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사진/ 이광철 기자
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7.28 재보선 이후인 8월 말로 예정되면서 ‘당권경쟁’의 막이 오른 가운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당권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권’이라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손 전 대표가 야권의 대선주자로 부상하려면 다가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정작 손 전 대표 측근들은 전대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표가 현재 고민 중에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던 한나라당을 박차고 탈당을 결행했던 ‘승부사 손학규’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대권을 향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오는 7월 6일로 임기가 완료되는 정세균 대표의 당권재도전이 사실상 확정됐고, 비주류 진영에서는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이 ‘반(反)정세균’ 전선을 만들며 뭉치고 있는 형국이지만 유독 손 전 대표 진영만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권’이라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손 전 대표가 야권의 대선주자로 부상하려면 다가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손 전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7.28 재보선 이후인 8월 말로 예정되면서 ‘당권경쟁’에 대한 그의 결단이 어디로 쏠릴 것인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6.2 지방선거는 차기
대선위한 광폭 행보
손 전 대표는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선거과정에서 ‘남는 장사’를 했다. 야권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낸 실적으로 인해 손 전 대표는 야권의 형님으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유시민 후보가 김문수 지사를 이기고 경기도를 장악한다면 그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지고, 패하더라도 그리 나쁠 것은 없다는 평가다. 패배의 책임론이 그에게 집중적으로 쏠릴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당시 손 전 대표는 수원 장안 바닥을 샅샅이 훑으며 민심을 잡는 특유의 선거 방식을 구사, 당시 20%포인트 이상 앞서가던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누르고 이찬열 후보를 여의도로 입성시켰다. ‘이찬열의 승리=손학규의 승리’로 해석됐고, 춘천에 칩거하고 있던 손 전 대표는 자신의 영향력을 당내외에 과시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단일화 협상을 놓고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설득해 협상에 응하게 한 것이 손 전 대표다. 협상 방식에 이견을 보이며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였던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설득한 것도 손 전 대표다.
따라서 유시민 후보가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패할 경우 “민주당 유력 후보(김진표)는 선거에 나서보지도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손 전 대표의 당내 입지는 위축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도 하지 못했던 단일화를 이뤄냈다’는 그의 업적은 남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그의 입장에서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다.
반대로 유시민 후보가 김문수 지사를 이길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유시민의 승리=손학규의 승리’로 해석되면서 손 전 대표의 영향력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손 전 대표로서는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손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활동 영역을 경기도로 국한하지 않고 충청·호남 등 전국으로 확대한 것도 차기 대선을 고려한 광폭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손 전 대표의 폭넓은 행보는 당장 8월로 예상되는 당 전당대회와 직결된다. 주류·비주류 간 전례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이 전당대회를 통해 그가 대표에 도전할지는 불분명하다.
주변에선 “대권주자란 위상에 걸맞게 ‘정중동’의 스탠스를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6·2 지방선거가 끝나면 춘천으로 다시 들어가 은둔 생활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은 ‘큰 그림을 그리며 때를 더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7~8일에 실시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 결과 국민들은 민주당 손 전 대표가 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맡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도 손 전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가 22.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2위 정세균 대표(18.1%)와 큰 차이는 없었다. 그 뒤를 이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12.5%, 김근태 상임고문 8.3%, 추미애 의원 5.4%, 천정배 전 법무장관 2.8%. 박주선 의원 1.9% 순이었다.
민주당 빅3 정-정-손
전당대회 한판 승부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가 정세균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 이른바 당내 빅3 간 진검승부의 장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이 이미 출마의사를 직 · 간접적으로 피력한 가운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손 전 대표의 물밑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당내 친 손학규계 핵심관계자는 “손 전 대표가 주변 측근과 지인들에게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등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도 “7 · 28 재보선 결과라는 변수가 있지만 다른 때에 비해 전당대회에 대해 고민의 강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겨냥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정 의원에 이어 손 전 대표가 출마를 최종 결심할 경우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될 공산이 크다. 당장 손 전 대표 출마시 상대적으로 대의원 기반이 취약한 정 대표 측은 대의원표 분산에 대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내에서는 249명의 전국 지역위원장 가운데 친 손학규계와 친 정동영계 비중이 각각 30% 내외, 정 대표와 친노386그룹이 20% 안팎, 나머지 10%를 중도표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내 조직력이 약한 그가 이번 전당대회의 기회마저 놓쳐버린다면 향후 대권의 길은 요원(遙遠)해 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당권은 2012년의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고 대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권을 노리는 이들의 '피튀기는' 한판승부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사람은 정 대표 외에 천정배, 박주선, 김효석 의원 등이다. 여기에 17대 대선주자였던 정동영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동영 의원과 손 전 대표 모두 이번 전대에 출마할 경우, 8월 민주당 전대는 예비 대권주자들의 대결의 장이 될 뿐만 아니라 ‘전대흥행’의 요건 또한 갖추게 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당 전대가 흥행을 하려면 정동영, 손학규 다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대선주자급인 정 의원과 손 전 대표가 이번 싸움에서 질 경우 그만큼 ‘정치적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고민은 깊어 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고민중이다”
손 전 대표 측근들은 전대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표가 현재 고민 중에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내 손 전 대표 측근으로 통하는 한 인사는 “여러 측근들이 전대 출마를 권유하고 있지만 손 전 대표는 듣기만 할 뿐”이라며 “다만 손 전 대표의 마음이 예전보다 출마쪽으로 ‘한 클릭’ 이동한 것으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마를 한다,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결정은 대표 본인이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각에서는 7.28 재보선 ‘은평을’ 출마설도 나돌고 있지만 일부 측근들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랜 기간 대권을 염두에 뒀던 만큼 ‘의원직’ 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6.2지방선거에서 죽어가는 야권연대의 불씨를 살리면서 민주당의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한 손 전 대표는 이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춘천에 계시면 다른 곳으로 잘 나가질 않았는데, 지금은 지방을 오가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는 1995년 당 대변인을 맡아 조리있는 말 솜씨로 '지적 인 정치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93년 4월 광명에서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됐다. 초선의원 시절에는 국회 재무위원회와 건설위원회 재정경제위원회 등 경제분야 상임위원 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여당의원임에도 금융실명제 대체입법을 주장한 바 있고, 95년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할 때는 김영삼 정부의 신경제 5개년 계획이 실패했다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여성 인력 활용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5년 6월 광명시장 후보에 전재희 씨를 설득해 당의 공천을 받도록 했고, 최초의 민선여성 시장이 되도록 도왔다.
대학시절에는 서울 남대문 시장과 서울역 일대를 돌아다니며 세상체험을 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소설가 황석영 씨와 자취를 하면서 구로공단에서 노동자 생활을 했다. 빈민운동 때문에 수배자로 2년간 떠돌이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 재야운동가와 대학교수에 3선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의 경력을 거쳤지만 자기 목소리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또 개혁성향의 정치인으로 분류되지만 정작 당내 개혁이 요구될 때는 자 신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눈치를 봤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보선 이후 곧바로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다는 점에서 손 전 대표의 고민이 그리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던 한나라당을 박차고 탈당를 결행했던 ‘승부사 손학규’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대권을 향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무성 원내대표는 24일 야간집회 금지 집시법 개정안과 관련, “대다수 국민들이 휴식을 취해서 주무시는 시간에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사회질서를 파괴해서 혼란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집회와 시위는 자기들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행위다. 그런데 국민들이 다 주무시는데 집회와 시위를 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나”라고 따져 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제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한나라당이 주장했던 (오후) 10시 시작 안보다 1시간 후퇴한 11시로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의결됐다”며 “이로써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우려됐던 치안공백 및 11월로 예정돼 있는 G20의 안전한 개최를 위한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게 돼 다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집회의 자유가 거의 무한대로 보장된 선진국에서도 야간의 옥외집회 만큼은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헤아려주시기 바란다”며 “오늘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반드시 의결돼야 하고 본회의 의결에 있어 이번만큼은 국민들께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드리기 위해서 야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