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조업계 분위기가 심상찮다. 보람상조에 이어 업계 2위인 현대종합상조가 검찰의 표적이 됐다. 바로 수백억원대의 횡령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차맹기)는 상조업체인 현대종합상조가 1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잡고 여의도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시행한 압수수색에서 박헌준 현대종합상조 회장(전국상조협회장)의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및 영업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업계 1위인 보람상조의 최모 회장이 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 8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9월에는 한라상조 박 모 대표가 25억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되기도 하는등 상조 업계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다.
하지만 검찰의 의지는 단호하다. 이번 현대종합상조 압수수색도 보람상조 사건을 맡았던 차맹기 부장검사가 전격 투입되면서 업계의 비리를 뿌리뽑을 기세다. .
업계에 따르면 현대종합상조는 현재 회원수 70만명의 보람상조에 이어 업계 2위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즉 전체 상조 고객 중 20%에 달하는 약 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모두 본사 직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전국 120여개의 지점과 현장경험이 있는 1만 8천명의 직원에서 특유의 장점이 작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1조원의 수신계약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조는 2002년 장의사업부를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장례시스템을 선보였다. 장의사업부 발족 1년만인 2003년 계약고 3백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영남, 호남총괄지사 설립, 강릉현대병원 장례식장 인수, 부천 및 인천지사 설립, 종합상황실 설치 등 쉼없이 발전을 거듭해 왔다. 또한 2006년 업계 최초로 현대홈쇼핑을 통해 상조서비스 상품을 판매해 주목을 받았다. 장례서비스 업계 진출 후 현대종합상조는 한국노총,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 등을 비롯해 기업체 임직원 및 가족들의 장례식을 도맡으면서 고품격 장례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현대종합상조, 프리드 런칭 등 상조업계 메이저 자리잡아
현대종합상조는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상조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드를 런칭했다. 장례 시스템 프리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활성화디고 있는 프리니드 개념을 도입한 서비스로 죽음을 사전에 대비해 장례에 필요한 물품이나 경비를 준비해 사후에 남은 가족들이 겪게 될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제반행위를 뜩한다. 현대종합상조는 이같은 장례문화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선진장례서비스 상품인 프리드는 현재 프리드 퍼펙트, 임페리얼형 다이아몬드형, 프리미엄형 총 4개로 구성돼 있다. 매출은 2006년 47억원에서 지난해 260억원으로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박헌준 회장은 “당사는 창립 이래 원칙에 충실한 현장 중심의 고객감동 경영과 외형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정도 경영으로 ISO9001 인증 및 상조업계 최초의 메이저 홈쇼핑 판매 서울특별시 공무원 장례토탈서비스 지정 업체 선정 등 상조업계 정상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50만 고객, 수신계약고 1조 2천억원의 업계를 선도하는 우량 상조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창의성을 발휘한 혁신적인 경영으로 선진국의 유수한 상조회사와의 업무제휴, 직원교류, 투자협정 등을 통하여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확대를 통하여 튼튼한 재무인프라를 구축하고, 윤리경영의 국민 상조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업계의 위치와 보람상조의 추락덕분에 박헌준 회장은 지난 2월 전국상조협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전국상조협회는 113개의 상조업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상조단체로 임기는 2년이다. 이렇듯 박헌준 회장의 광폭적인 활동과 기업의 성장 덕분에 업계 1위까지 치고 올라갈 기회가 마련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업계 1위인 보람상조가 흔들릴 때 현대종합상조가 발빠르게 치고 올라가고 있다”며 “업계 1위는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종합상조 검찰 압수수색, 창립이래 최대 위기
하지만 이런 좋은 분위기 속의 현대종합상조는 검찰 수사라는 최대 악재를 만났다. 현대종합상조 창립 이래 최고의 위기인 것이다. 박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위기는 현대종합상조의 기반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현재 10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28일 박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현대종합상조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박 회장의 사무실 등에서 주요 영업·회계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이 이후 박 회장 등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라며 “횡령금의 출처와 규모 등 광범위한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종합상조는 이같은 검찰의 입장과는 상반되고 있다. 현대종합상조 측은 박 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즉 검찰 수사가 아닌 새 상조법 시행과 맞물린 조사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종합상조는 홈페이지에 올린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 및 고객님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통해 “당사와 관련된 언론들의 보도(검찰 압수수색)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에선 이번 할부거래법(9월18일) 시행에 맞춰 대형 상조회사를 순차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당사도 이번에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당사는 2007년부터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를 통해 투명경영과 재무건전성 제고에 최선을 다해 왔다”며 “고객이 내주는 선수금을 소중하게 관리해 부금예수금 대비 회사보유금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2014년까지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되는 50% 이상을 이미 상조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업계에서는 현대종합상조의 횡령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이번 압수수색이 상조업계
전체에 큰 파장으로 퍼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 1위인 보람상조의 최모 회장도 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 8월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당분간 상조업계는 초상집 분위기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