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강남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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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프리미엄' 옛 말

재건축 수주전 대형사 vs 중견사 박빙 구도

무상지분율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 '빅5' 건설사들이 재건축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 반면 그동안 '빅5'의 공세에 밀려 수주전에서 밀렸던 중견사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영업력을 펼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있었던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어 17일 열린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는 현대건설-롯데건설-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한양 등 두 곳이 참여했다. 현대 컨소시엄은 무지분율 162%를, 한양은 168%를 각각 제시했다.
이에 따라 조합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에 지대한 관심이 쏠린다. 현대 측은 무상지분율은 낮지만 대형브랜드를 앞세웠고, 브랜드나 회사 규모에서 밀리는 한양은 상대적으로 높은 무상지분율로 조합원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조합원들은 실리냐 브랜드냐를 놓고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한양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사업규모가 무려 4조원에 달하는 사업지로 그동안 계속 사업성 검토를 해왔으며 1차 유찰을 보고 최근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며 “한양은 압구정 한양아파트 등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둔촌주공 시공권 확보 경쟁 참여를 계기로 재개발 재건축 수주전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수주전에 적극 참여했던 대형사들의 이탈현상이 심화되면서 중견사들이 틈새시장을 비집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 확보를 위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GS건설도 조합측이 160% 이상의 무상지분율을 요구하자 사업성 결여를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고덕주공5·7단지에서도 삼성물산과,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한 대형사 한 관계자는 "무상지분율 160% 이상이면 평당 분양가가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 같이 주택경기가 어려울 때 그만한 위험부담을 떠안으면서 무리하게 시공권을 확보할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도 "이렇게 가다간 수익도 없는데 조합에 휘둘릴 수 있고 타사업장에서도 높은 무상지분율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오히려 일감 확보를 위한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성 분석에 다시 들어가는 등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인력은 배치해 왔지만 큰 기대를 걸지 못했는데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사 관계자도 "지금같은 상황에서 무상지분율 160%를 제시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선에서 무상지분율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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