세운 국민참여당에 이어 평민당이 창당됨에 따라 야권은 또 한 번의 분화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지역을 놓고 민주당, 평민당, 국참당 등이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평민당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찻잔 속의 미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DJ정신 계승 위해 창당”

‘김대중 정신’ 계승을 내세운 평화민주당(평민당)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당원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평민당은 창당 선언문에서 “평민당의 창당은 민주개혁세력의 본류가 한국 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좌우 극단의 이념정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타협에 기초한 국민통합의 정치, 민생 중심의 생활정치, 상생과 소통의 정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당대회에서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당대표로, 김경재 최재승 한영애 전 의원과 명승희 대한무궁화중앙회 총재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하고 정강·정책을 채택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평민당은 한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공천심사위원 구성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로 선출된 한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지금의 야당 갖고는 희망이 없어 창당을 결심했다”며 “민주당 주변세력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활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고인의 산소에 불이 나도 모른 척 했고 사진도 당사에서 떼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과거 김 전 대통령이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때 함께 힘을 합쳤던 개혁세력, 세칭 동교동 세력들을 완전히 물갈이해 공천을 봉쇄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문호를 완전히 개방해 공정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 국민에게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해 가능한 많은 후보를 내는 한편 앞으로 16개 시·도당을 창당하고 지방선거 후보를 중앙당이 아니라 지방당이 결정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평민당은 경기와 인천, 광주, 전남, 전북 등 5개 시도 지부를 창당했다.

이처럼 평민당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야권은 또 한 번 세력분화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지역을 놓고 민주당, 평민당, 국참당 등이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평민당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찻잔 속의 미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지방선거 후보공천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민주당을 이탈해 평민당으로 합류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민당도 이런 점을 감안해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갑, ‘제2의 DJ’ 꿈꾸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화갑 평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현 민주당 체제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 대표는 동교동계의 핵심 인물로 호남지방에서 ‘리틀DJ’로 불리며 민주당 상임고문을 맡았을 만큼 영향력 있는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한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데에는 386·친노계 주류로 흘러가는 당 흐름에 반발하는 의미가 크다.

한 대표는 창당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을 필요할 때 활용하고 그 주변사람들은 배제하는 폐쇄적인 정책을 하고 있어 국민의 뜻을 펴기에는 적절한 환경은 아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민주당을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보고 있다. 국민참여당이 합류해서 더 큰 열린당이 될 것이다. 그러면 김대중당은 없어지고 노무현당만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의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표현은 구 민주당 중진들을 배제하고 386 친노후보들이 당을 장악한 것에 대한 비난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와 함께 창당을 선언한 김경재 전 의원은 “노무현 정권 시절 총리를 맡아 국정실패 책임이 있는 한명숙이 민주당 간판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했는데도, 민주당에서는 경선 절차도 없이 전략공천으로 찍어 누르려 한다”며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한 이계안 · 김성순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수도권 선거 후보로 물망에 올라있는 인사들의 대부분이 386·친노계이기 때문에 구 민주당 인물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신당 창당 선언 이전에도 당 지도부의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반대해 왔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친노인사 위주로 물갈이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와 호남 기득권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 대표가 당 지도부에 맞서서 신당을 창당함에 따라 광주전남의 지방선거구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일각에선 2006년 선거에서 한 대표가 민주당을 진두지휘해 호남의 주요 도시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약진한 사례가 있는 만큼 선거에서는 충분히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평화민주당은 앞으로 구 민주당 인사들을 대거 신당으로 합류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만큼 호남에서의 민VS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 이성웅 광양시장이 탈당한데 이어 박광태 광주시장 마저 재출마를 포기해 호남의 현역 자치단체장들이 대거 탈당할 수도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VS국참당VS평민당
‘호남 패권 놓고 치열한 혈투 예고’

한화갑 전 대표의 평화민주당 지자체 선거는 서울과 호남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정치권은 관측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과 야당이 정책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최전방인 만큼 이곳의 향방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대표의 평화민주당이 호남의 인정을 받기 위해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한나라당 · 민주당과 승부를 겨뤄야 한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출마는 그 명분과 의미가 퇴색되는 만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정당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평화민주당은 현재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할 적합한 인물이 없다. 그나마 영향력 있는 김경재 전 의원마저 전남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기 때문에 서울로 밀고 올라갈 강력한 후보가 부재중인 상태다.

평화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선 수도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인지도 있는 후보 영입이 시급하다. 아직 창당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선거까지의 기간이 촉박한 만큼 서둘러 후보를 내세우지 않으면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영향력 있는 후보 영입과 더불어 호남에서의 내부 갈등을 진정시키는데도 신경써야한다고 주장한다. 여론이 지적하는 ‘파급력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교동계 인사들과의 갈등을 조율할 필요가 있고, 명분 없는 기득권만을 위한 창당이라면 민심이 외면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한 대표가 검찰로부터 ‘공천헌금 의혹’ 수사를 받고 있는 점도 하나의 불안요소로 꼽히고 있다. 검찰은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가 공천과 관련 특별당비를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 등을 예로 들면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고, 이는 수사결과에 따라 신당 창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저는 선거를 통해서 1원짜리 하나 공천헌금을 받은 적이 없으며 문제가 된 것은 공천헌금이 아니라 선거가 다 끝난 다음에 당의 어려운 형편을 생각해서 특별 당비를 낸 것이다”고 밝힌 뒤, 서청원 대표와의 유사관계에 대해서는 “서청원 대표의 경우는 공천이 발표되기 전에 대비해서 자금 만드는 과정에 미리 대비했다는 것이고 저희는 공천 다 끝나고 자기네들이 스스로 돈을 보내온 것으로 주란 말은 해 본적이 없다”며 무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평화민주당 창당을 통해 구민주당VS신민주당의 구도를 만들었지만 앞으로 험로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한 대표가 과연 이를 잘 극복하고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은 그에게 쏠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