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鄭-孫, 고지 점령 권력투쟁 시작
丁-鄭-孫, 고지 점령 권력투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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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후폭풍[2]

민주당 丁-鄭-孫 연합으로 본격적 선거체제 변환
3인방 6·2지방선거 승패 따라 대권도전 명암 갈린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변환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공동선대위원장에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을 내세웠다.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3인방이 전면으로 나선 만큼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민주당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 호남의 선거결과가 이들 3인방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丁, 최고의 관건은 수도권 선거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최대 관건은 수도권 선거에 달려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과 야당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각축장으로 정 대표로서는 ‘야당의 승리’라는 상징적 의미를 쟁취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서울시장후보로는 한나라당의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하면 오세훈 후보가 49.7%로 32.1%인 한명숙 후보를 17.6%차이로 앞서나가고 있어 여론을 돌리기 위한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모행사와 다른 군소야당끼리의 단일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모전에는 한명숙 후보는 물론 정세균 당 대표와 김진표 후보까지 참석해 수도권 선거가 친노세력으로 결속되었음을 알렸다. 한나라당 역시 서울에서 시작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1주기 행사가 전국으로 이어져 가는 분위기라 선거를 앞두고 노풍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은 추모행사 외에도 서울에서의 야권단일화를 염두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와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야권의 한 축인 진보신당과의 단일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명숙 후보는 “민주노동당과 함께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합의를 했다”며 “선대위원장 두 분에게 모든 협상을 일임하고 후보자 등록 전에 단일화를 결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범야권과 시민 사회가 뜻을 모아서 범야권 단일화 후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하고 있다”며 “그러면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노회찬 후보와는 지금 본격적으로 협의를 못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이명박 정부 견제와 심판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강하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지만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선거기간이 다가올수록 집권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야권이 단일화에 성공하면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단일화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었을 경우 민주당을 비롯한 정 대표가 얻게 될 이점도 많다. 그동안 정세균 대표는 수도권 선거에 친노세력을 배치하면서 비주류 인사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또, 전략공천으로 인한 불협화음으로 인해 민주당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리더십 부재설도 흘러나왔었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에서도 결국 정 대표가 구상했던 선거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우 당 내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현재도 민주당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 대표이기 때문에 구상한 시나리오로 흘러갈 경우 안정적인 차기 당권을 비롯해 대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 선거에서 여당에 대패를 당한다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반대급부도 가지고 있다.

경기도 승리하면 … 孫 대권주자 이미지 각인

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손학규 전 대표가 임명됐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 정부의 잘못과 무능, 오만, 독선 등을 심판하는 동시에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가는 조화로운 사회 이뤄낼 것”을 주장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손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시작한 곳은 경기도였다. 야권은 그동안 경기도지사 단일화 후보를 두고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야권단일화가 무산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정치권에서는 경기도에서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손 전 대표가 갈등을 중재하고 나서며 경기도 야권단일화에 불씨를 살렸다.

또한 손 전 대표의 개입으로 경기도 야권단일화가 탄력을 받기 시작해 결국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후보가 김진표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모 정치전문가는 유시민 후보가 확정됨에 따라 민주당 위주의 수도권 전략이 깨졌지만 큰 틀에서의 친노세력 연합전선은 건재하고 민주당도 기득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바탕으로 다른 군소야당들과의 단일화 협상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세균 대표 역시 “민주당이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후보단일화를 이뤄 낸 만큼 유시민 경기도지사 단일 후보의 책임이 무거워 지는 것이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민주개혁진영이 모두 힘을 모아 단일후보승리를 위해 노력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후보가 야권의 최종 후보로 확정 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기도에서 김문수 도지사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정책과 공약이 시급한데 아직 표심을 자극하는 전략적 움직임이 부족하다. 여론조사 결과 김 지사가 42.9%로, 32.9%인 유시민 후보를 10% 앞서고 있어 여당을 상대할 수 있는 카드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손학규 선대위원장의 선거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손 위원장이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만큼 경기도에서의 발언권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판세에 밝은 한 여권인사는 이와 관련, “김문수 지사의 지지 지역은 주로 부천을 중심으로 한 경기 서부권과 한나라당 전통 지지 지역인 경기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그런데 손학규 전 지사가 경기지사시절, 파주를 비롯해 경기 북부지역에 매우 많은 공을 들였고, 실제로 북부 지역의 평가가 좋다”고 전했다.

그는 “따라서 손 전 지사가 경기 북부 집중 지원 유세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유시민 후보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가 강한 경기 남부권으로 돌면 해볼 만 할 것”이라며 “김문수 지사는 손학규-유시민이라는 두 명의 상대와 싸워야 하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도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경기도 야권 단일화가 막판에 성공하면서 더블 스코어 차이였던 여야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 차이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또, ‘선거의 황태자’라고 불리우는 손 위원장의 지원의 확실시 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하고 있는 추세다.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지난 날 국민이 사랑했던 손학규로 남고자 한다면, 민주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당장 그만두고 시골로 돌아가 반성해라”라고 논평했다. 한나라당 핵심 중앙위원 역시 “손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 3번하고 장관, 경기도지사까지 했다”면서 “그런 손 위원장이 이젠 야권 후보 단일화의 물꼬를 터주고 우리 당을 맹비난하기까지 하다니 이럴 수가 있는가”라며 개탄했다.

손 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견제가 시작된 가운데 이번 경기도지사에서 선거지원을 통해 승리에 일조한다면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鄭-丁 연합으로 선거 시너지 노린다

선거를 앞두고 정동영 의원이 정세균 대표와 손을 잡으면서 민주당 내 계파 분쟁이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를 주재하여 정 의원을 전주 덕진구의 지역위원장으로 임명하며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밀었다.

이는 정 의원이 민주당에 복당한지 석 달만에 이뤄진 조치로 정 대표가 이를 통해 정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정 의원과의 만남에서 “많은 분들이 우리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은 신뢰관계나 과거에 우리들이 해온 일을 보면 항상 협력할 대상이지 반목할 대상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그런 점은 당원 동지도 아실 것이고 함께 힘을 합쳐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정 의원에게 “지방선거에서 명실상부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이에 정 의원은 “물론이다”며 “필요로 하는 곳에는 빠짐없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의원의 측근은 “지난 갈등 과정은 뒤로 돌리고 당 후보들을 돕기 위해 정 의원은 전국 어디든 지원 유세를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 측도 “정 의원과의 갈등은 바깥에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았다”며 “이제 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丁-鄭 연합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과거의 갈등을 잠시 미뤄두고서라도 선거에서 승리해야하는 두 사람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정 위원장은 “진보신당의 노회찬, 심상정 후보를 포함한 모든 야권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노력이 마지막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며 수도권후보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야당은 전통적으로 바람이라는 흐름을 타고 선거에서 이긴 만큼 미풍을 강풍으로, 강풍을 태풍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또, “바람을 일으키는 전제 조건은 야당의 단합과 단결”이라며 “야당이 하나가 되는 것은 바람을 만드는 것뿐인 만큼 한 덩어리가 돼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위원장은 충청도 지역과 호남 지역을 돌면서 후보들의 선거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차기 대권 주자인 정 위원장의 전면적인 행보는 민주당에 그만큼 득이 될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3인방의 당권 경쟁이 불가피 한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정치원로는 이같은 3인방의 전면적인 활동에 대해 “야당이 선거에서 승리를 해야 차기 당권과 대권도 명분과 의미가 생기는 것”이라며 “대권주자들이 선거 승리를 위해서 서로의 손을 잡은 것은 당 안팎으로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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