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한진家 오너 딸들의 ‘변신’
삼성·롯데·한진家 오너 딸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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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3세 딸, 각 기업에서 주목할만한 오너로 성장 중

최근 대한항공의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다리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광고가 화제가 된 바 있다. 높은 다리 위에서 번지점프를 한 여자는 바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 팀장. 그는 뉴질랜드에서 TV촬영 현장에 동행했다가 즉석에서 캐스팅돼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 팀장은 오빠 조원태 전무와 언니인 조현아 전무와 함께 그룹 내는 물론 외부에서도 인정받은 재벌 3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현민 팀장이 준비한 '스타크래프트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불린다. 그런 이유 때문에 조현민 팀장은 사내에서 주목할만한 오너의 딸로 불린다.

이처럼 재벌 3세 딸들이 유통가와 식품 분야에서 적극적인 이미지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오너 일가의 3세 딸들의 역할이 눈에 띄고 있다. 과거 재벌가 장남이나 차남이 가져갔던 그룹의 CEO 역할에서 활약했다면 이제는 재벌가 딸들이 아들의 자리를 위협하며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경영 전반에서 활약하며 재벌 3세 오너의 자리를 위협하는 딸들의 반란을 살펴봤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팀장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년 LG애드를 입사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 3월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조 팀장의 활약은 대한항공에서 시작됐다.

조 팀장이 참여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업무 등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5월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1'의 결승전을 개최한 것과 9월 이 대회 '시즌2' 결승전을 상하이에서 개최해 국내외 e스포츠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모았던 것 모두 조 팀장의 괄목할만한 성과다.

회사내 오너의 딸로서의 자리매김도 이어졌다. 올해 2월 한진그룹 핵심 회사인 지주회사 격인 ‘정석기업’의 등기이사에 올랐고, 지난 4월에는 대한항공이 설립한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의 등기이사로도 선임되는 그룹 내 보폭도 넓혀가고 있다.

'뉴질랜드 편'을 비롯해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등 올해 방영된 대한항공 TV CF도 그녀의 아이디어다.

한진 조현민-조현아, 뛰어난 기획력 주목

조현민 팀장의 언니이자 한진그룹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도 조 팀장처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조 전무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9년 7월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했다. 이후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과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을 거쳐 2008년 12월부터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조 전무는 대한항공 기내식사업을 맡으며 뛰어난 사업 능력을 보여주었다. 기내식에 처음으로 비빔국수를 선보여 호평받기도 했다.

특히 조현아 전무는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무는 지난 9월 15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L.A. 상공회의소 및 캘리포니아 주지사실 주최로 열린 '캘리포니아 무역 및 관광협력 증진을 위한 리셉션' 행사에 참석해 조회장과 함께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만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은 호텔 사업 분야에 대규모 자금 투입 계획을 밝히자 장녀 조현아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삼성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공격적 경영 매출 훌쩍

삼성가의 딸들도 마찬가지다.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전무를 겸직하게 되면서 재벌가 딸들의 힘을 과시했다.

이부진 전무의 겸직 소식은 삼성의 이재용에 이어 새로운 오너의 역할모델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이슈를 일으켰다.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로 갔다는 이유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된 에버랜드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부진 전무를 영입했다는 얘기는 이 전무의 뛰어난 경영능력을 대변한다.

이는 이 전무가 호텔신라 경영에 참여하면서 받아낸 성적표가 영향을 미쳤다. 2004년 이 전무가 호텔신라 경영에 참여하면서 호텔신라는 연평균 15%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家의 ‘여성파워’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도 재벌가 젊은 여성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다. 정 전무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거쳐 연세대 신문방송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2004년 1월 현대상선에 입사해 불과 6개월 만에 대리를 거쳐 초고속 승진을 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정 전무는 어머니 현정은 현대 회장의 지난 방북 시 동행하기도 했다. 현 회장에 이어 대북사업을 이어 맡을 것이라는 예측과 재벌에서는 처음으로 ‘모녀승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직원들과 직원 회식 자리에도 자주 참석하는 등 스스럼없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도 전공(디자인)을 살려 호텔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를 주도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靜보다 動'으로 변모

롯데가의 신유미 씨도 능력있는 오너의 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세번째 부인인 '미스 롯데' 출신 서미경 씨의 외동딸인 신씨는 올 2월부터 호텔롯데에서 임원급 고문직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에 파견 근무와 함께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동안 베일에 쌓인 행보를 보여왔던 점에서 외부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신유미씨의 고문 선임이 롯데가의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롯데호텔 마케팅 부문 상무 역시 이부진 신라호텔 상무와 함께 호텔경영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이들 재벌가의 젊은 여성들은 여성 특유의 감성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하며 사업 수완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재벌 3세의 아들들의 병역문제나 승계처럼 보이는 기업 장악에 대한 비판에 비해서도 재벌가의 딸들은 어느 정도 자유로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가의 딸들이 경영전반에 나서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며 “재벌가 딸들은 식품, 유통, 디자인, 관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부 재벌가 아들들보다 더 높은 자리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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