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로젠택배’ 인수設…택배업계 ‘초긴장’ 왜?
농협 ‘로젠택배’ 인수設…택배업계 ‘초긴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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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에 이어 기업물류 눈독?…농협·유진 “사실 무근”

[시사포커스=양민제기자] 농협중앙회(회장 최병원, 이하 농협)의 '로젠택배' 인수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계열사인 농협물류가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도 농협물류가 이미 실사를 진행하여 적정 인수가격을 중앙회에 보고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보면 농협 측이 로젠택배의 모 기업인 유진그룹과 여러 차례 만나 M&A에 협의했다는 것이 ‘로젠택배 매각설’의 요지다.

M&A 시장의 매물로 언급되고 있는 로젠택배는 업계 5위의 택배업체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07년 초 시멘트나 콘크리트 등을 주력사업으로 내세우는 유진그룹에 의해 인수됐다.

경쟁 택배사들이 홈쇼핑 등의 일반 생활 택배를 다루고 있는 것에 비해 로젠택배는 기업 물류를 주로 취급해 왔다. 그러나 모기업인 유진그룹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2년 전부터 M&A 시장에서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즉 경영난으로 인해 유진기업이 로젠택배를 매물로 내놓았고, 최근 농협의 계열사인 농협물류가 인수를 고려중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의 배경에는 유진기업이 농협과 MOU를 체결한 만큼 주채권 은행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야 하고, 결국 농협의 로젠택배 인수합병이 한결 손쉬워 질 것이라는 게 그 이유이다.

하지만 농협이 이미 계열사인 농협물류를 통해서 택배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같은 업종의 로젠택배를 인수할 경우 외형상 사업규모를 키우려고 한다는 비난에 직면 할 수 있다.

이는 농협이 지난 해 초 농협개혁방안을 내세우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1월, 최병원 농협 회장은 다소 파격적인 농협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최 회장은 “농협을 농민에게 돌려주겠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의중은 농협 개혁방안을 통해 경제 사업과 신용 사업을 분리해 금융서비스의 변화를 꾀하고, 유통 비용의 절감을 통해 농민과 소비자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즉 농협 측은 농협 개혁방안으로 조합원들의 권익을 향상시킴으로써 공익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

이에 따라 농협이 로젠택배를 인수하게 된다면, 농협개혁방안을 통해 조합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에 반하여 역주행을 하게 되는 꼴이 된다. 결국 택배 사업과 홈쇼핑 사업 등을 필두로 기업의 몸집을 불려 외적인 성장만 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농협 한 관계자는 “(로젠택배 인수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우리도 아는 바가 없다”며 밝혔다.

유진그룹 측도 농협과 마찬가지로 로젠택배 매각설에 대해 부인했다.

유진그룹 한 관계자는 “농협은 우리 회사의 주채권은행으로서 자주 만나는 것 뿐”이라면서 “농협으로의 로젠택배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M&A시장에 로젠택배 매물설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 농협과 재무개선을 위한 약정 체결을 한 상태이다. 계열사 매각이나 재무적 투자에 대한 가능성은 다양하게 열려있다. 현재로서는 로젠택배 매각에 대한 그 어떤 사실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물류 업계는 농협이 농산물과 함께 로젠택배 인수를 통해 기업물류까지 흡수할 경우 택배업계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협이 올 하반기에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에 대해 진출의사를 밝힌 터라 택배사업 규모까지 키운다면 그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택배업계의 시선이 로젠택배의 향배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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