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장 "폭투없이 구원승 다행"
임의장 "폭투없이 구원승 다행"
  • 김부삼
  • 승인 2005.03.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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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표 정치수업 제대로 받은 것 같다"
4월2일 전당대회에서 `세이브'를 기록하고 구원투수 역할을 마치는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이 31일 ‘임기만료’ 이틀을 앞두고 폭투없이 내려오게 돼 다행"이라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임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시지도부를 이끈 소회를 밝히면서 "당이 안정을 이루게돼 다행스럽다"면서 "개인적으로도 당과 국회운영의 시야가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임 의장은 지난 1월5일 크게 흔들리던 여당의 수장으로 등장해 87일간 우리당을 이끌었다. 당 운영과 관련해 임 의장은 "지난해에는 초선들이 많아 이념적 시행착오가 있었다"면서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생과 실용성도 조화롭게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는데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취임 일성으로 ‘구원투수론’을 들고 나왔던 임 의장의 등판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었던 게 사실이다. 국가보안법 등 개혁입법 처리 실패에 책임을 지고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전격 사퇴한 이후 방향타를 상실한 당을 구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지만 주변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진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그에게 개혁 진영 일각에서는 ‘밀실야합’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임 의장의 ‘지도력’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재임기간 중 한·일 외교문서 공개와 독도 및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이 있었지만 당이 정부와 보조를 잘 맞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야파 출신이지만 특정 계파에 쏠리지 않고 당을 운영했다는 후한 점수도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임 의장은 "우리당은 일종의 개척정당으로 왠지 2%가 부족한 느낌"이라며 "현실과 맞지 않은 측면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는데 앞으로 부족한 2%를 채워 나가야 한다"며 남은 숙제를 제시했다. 임 의장은 "개혁은 배를 타고 내려가는 것과 비슷한데 직진만 하려고 하면 좌초된다"면서 "돌아도 가고 그래야지 모두 직진만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 과반의석의 붕괴와 관련해 "물리적 과반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과반도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면서 "과반이 안되면 각종 안건을 어떻게 통과시켜야 할지 계산해야 하는 등 힘이 든다. 그래서 당도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임 의장은 끝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호평했다. 지난 설날 박 대표가 인편을 통해 자기로 만든 선물을 보낸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치수업을 많이 받은 분이란 걸 느낄수 있었고, 인간적으로 꽤 깊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임 의장은 또 “박 대표는 조신하고 여성스러워 보이는데 몸에 밴 것 같다”며 “우리 같은 연배에선 각을 세우고 싸우는 것보다 이런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서 겉으로 청순·가련해 보여 호감을 얻기도 하지만 실제 보면 여성 이상의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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