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일광 피부염
태양의 계절, 햇볕속 자외선 때문에 갖가지 피부 트러블을 겪는 사람이 많다. 햇볕은 지구상 모든 생물이 존재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要素)이지만 피부에 만큼은 달갑지 않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다. 햇볕속 자외선은 피부를 태워 검게 만들고 진 해변이나 수영장에서 선탠을 할 때는 제품이 물에 씻겨 나가는 것을 고려해 좀 더 자주 바르도록 하며 선탠 후 피부도 극도로 건조해지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보습제품으로 피부에도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도록 한다. 수영 중에는 시원하기 때문에 스스로 느끼지 못한 채 자외선에 살갗이 타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일광화상이 생기면 우선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차게 한 우유나 오이팩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물집이 잡힐 정도면 화상을 입은 것이므로 전문의를 찾아야 하며, 가능한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되 터진 경우에는 멸균 소독해 주는 것이 좋다. 피(眞皮)에 있는 탄력섬유의 퇴화 위축이나 탄력섬유자체를 감소시켜 주름을 만들고 노화시키는 것이다.
햇빛은 자외선(200∼400나노미터(nm)), 가시광선(400∼700나노미터(nm)), 적외선(740∼1800나노미터(nm))으로 구분된다. 자외선 중 290나노미터(nm) 이하의 것은 외기층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지구에 닿지 않고 290나노미터(nm) 이상의 파장 특히 290∼320나노미터(nm)의 자외선이 문제가 된다. 햇볕을 쬐면 노출부위에 오톨도톨한 구진(丘疹)이 생기고 가렵다가 습진 비슷한 피부염이 생기는 것이 그것이다. 햇볕을 피하기란 비를 피하기보다 어렵다. 이 햇볕에 알레르기증상을 일으켜 이런 피부염이 생기는데 노출부위에 국한되어 생기는 것이 있고 전혀 엉뚱한 곳에 이유 없이 피부염이 생기는 수도 있다.
이 피부염은 햇볕만 받았다고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다른 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었을 때나, 화장품에 함유된 어떤 물질이 햇볕과 광화학작용을 일으켜 피부에 독특한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주로 강압이뇨제(降壓利尿劑)나 설파제가 주범인데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고 햇볕에 노출되면 이 피부염으로 고생하고 매년 되풀이 되는 예가 흔하다. 여성의 경우 살빼는 약에 의한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약을 끊든지 다른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 증상이 안 생기게 하려면 햇볕의 차단이 중요하며 피부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병원에 와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2) 선탠/햇볕화상
자외선이 강한 여름날 야외에 나섰을 때는 피부가 햇볕에 화상을 입기 쉽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의 자외선이 가장 강하고 이 시간에는 구름이 엷게 끼었을 때에도 자외선이 강하며 얇은 옷도 통과한다. 자외선에 심하게 노출된 이후 대개 6~8시간이 지나서 잠자리에 들 무렵부터 가렵고 따가워 괴로워지기 시작한다. 하루 이틀 지난 뒤에는 피부가 빨갛게 되고 통증이 일기도 하며, 심하면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얼굴이나 몸이 붓기도 한다.
이렇게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기미나 주근깨 등 색소성 피부병도 올 수 있으며 피부가 빨리 노화된다. 그러므로 뙤약볕 길에서는 긴 상하의와 차양이 큰 모자 등이 필수다. 특히 오존층이 파괴가 심해진 요즈음은 피부암이 올 가능성이 높다. 어쩔 수 없이 피부노출이 예상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미리 바른다.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20~30정도 되는 차단제를 햇볕에 나서기 전에 발라주어야 하며, 3~4시간 단위로 다시 발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부를 하얗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SPF 지수가 높은 제품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잘못된 상식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그만큼 피부자극 정도가 높은 성분이 많이 첨가된다.
해변이나 수영장에서 선탠을 할 때는 제품이 물에 씻겨 나가는 것을 고려해 좀 더 자주 바르도록 하며 선탠 후 피부도 극도로 건조해지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보습제품으로 피부에도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도록 한다. 수영중에는 시원하기 때문에 스스로 느끼지 못한 채 자외선에 살갗이 타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일광화상이 생기면 우선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차게 한 우유나 오이팩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물집이 잡힐 정도면 화상을 입은 것이므로 전문의를 찾아야 하며, 가능한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되 터진 경우에는 멸균 소독해 주는 것이 좋다.
3) 자외선 차단제
외국풍습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잘못 알고 시행하는 것이 많지만 일광욕도 그 중의 하나다. 우리 나라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해 있지만 멕시코만 난류 덕분에 온대생활을 누리고 있는 영국 등 북유럽사람들은 일조량이 모자라 햇빛만 나면 집앞에 침대나 로킹체어를 놓고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그러나 햇빛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피부를 새카맣게 태우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이것은 햇빛 속 자외선의 위험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햇빛을 많이 쬐면 피부가 검게 타 보기 싫은 것은 물론 노화를 촉진하고 심하면 암까지 일으킨다.
인체피부가 탄다는 것은 자외선에 대한 인체 방어기능인데 갑자기 많은 양을 쬐면 물집이 생기는 등 화상을 입으며 조금씩 서서히 햇빛을 받았을 때도 기미나 주근깨가 생기고 여드름이 악화된다. 그래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하려는 여성이 많은데 이 차단제에 대한 상식도 잘못된 것이 많다. 즉 차단제를 한번 바르면 햇빛으로부터 무조건 보호되는 줄 잘못 알고 있는 경우와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지수(指數)의 차단제를 바름으로써 차단효과도 못보고 오히려 피부염을 앓는 경우도 바로 그것이다.
차단제는 땀이나 물에 씻길 수도 있고 효과적으로 햇빛을 차단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5, 15, 25 등 숫자가 적혀있다. 이 숫자는 맨 피부에 자외선을 쬐었을 때 피부변화가 오는 시간과 차단제를 바른 후 오는 피부변화시간을 나눈 수치를 뜻한다. 즉 맨 피부가 노출되어 5분만에 피부가 가렵거나 붉어지는 사람은 차단지수 15를 사용할때 5×15 즉 75분간 유용하다는 것을 의미하나 실제로 다른 요인에 의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 숫자가 높은 것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 자신에게 알맞는 것을 골라 바르고 차단제 위에 파운데이션 등을 덧발라 될 수 있는 한 넓은 파장의 자외선을 차단하도록 하여 한여름에 생길 수 있는 기미나 주근깨 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바캉스 후유증
기대는 반드시 실망을 낳는 법인가. 고추 잠자리와 함께 오는 가을바람에 밀려 여름이 기세를 잃어갈 때면 바캉스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은 대책없이 산과 바다의 강렬한 태양광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화상을 입어 얼룩진 얼굴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탓에 조심을 해서 그런지 비교적 환자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귀찮아서’ 혹은 ‘피부가 좀 타면 어때’하는 이유로 아무런 대책없이 태양광선에 장시간 노출됐다가 화끈화끈 열이 나고 아프면 그때서야 당황하기 시작한다.
이런 경우는 대개 피부에 벌겋게 물집이 잡히고 각질이 뱀가죽처럼 보기 싫게 일어나 있다. 어떤 남성은 무리하게 물집을 따거나 각질을 벗겨내려다가 염증이 생겨 환부가 크게 곪기도 한다. 햇볕에 의한 화상이 생겼을 때는 피부에 자극을 주는 비누 화장품 팩을 사용하지 말고 냉찜질을 수시로 해줘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런 다음 늘어난 멜라닌 색소와 건조한 각질층에 수분공급을 위하여 보습과 영양에 힘써 피부노화와 색소성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한다. 그러나 물집이 잡히고 급성염증이 생겼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고 항생제 투여와 전문 화상치료로 환부가 덧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햇볕에 예민한 여성 가운데는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발랐어도 햇볕이 많이 와닿는 부위인 눈주위, 볼, 코에 주근깨와 기미가 생기는 수가 있다. 기미 주근깨는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병변이 더욱 넓어지게 되므로 처음 색소를 발견했을 때 약물치료와 병행해서 탈피술이나 피부마사지 치료를 받으면 쉽게 없앨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바캉스가 지난 후에는 얼마나 피부관리를 잘 했느냐에 따라 사람의 피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가을을 보람 있게 맞기 위해 ‘개미의 지혜’가 피부관리에도 필요하다.
<이주흥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물놀이와 귓병
더운 날씨에 시원한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고 여름을 지내면서 빠질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수영을 하면서 귀 안에 깨끗하지 못한 물이 자주 들어가면서 반갑지 않은 병이 생길 수도 있다.
수영을 하거나 샤워 혹은 머리를 감다가 귓속에 물이 들어가면 귀가 먹먹해지고 목소리도 이상하게 울려서 들리게 된다. 이것은 물이 외이도와 고막 사이에 고이면서 고막의 진동을 방해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답답한 나머지 손가락도 집어 넣어보고 휴지도 말아서 넣어보고 수건으로 닦아도 보지만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낸다고 후비면서 상처가 나기도 한다. 습기가 있고 짓무른 외이도 피부는 상처가 더 잘 나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고 귀를 가볍게 흔들어 주면 대부분의 물이 빠지게 된다. 이렇게 한 다음에도 귓속에 남아 있는 소량의 물은 체온으로 인해 자연히 증발하여 없어지므로 무리하게 면봉으로 귓속을 닦아낼 필요는 없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만져서 염증이 생겼거나 귀지가 많아서 물이 배출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일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외이도는 원래 건조한 상태로 산성을 유지하여 세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그런데 외이도 안에 습기가 계속되고 액체가 고일 수 있는 조건이 지속이 되면 산성환경이 없어지면서 눅눅해진 귀지 안에서 세균이 자라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피부가 벗겨지게 되면 외이도 전체의 염증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수영을 자주 하는 사람, 습한 기후에 사는 사람, 귀를 자주 후벼서 상처가 나는 사람, 귓구멍 입구가 작아서 물이 쉽게 고이는 사람들에서는 세균성 외이도염 (일명 Swimmer's ear라고도 합니다)이 잘 생기게 된다.
이 병의 좀 더 자세한 질병의 기전을 살펴 보면,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외이도의 바깥 부위가 붓게 되면서 귀지가 만들어 지는 이구선의 배출구를 막게 되어 부종과 함께 이구(귀지)의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아래에도 설명하겠지만 귀지는 외이도에 대한 보호작용이 있는데 이의 분비가 줄어듬으로서 가볍게 긁기만 해도 상처가 쉽게 나고 외이도의 산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세균이 쉽게 자라게 된다. 주로 자라는 세균은 녹농균과 포도상 구균이며, 곰팡이는 약 10% 정도에서 발견이 된다.
증상은 처음에는 귓구멍이 간지럽거나 귀가 막히는 듯한 불편한 느낌으로 시작한다. 염증이 점차 심해짐에 따라 통증을 느끼게 되며 귓바퀴를 조금만 건드려도 심하게 아프게 되고 귀의 충만감이나 청력의 저하도 동반하게 된다. 심하면 주위의 임파절까지 붓게 된다. 이럴 때 귀 속을 진찰해 보면 외이도 바깥쪽이 심하게 부어 있고 분비물이 차 있으며 고막은 대개 문제가 없다. 그러므로 같이 생길 수 있는 난청은 단순히 외이도가 막혀서 생기는 것이. 귀 안에서 진물이 생기지만 밖으로 흘러나오는 이루는 드물다.
치료는 우선 귀에 가득 차있는 분비물과 진물을 제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으로 항생제와 항염증제로 이루어진 물약을 귀에다 정기적으로 넣는다. 귀 안의 산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산성의 물약을 사용하기도 하며, 식초로 귀 안을 스스로 세척하는 방법도 있다. 외이도의 바깥쪽이 너무 부어서 물약이 안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경우에는 심지의 역할을 하는 거즈를 넣어서 약이 안쪽까지 침투되도록 한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진통제가 필요하며, 먹는 항생제는 심한 경우에 사용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료 기간에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하며 샤워를 할 때에도 꼭 귀마개를 써서 귀 안에 물이 들어가거나 습해지는 것을 방지해야 외이도 안이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귀마개는 수영장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수영할 때 사용하는 귀마개를 해도 문제가 된다면 귀마개 주위에 바셀린을 발라서 방수가 더 잘되도록 하며, 물이 들어갔다고 생각되면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하여 찬바람을 이용해서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양선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