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저축은행의 딜레마 ‘PF부실대출’ 어느 정도 길래…‘적자’ 뒷걸음질
솔로몬저축은행의 딜레마 ‘PF부실대출’ 어느 정도 길래…‘적자’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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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기준 부동산 PF대출 9571억원 이중 고정이하여신 1216억원 비율 12.71달해

부실대출 증가에 대손충당금 늘어 수익성 악화
부동산 활성화가 영업개선 및 업계1위 수성 관건

금융위기가 한풀 꺽 일 조짐을 보이자 주요 저축은행들이 다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늘리고 있다. 금융당국에는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부동산 PF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 등 자산 순위 10위 이내의 주요 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 부동산 PF대출 잔액이 지난해 6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저축은행 업계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이 올해 6월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자산 규모 5조4000억원인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이 금융위기 후유증을 벗고 점차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중소건설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즉 부동산 PF대출부실이다. 대부분의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솔로몬저축은행 역시 부동산 PF대출부실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이 돈을 빌려준 건설기업들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상태 악화로 대출금 상환에 문제가 생기자 솔로몬저축은행도 동시에 자본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솔로몬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부동산 PF대출은 957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이중 고정이하여신은 1216억 원으로 비율이 12.71에 달하고 있다.
부실채권 중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말한다. 또한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해 신용평가를 실시해 미래의 채무상환 능력이 현저히 악화될 것으로 판단되면 정상채권이라도 고정이하여신에 편입시킬 수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 역시 2008년 6월 13.5%, 지난해 6월 16.23%, 지난해 9월말 16.87%로 지속적으로 상승 중에 있고 부실에 대한 대비책인 대손충당금도 2008년 6월 1261원에서 지난해 6월말 1619억원, 지난해 12월말 1841억원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대손충당금은 외상매출금, 받을 어음 등의 매출채권 중 기말까지 미회수액으로 남아 있는 금액에서 회수불가능 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비용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계정. 이 계정의 목적은 당해 기간 손익 계산의 적정을 기하고, 보유 채권의 평가를 적정하게 하며 장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손에 대비해 기업재정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회계연도(2008년 7월~2009년 6월) 결산 결과, 총 1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솔로몬저축은행은 2009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 1분기(7~9월)에도 83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토마토, 현대스위스, 제일, 한국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10위 이내의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은 2008 회계연도에 이어 2009 회계년도 1분기에도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솔로몬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PF대출이 부실화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금액과 대출채권 평가 손실액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현재 부동산 PF대출 잔액이 지난해 6월말에 비해 342억권 늘어났고, 연체율과 고정이하 비율도 각각 0.64%포인트와 1.3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대출금의 규모인 무수익여신의 비율 역시 지난 2005년 3%대를 기점으로 매년 1%포인트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솔로몬저축은행의 주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PF대출이 부실화되면서 돈을 한 푼도 못 건질 수 있는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셈.
솔로몬저축은행의 부실대처능력을 알려주는 커버리지 레이쇼 역시 100%를 적정기준으로 놓고 볼 대 2008년 6월 76%에서 지난해 6월 63%, 지난해 12월말 66%의 저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도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나야만 하는데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의 불안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부동산 PF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한 솔로몬저축은행의 노출도가 매우 큰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되면서 솔로몬저축은행의 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업 이 개선여지를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PF대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업계 1위의 양적 기반을 바탕으로 솔로몬저축은행이 언제든지 업계 내에서 최고의 경쟁 우위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PF대출에 대한 비중을 줄여가면서 CB투자 등 신규수입원 발굴에 힘쓰고 있다”며 “나름대로 자구책 마련에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수익성을 전적으로 해결할 수 없겠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부동산) PF대출채권을 추가 매입을 요청하고 내부적으로 연 2000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확보해 자구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정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총 1조7000억 원의 부실 부동산 PF대출을 매입해주고 강화된 대손충당금 적립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해 주는 등 저축은행 업계의 부동산 PF대출 연착륙을 위한 대책 마련을 강구해 왔다.
또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부실 채권 매입을 위해 공적자금인 구조조정기금 2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부실채권 매입을 위해 구조조정기금 2조5000억원과 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고유계정 자금 2500억원 등 총 2조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1조70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PF부실채권이 매각됐지만 2년도 안 돼 대규모 공적자금이 또다시 투입되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대책으로 저축은행 업계의 부동산 PF대출 비중이 지난 2008년 9월 대비 지난해 초 각각 2.5%포인트와 3.9%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도움으로 급한 불을 끈 저축은행들은 금융위기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PF대출을 여전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업황이 좋지 않다며 금융당국에 부동산 PF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기한을 연기 요청한 것도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현재 취급하는 부동산 PF대출은 예전에 취급한 부동산 PF대출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부동산 건설경기의 불황으로 이미 취급한 부동산 PF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연장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PF대출에 부실이 있다고 해서 영업을 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PF사업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부실 (부동산) PF대출에 대해서는 경영안정화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기한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재/정연우 기자

adsjy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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