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도는 더 이상 사람 살 곳이 아니다, 광양제철소에서 나오는 철가루에 삶마저 황폐해지고 있다”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가 신음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나오는 분진과 소음 등에 나날이 황폐해지고 있는 묘도 주민의 하소연이다.
묘도는 바다를 가운데 두고 광양제철소와 마주보고 있다. 묘도 주위로 산업공단이 자리잡고 있지만 광양제철소는 1km 남짓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 만큼, 광양제철소의 분진과 소음이 묘도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현지 주민의 설명이다.
묘도 김학주 이장은 지난 8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지금 하루하루 쇳가루를 먹고 살고 있다. 지난 25년간 누적되어온 터라 이제는 더 이상 살아갈 수조차 없을 지경”이라며 “(광양제철소에)항구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를 바랄 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양제철소가 1980년 후반에 준공돼 현재까지 가동되어 왔던 터라 그 기간동안 주민들이 고스란히 분진과 소음 등의 피해를 입어왔다는 게 김 이장의 설명이다.
김 이장은 “명절 때 자식들을 오라고 하기도 이젠 민망하다”며 “고향에 와도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이 (소음으로)밤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쇳가루 때문에 혹여 탈이라도날까 싶어 부르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김 이장에 따르면 분진 등으로 인한 질명 사망자가 6명이나 되고 10명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실정, 게다가 농작물도 분진과 소음에 작황이 어렵다는 것.
이에 묘동 주민들은 광야양제철소의 분진, 소음 등으로 인한 원천적인 대책 집단 이주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한 전남도청에도 민원을 접수했다.
당시 민원을 접수받은 전남도청 동부출장소측는 분진 피해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묘도 실사에 나선 동부출장소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내용을 확인했다”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묘도와)가장 가까운 광양제철소로부터 바람과 여러 가지 영향으로 분진에 대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쇳가루 분진 피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광양제철소측에 향후 분진 등 피해를 최소화 및 차단할 수 있는 방안과 주민과 협상을 통해 이 일을 풀어가는 가야 한다는 원칙하게 현재 (주민과 광양제철소간)협상안을 수렴하고 있다”며 “조만간 (광양제철소로부터)협상안을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과정에서 광양제철소측은 주민들에게 ▲분진밀폐 작업 ▲대민지원 등을 약속한 내용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광양제철소측 한 관계자는 “별 문제는 없고 한 주민이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25년 동안 어떠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이제야 문제를 끄집어낸 데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일단 우리 측에선 분진밀폐 시설을 확충하고 또 더욱 공고한 대민지원을 약속한다는 협상안을 제시했다”면서 "그간 광양은 묘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고,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묘도 주민들과의 친밀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 이장을 불쾌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김 이장은 “(광양제철소로부터)아직 어떠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광양제철소가 마을회관과 협찬금을 몇차례 지원해 준 건 맞지만 그건 주민들의 입막음 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광양제철소에서는)온갖 감언이설로 주민들이 다른 말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더 이상을 참을 수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