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민들이 조업을 하기 모여든 것이 아니다.
어선을 자세히 보면 뱃머리에 깃발과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었다.
내용을 보면 “새만금 어민은 다 죽어도 공사가 우선인가”, “우리 어민 몰살하는 새만금 사업단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내걸고 생존권을 주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관내 계화, 문포, 해창, 하리, 장신, 불등 마을 등지에서 모여든 새만금 내측에서 조업을 하는 어민들로, 아침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어선이 오후가 되자 150여 척이 넘는 어선들로 새만금 가력도 배수갑문 주변을 가득 메웠다.
어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절대 양보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화면 창북리에 사는 김원(78)씨는 “대체어항도 만들어주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새만금 외측으로 배를 이동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순한 시위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권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한 것이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문포에서 조업 활동 중인 이경원(47)씨는 “새만금 사업단 측에서 우리에게 이번 달 24일까지 무조건 밖으로 나가라고 하는데 이건 우리 보고 그냥 죽으라고 하는 소리와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10년 째 어업 활동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김영철(53․문포)씨는 “막막한 심정뿐이다. 이것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 이제 어디 가서 뭘 해먹고 살아야 하느냐”며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요구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나갈 곳을 만들어주고 나가라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이 상식적인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우리는 이 자리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체어항으로 건설중인 송포항과 건설예정인 성천항은 계화면과 하서면 지역의 포구들로부터 30~40km나 떨어져 있어 오가는 데 불편한 뿐만 아니라 수용규모도 적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현재 가력도 선착장에 조성된 대체 어항 역시 수용 규모가 적고 군산과의 해상 경계 마찰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부안 어민들의 불만을 높이고 있다.
어민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와 농어촌공사는 대체선착장 추가 건설 필요성을 외면하고, 우리들의 생존권을 짓밟으려 한다”며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현재 새만금 내측에서 어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어선들은 무허가 400여척을 포함해 총 950여척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