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슈메이커는 단연 연예인들이다.
최근 도박, 병역기피, 연인과 스캔들 등 잇단 악재에 연예인들이 시달리고 있다.
연예인들의 사건사고는 비단 오늘 어제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연예계가 이번과 같이 각종 다양한 종류로 한꺼번에 악재가 겹쳤던 적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문 일이다.
더구나 자신의 행각을 은폐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는 등 연예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거짓말도 심각한 상태다.

이번 연예계 사건 퍼레이드의 시작은 가수 겸 MC 신정환(35)의 원정도박 의혹이었다.
출연 예정이었던 프로그램까지 불참하며 지난달 27일 필리핀 세부로 떠난 것이 알려지면서 신정환은 잠적설에 휩싸이게 된다.
이어 억대 도박판을 벌이다가 여권까지 빼앗겨 현지에서 억류돼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확인할 수 없는 무성한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한다.
이에 신정환은 지난 9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세부에서...”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리며 “관광을 목적으로 카지노에 간 것은 사실이나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리고 글과 함께 올린 뎅기열로 입원한 사진속의 신정환은 침대에 누워 각종 의료기기를 몸에 꽂고 있다.
하지만 신정환의 해명은 하루가 지나지 않아 거짓말로 드러났다. 신정환이 입원했다는 필리핀 세부에 위치한 ‘세부닥터’를 찾은 한국취재진은 신정환의 몸 상태에 대해서 물었고 이에 담당 의사는 “신정환의 몸 상태는 정상이며 현재 휴식 중”이라고 답했다.
하루 만에 자작극으로 드러난 신정환의 거짓말에 국내 팬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하다.
사실 신정환은 지난 2005년에도 도박연루사건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었다. 그러나 과거야 어째 됐든 신정환은 또 같은 이유로 잘못을 범했고 게다가 대중들을 상대로 한 거짓 해명까지 더해져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떠났다.
한편 지난9월 15일 소속사 IS엔터미디어그룹은 가수 겸 방송인 신정환의 필리핀 세부 카지노 관련 사건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소속사 IS엔터미디어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속사 역시 전속 연예인의 관리 소홀에 대하여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소속사는 "매니저를 통해 전달받은 신정환의 최종 입장은 '현재 한국으로 입국할 의향이 없다'는 것이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신정환과 소속사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정환은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으며 귀국도 화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원정도박 파문으로 인해 신정환은 MBC 예능프로그램인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청춘버라이어티 꽃다발’ 에서도 자연스레 하차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정환의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결국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그의 귀국은 점점 기약없어지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정환이 제2의 황기순이 되는 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정환 도박사건과 함께 또 하나의 이슈는 가수 MC몽 병역기피 논란이다.
KBS ‘1박2일’에 출연하고 있는 MC몽은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고의로 생니 4개를 뽑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병역기피 혐의에 대해 MC몽은 “치료목적으로 발치를 했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그러나 두 차례의 소환조사 이후 최종 불구속 입건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또한 생니 발치 의혹 말고도 7급 공무원 시험 응시 등으로 병역을 기피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어 논란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MC몽은 지난 9월 13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지금 저는 11개의 치아가 없다. 그리고 분명 아픈 치아 때문에 군면제를 받았다. 생니는 멀쩡한 치아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군면제를 받기위해서 생니를 뽑은 적은 단연코 없다”고 발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그는 “병역에 관한 오명을 반드시 벗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감정적인 호소만 하는 MC몽의 이 같은 해명 글에 오히려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두 번이나 응시한 이유를 비롯해 왜 의치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그의 해명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병역기피 의혹에도 변함없이 출연해 왔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SBS ‘하하몽쇼’ 출연정지가 불가피 해졌다.
먼저 '1박2일'팀은 이번 주 녹화분부터 MC몽의 출연을 잠정 유보했고 '하하몽쇼'도 당장 이번 주 방영예정인 방송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방송출연이 정지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MC몽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정확한 수사결과만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태진아, 이루 부자와 작사가 최희진씨 간 공방도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루와의 결별 과정에서 임신, 그 후 태진아가 낙태를 강요했다. 그 사이 아이를 유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태진아의 법무법인 ‘원’에서 그녀는 지금까지 모든 것이 거짓말이며 협박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죄의 각서를 작성했지만 다시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각서를 작성한 후 최희진은 미니홈피를 통해 “당시 각서는 태진아 측이 부모님을 협박해서 작성 된 것”이며 “임신과 낙태는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녀는 앞선 주장을 번복하며 자신은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으로 그동안 자신이 주장했던 모든 내용이 거짓말이었다고 자백했다.
최희진의 이같은 도를 넘어선 거짓말과 말 바꾸기에 대중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태진아 부자 또한 최씨의 번복되는 거짓말과 해명에 한순간에 죽일놈이 됐다가 다시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내몰려야만 했다.
그러나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뻔한 이번 진실공방은 최희진씨가 모든 거짓말을 시인하며 일단락 됐다.
최씨는 지난 9월 14일 SBS 연예특급에 출연해 태진아 부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 때문에 일을 벌였는데, 생각보다 태진아 부자에게 큰 타격이 갔다며 죄송하다고 했다.
한편 너무 큰 거짓말로 그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태진아와 이루 측은 최씨에 대해 민· 형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회 만연한 도덕불감증 심각
이밖에도 4억 명품녀와 엠넷과의 진실공방 등 지금 연예계는 온갖 의혹 파헤치기 싸움이 줄을 잇고 있다.
어찌보면 일련의 일어났던 또는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 의혹과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기 보다는 그 순간만을 회피하면 된다는 잘못된 연예계의 관행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짓말은 비단 연예계 뿐만은 아니다.
한국사회가 점점 도덕불감증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고 설령 거짓말로 들어나더라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 잘못을 용서받으려는 태도가 만연해 지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고위 공직자들조차도 수많은 의혹과 비리에 연루돼있음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인사에 등용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사회가 얼마나 도덕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거짓말 싸움을 부추기는 것에 언론도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지금 생산되고 있는 뉴스는 온통 거짓말 싸움 뉴스로 넘쳐나고 있다. 이번 연예계 사건들 또한 사태를 조금만 지켜보고 판단을 했더라면 번복되는 거짓말들에 대중들이 쉽게 오락가락 하지 않아도 됐었다. 그러나 언론은 미니홈피의 개인적인 글이나 소소한 정황들로만 사건의 개요을 짐작하고 터트려 버리는 작금의 기사 소비 형태를 취하며 대중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는 언론이 앞으로 경계해 나가야할 부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