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띄우기?’, MB-朴, 다시 등 돌리나?
‘김문수 띄우기?’, MB-朴, 다시 등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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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김문수 대권론’

‘이재오 역할’ 친이계 묶어 ‘김문수 띄우기’
친박 “청와대 화해 무드에 찬물” 갈등 조짐
청와대 “경기도부터 잘 챙겨라” 정면 비판

한나라당 내에서 ‘김문수 대권론’이 거론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다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권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권후보로 나서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기 대선과 관련 정가에서 나돌았던 “이재오 특임이 친이계를 뭉치게 하고 친이계 단일후보를 만들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맞붙여 결국 친이계 후보가 승리한다”는 가설이 상당히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여권내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박 전 대표 측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당장 친박계 측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통해 오랜만에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이 특임의 이 같은 발언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냉랭한 반응이다.
미묘한 시점에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 특임이 ‘김문수 대권론’을 전격 꺼내든 속내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이미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권 가도’에 본격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에서 승리를 거머쥔 이후부터 김 지사의 움직임에는 더욱 ‘대권 행보’의 무게가 실어있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실제로 김 지사의 최근 일련의 발언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김문수 ‘대권 후보’
존재감 알리려 정부 비판?

김 지사는 ‘8.8 개각’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내정되자 “중국의 리더십은 안정돼 있지만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개헌론’에 대해서도 “지금 개헌을 하면 국론분열만 있다”면서 “절차도 복잡해 현실성이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더욱이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의 신도시 정책과 관련 “노태우 전 대통령은 통이 컸다”며 “일산, 분당 등은 규모가 500만~600만평 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100만평 이내로 작다”고 노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발언까지 서슴없이 쏟아냈다.
김 지사는 광화문에서의 광복절 기념행사와 관련해선 “광화문 복원하는 것이 그리 시급하는가, 우리가 광복절에 대한민국을 생각해야지, 조선왕조를 생각해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 지사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임기 중반을 넘어섰는데 이 대통령의 업적은 4대강 사업 말고는 뚜렷한 것이 없어 걱정된다”면서 “이제는 남은 임기에 무엇을 남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뒤 미묘한 ‘통일 정책’에 대해 언급했다.
김 지사가 사실상 대권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한나라당과 정부 나아가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지사가 청와대를 향해 비판 수위를 높이는 것은 지난 개각에서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발탁된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같은 김 지사의 비판에 대해 “자중하면서 경기도 도정부터 잘 챙겨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지사는 자신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돌출발언으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김 지사의 ‘광화문 복원’ 비판에 대해 “일제가 말살한 경복궁과 광화문을 복원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면서 “김 지사의 편협한 역사의식이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청와대가 김 지사의 발언을 더 이상 두고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재오 “김문수 대권
후보 지원” 당내 파장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오 특임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 “김문수 지원”을 표명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특임은 한나라당 모 의원이 “김 지사를 대권 후보로서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에 “대권 후보로 나가면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생각이 있다”고 답변했다.
물론 이 특임은 파장을 우려해 다른 의원의 유사한 질문의 답변을 통해 “한나라당에서 누구라도 대선 후보가 되면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미”라며 서둘러 해명했다.
하지만 정가에선 비록 이 특임이 즉각 해명을 했지만 이같은 발언의 의미가 몰고올 여권내 파장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이 특임이 ‘왕의 남자’ ‘정권의 2인자’라는 사실에서 이 발언 속에 담긴 정치적 함의가
당 주류 친이계 일각에서 구상하는 차기 대권 시나리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차기 대권을 놓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사실상 양분된 상황에서의 이 특임의 이번 발언은 향후 친이계가 그려보는 차기 대선의 윤곽을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이 특임이 친이계를 한데 묶어 김문수 지사를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속내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친이계 입장에서 보면 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도 여권내 ‘부동의 주자’로 불리는 박 전 대표에 견줄 친이계 주자의 가시적인 부상이 급했을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예상외로 거셌던 수도권의 야당 바람을 이겨내고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의 대선 후보 카드는 친이계로서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이 특임의 ‘김문수 대권론’ 발언은 두 사람간의 개인적·정치적 인연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실제 두 사람은 지금의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하기전까지 재야 출신으로 민중당을 함께 창당하여 고락을 같이했던 정치적 동지이다.
이 때문인지 이 특임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경기도청을 방문해 김 지사를 만나 특별한 인연을 과시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결국 ‘김문수 대권’을 위해 차기 ‘킹 메이커’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다. 지난 재보선에서 승리한 이후 그동안 무성한 추측만 나돌던 이 특임의 일차적인 ‘특별 임무’가 ‘커밍아웃’된 셈이다.

친박 “청와대 화해 회동
분위기 깨는 발언”

하지만 이같은 이 특임의 “김문수 대권 지원” 발언을 바라보는 친박계측의 반응은 예민하다. 친박계 진영은 그동안 정가에서 설로만 나돌던 ‘이재오 특임의 역할’과 맞물려 드디어 차기 대선과 관련된 ‘친이계 구상’의 일단이 드러났다며 냉담한 분위기이다.
특히 친박계 일각에선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통해 그간의 불편함을 털어내고 좋은 모양새가 형성됐는데,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친박계측과 가까운 한 인사는 “어떻게 국회 청문회장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원과 관련된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느냐”며 “본질에서 벗어난 의외의 발언에 놀랬다”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친박계인 이규택 미래연합 대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문수 차기 후보론’과 관련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는 김문수”라고 말해 친박계를 긴장시킨 바 있다.
결국 현 정권의 임기가 정확히 절반이 남은 이 시점에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장관으로부터 ‘김문수 대권론’이 그것도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공론화됐다는 사실에서 향후 여권 내부에 불어닥칠 파동은 매우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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