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 접수 직후 관할서인 서울강남경찰서는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고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우울증 등의 병력도 없었다”고 전하며 항간에 떠돌던 ‘우울증에 의한 자살설’을 일축했다. 또한 경찰은 “평소 힘든 일을 내색하지 않는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지인에게 힘든 심경을 토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부친의 암 투병, 사업에 대한 스트레스, 연예 활동의 인기에 대한 부담감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술을 마시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함께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
박용하와 오랫동안 함께했다는 한 지인은 <시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갖고 있었던 이미지처럼 여리고 부드러웠던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듯이 언제나 밝고 착한 형이었다”면서 “늘 활발하고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성격이어서 주변에 친구, 동료 등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으로, 작품 활동이나 여가 활동 등 그와 함께 하고 싶어 했던 이가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동료 연기자이자 절친한 관계였던 연기자 소지섭 등 그와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은 그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말을 잇지 못하거나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류스타, 팔방미인 故박용하
올해 나이 서른셋이었던 故박용하씨는 94년 MBC 테마극장으로 데뷔한 후, KBS ‘사랑이 꽃피는 교실’ 등 청춘 드라마를 통해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췄다. 이후 MBC ‘보고 또 보고’에서 연기자로서 확실히 그 입지를 다지며, KBS ‘겨울연가’를 통해 한류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에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큰 인기를 얻어 연기자와 가수의 활동을 겸했다.
지난 2003년 그는 가수로도 데뷔하면서, 가수로서 그가 부른 드라마 ‘올인’의 OST ‘처음 그날처럼’은 드라마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2004년부터는 한류열풍의 한 주역으로서 자리매김하여 ‘욘하짱’ 등으로 불리며 일본 시장에서의 활동을 집중했다. 일본에서의 활동은 싱글 및 정규 음반, DVD 등을 연이어 내면서 오리콘차트 상위권을 차지했고, 일본 대표 음악시상식인 골든디스크상에서 한국가수 최초로 신인상을 수상, 이후 이 시상식에서 4년 연속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인기를 기반으로, 일본에서의 팬미팅과 콘서트도 잇따라 성공적인 결과를 내보였다. 일본과 한국의 활동 차이가 나자 그는 지난 2008년 ‘온에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의 활동에도 박차를 가했다. 또한 지난해 자신의 기획사를 설립해 활동을 해오면서 최근 한국판 ‘첨밀밀’ 드라마에 탤런트 윤은혜와 주인공으로 함께 발탁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친한 동료 연예인 망연자실
박용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평소 절친했던 동료 연기자 소지섭는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에 병원을 찾아 오열했다. 특히 소지섭씨는 사망 당일부터 입관식이 진행된 1일까지 이틀을 꼬박 빈소를 지켰고, 빈소를 바꿀 때에도 직접 영정사진을 드는 등 절친한 친구와의 애끓는 우정을 보였다. 사망 당일부터 빈소에는 평소 친했던 동료 연예인들이 연이어 찾으면서 고인을 기리고 오열하는 모습 등을 보였다. 특히 그와 평소 친했던 연예인들과 함께 작품에 출연했던 동료 연예인으로 알려진 김무열, 박희순, 김민정, 김현주, 유노윤호 등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 밖에도 송승헌, 씨엔블루, 김원준, 박시연, 최지우, 배용준 등 조문 행렬에 합류하여 고인을 보내는 슬픔을 함께 나눴다.
日, 전총리 부부
근조화환 보내기도
한편, 지난 2002년 KBS ‘겨울연가’를 통해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故 박용하씨는 한류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난 달 16일(수)부터 일본투어공연을 시작해오고 있어 고인의 사망 소식에 일본 열도도 충격에 휩싸였다. 사망 당일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사망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기사화하고, 일부 일본 팬들은 빈소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직접 입국하는 등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일(목) 고인의 빈소에 일본 전총리인 아베 신조와 그 부인인 아키에 씨가 대형 근조화환을 보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씨는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고인의 열렬한 팬이었던 사실이 밝혀져 고인의 죽음에 대한 예우를 비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양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