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에 즐겨 부르던 동요가 생각난다.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 걸어갑니다. ♬~~' 파란 우산 깜장 우산이 있었고 꼭 찢어진 우산이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찢어진 비닐우산이라도 쓰고 옷이 젖든 말든 돌아다녔다. 어쩌면 그 당시의 즐기는 놀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비가 내린 뒤에는 무지개가 나타났다. 꼭 물방울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항상 해의 반대편에 있는데, 우리나라 서쪽에 나타나면 그쪽의 물방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앞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동쪽에 있으면 비는 내리지 않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아침에 동쪽에 해가 있기 때문에 서쪽에 무지개가 있는 것이고, 기류는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무지개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일곱 가지 색이지만 어느 나라는 다섯 가지색, 두가지색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요즘 내리는 비는 산성비이고 각종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맞으면 머리가 빠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되기 쉽다.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가뭄으로 농사를 망치기도 하고 수돗물 생산에도 차질을 빚는다.
그러나 3년 가뭄에는 살지만 3년 홍수에는 못산다는 속담도 있는데 가뭄이 조금 나은 편인가? 우리나라의 가뭄을 살펴보면 1939년에 전국에 걸쳐 가뭄이 심했고, 1942년엔 목포를 중심으로 섬 지방에, 1944년엔 포항을 중심으로 영남지방에 가뭄이 심했다.
이 밖에도 1951년, 1965년, 1982년도에도 가뭄이 있었다. 이렇게 가뭄이 심할 때 한줄기 비라도 내려준다면 정말 고마운 비가 아닐까? 기상청의 예보가 틀려도 좋으니 제발 비 좀 내려달라고 기상예보관도 소원 할 것이다.
기상청에서 비 예보를 하면 비가 내린다. 고거에 비해 정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2008년도엔 주말예보가 빗나갔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한 결과 국민들도 진짜 예보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이해를 한 것 같다. 사실 강수 유무는 잘 맞았지만 강수량이 빗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양적인 예보 정확도는 100% 맞출 수가 없다. 우리나라나 기상 선진국에서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래도 현재 양적인 면에서도 많은 향상을 보이고 있다.
가뭄을 해소 시켜주기도 하고 큰 비가 내려 피해를 주기도하는 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빗속에는 여러 화학성분들이 섞여 있다.
황산이나 염소이온, 나트륨 등이 많고, 방사능물질도 있으며, 유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이 섞여있는 산성비, 황사 섞인 비 등이 있으니 비를 맞지 않는 것이 좋겠다.
비는 주로 태풍이나 저기압에서 내린다. 장마전선도 저기압에 연결되어 있다. 저기압이나 기압골이 발생되면 기류가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중심을 향하여 들어가게 되는데, 저기압이 발달할수록 중심으로 모여드는 공기의 양은 많아지게 되고, 주변에 바다나 호수, 강이 있으면 더 많은 수증기로 꽉 차게 된다.
아마 저기압이 풍선이었다면 터져 버릴 텐데 대기 속에 있기 때문에 중심에 모인 공기는 상승을 하는데 이를 상승기류라 한다.
▲ 비가 내린 뒤에는 무지개가 나타난다. 항상 해의 반대편에 있는데, 우리나라 서쪽에 나타나면 그쪽의 물방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앞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동쪽에 있으면 비는 내리지 않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상승한 기류는 공기 중에 떠있는 있는 여러 가지 불순물이나, 해염입자 등의 에어로졸(공기 중을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의 아주 작은 알맹이, 오염물질로도 불림) 에 달라붙어 성장을 하게 된다.
공기가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공기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수증기를 응결할 매개체가 없기 때문에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구름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수증기가 응결해서 공중에 떠있는 것이 구름인데, 구름 입자는 0.001마이크로메타(㎛, 100만분의 1m)로 매우 작다. 사실 이보다 큰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비교적 작다.
구름이 떠 있다는 것은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속해서 상승기류가 발생되거나 주위로부터 수증기 공급이 있으면 구름입자는 점점 커지게 된다. 상승기류의 속도는 수평운동에 비하여 매우 작다. 그러나 초속 1~10cm에 불과 하는 상승기류만 있어도 구름은 만들어지고 비가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결국 직경이 0.5mm이상 되면 지상으로 하나둘 떨어지는데, 떨어지면서 주위의 물방울과 다시 합쳐져 지상에 도달될 때에는 직경이 5mm 이상에 달하는 것도 있다.
비는 상승기류가 없어지거나 약해질 때까지 계속 된다. 상승기류로 인해 빗방울이 만들어지고 만들어진 것은 지상으로 떨어지고 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여 비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원리로 비가 만들어지는데 사실 예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론과 실제가 다른 게 아니고 공기는 흘러가는 유체이기 때문에 비가 되어 내릴지라도 다른 지역에서 내리기도하고 아니면 상승기류가 약해 구름으로 떠 있을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만약 공기가 유체가 아니고 그 장소에 머물러 있다면 아마 예보하기는 쉬울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하여 상승기류가 얼마나 되는지 저기압의 소용돌이 정도와 여러 인자들을 계산하여 기상예보에 활용하고 있다.
필자도 오랫동안 기상예보를 해오고 있지만 쉽게 예보를 생산해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구름 한점 없는 태양이 내리쪼이는 날씨 분석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슈퍼컴퓨터가 다 해주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컴퓨터는 예보를 생산할 수 있는 각종 일기도 등을 빠른 시간에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지 예보문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 줘야 한다.
멀리서 비가 내리면 기상레이더가 포착한다. 레이더를 분석하여 어느 정도 내릴지 예보관은 강수량을 결정한다.
저기압은 온난전선과 한랭전선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온난전선 상에서는 지속적인 비가 내리고, 한랭전선은 단속적이면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다.
천둥, 번개가 치면 낙뢰피해가 발생되는데, 가급적 등산용 스틱은 피하고, 수돗가라든지 쇠붙이가 달린 우산, 자전거타기, 골프채, 낚싯대, 철망이나 농기구 등을 멀리하는 것이 좋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기상현상 중에서 물 현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물방울의 크기가 0.5mm 이상인 경우를 비라고 하는데 보통 2mm 정도이고, 그 미만은 안개비 그리고 갑자기 소나기구름이 형성되어 내리는 비를 소낙비로 구분하여 관측한다. 뇌우도 있는데 소나기가 내리면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의 종류는 많기도 하다. 그 이름을 조금만 알아보면 이슬비, 안개비, 보슬비, 부슬비, 가루비가 있는가 하면 는개(안개비보다는 굵고 이슬비보다 가는 비), 여우비(맑은 날 잠깐 뿌리는 비), 도둑비(밤에 몰래 내리는 비), 단비(꼭 필요할 때 내리는 비), 잠비(여름비, 바쁜 일 없을 때 낮잠 자기 좋다는 뜻), 떡비(가을추수 후 떡을 해먹으며 여유 있게 쉴 수 있다는 뜻) 등이 그것이다.
이보다 더 많다. 백과사전을 찾아보기 바란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불렸다니 우리 민족은 참으로 대단한 민족임에 틀림없다. 우리서로 비의 형태에 따른 이름을 지어보면 재미있겠다.
그리고 빗방울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을까? 보통 눈물모양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그림을 그릴 때도 그렇게 그렸다. 그러나 빗방울은 눈물모양이 아니다. 빗방울의 직경이 2mm이하인 경우에는 거의 구형에 가깝다.
그 이상의 빗방울은 떨어지면서 다른 모양을 띠게 되는데 예상외로 옆으로 길쭉한 타원형에 가까운 모양이 된다고 한다. 떨어지는 빗방울의 아래 부분에서 기압이 높고 옆면에서 낮기 때문이라 한다.
올 여름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도 나와 있고, 장마는 연례행사로 꼭 찾아오니 빗방울의 모양도 관찰해 보고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대비 바란다.
글/ 김학송 기상 칼럼니스트
<관련기사>
김학송 프로필
- 조선대 대학원 대기과학과 석사
- 現 대전지방기상청 예보과장
- 광주지방기상청 방재기상과장
- 기상청 예보관실 예보관
- 대관령기상대장,김포공항 예보관
- 대전지방기상청 예보관
- 제주 및 청주공항기상관측소장
- 1971년 3월 기상청 입문
- 해외문화교류회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 한국해외문화교류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