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이 서울 은평을 재선거 출마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은평을은 현 정권을 대표하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로 인해 여야 최대 격전지로 평가 되고 있다. 여당에 대항하는 야권의 총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참여당도 천호선 최고위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세에 나섰다. 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내며 정치적 경험을 쌓아왔다. 직접 후보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야권을 대표하는 젊은 인재라는 자부심과 노무현 정신을 바탕으로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도 천호선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시사신문>은 지난 5일 천호선 후보캠프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재보선 출마를 결심한 배경과 향후 변수로 작용할 야권연대에 대해서 알아봤다.
취재/이경익 기자
사진/유용준 기자
- 은평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한나라당 이재오 권익위원장의 출마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면 모르겠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2인자로 평가되는 이재오 후보가 나온다고 했을 때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분들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대 노무현의 구도가 될 것이다. 실질적으로 서울시장, 경기지사, 충남, 강원도, 경남, 부산 등의 후보 대다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사람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현 정권에 대항하는 카드로 노무현이라는 선택을 했다고 본다. 그런 연장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대표하는 이재오 후보에 맞설 인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내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국회에 참여해 당을 알리고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다. 국민참여당이 지난 선거에서 소박한 성과를 이루었지만 안타깝게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원내진출이 필요했고 서울시장 위원장인 내가 출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당에서 판단한 것 같다.
- 이재오 후보에 맞설 대안은 있는가.
▲ 이재오 후보는 정치를 20년 동안 하셨기 때문에 그 기반이 매우 강하다. 그러나 현장을 돌아보면 이재오 후보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3선을 하는 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은평의 민심은 어느 후보가 주민과 지역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생각한다. 천호선이라는 인물은 야권의 어느 후보보다도 젊고 이 지역에서 뿌리내릴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이 부분을 이해해 주신다면 상당히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난번 지방선거는 야권의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연합을 해서 승리를 이루었다. 그 성과는 대부분 민주당이 가져갔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본다. 이번 선거도 그 연장선에서 다시 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역 하나하나를 두고 민주당이 다른 당과 경쟁하자는 것은 결국 민주당이 독점해서 출범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연합이 아니다. 그중에서 최소한 하나는 가져가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당의 요구이다. 은평에서는 누구인가? 누가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에 대항해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야당 국회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야당의 정치변화를 촉발시키고 충격을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야당의 모습으로는 안 된다. 야당 간의 연합과 쇄신이 필요한데 지금 거론되는 거물들은 밖에서 성공하고 와서 배지를 달고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인데 은평분들은 그런 분들을 원하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 10년이고 20년이고 당락과 관계없이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야당의 그 누구보다도 내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이재오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현 권력의 2인자이다. 이명박 정권의 다음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 현 정권의 정책 중에 국민들이 제일 반대하는 것이 4대강이다. 4대강보다 심각했던 대운하를 초기에 전도사로 자임해서 내세웠던 분이 이재오 후보다. 전체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서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이 지금 시점에서 지역 일꾼 론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재오 후보는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면서 책임을 지키고 민심을 분명히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지역에 봉사하는 것은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이다. 지금 이재오 후보는 더 큰 계획이 있지만 그것을 속에 담고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출마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당선이 되면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 국민참여당을 창당한 이유도 그렇고 정치가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정활동 열심히 하고 야권의 변화를 통해 2012년 정권변화에 기여할 생각을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정신을 계승하려고 한다. 그분의 정책 중에는 잘못된 것도 있고 잘된 것도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근본적인 정신은 국민을 위해서 스스로를 낮추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그 정신을 내가 분명히 지킬 것이다. 그리고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권에 신선한 이미지를 부여할 것이다. 한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한 수준이 아닌 건강하고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