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베트남인, 출입국관리소 단속 피하려다 공장 2층서 추락해 사망
30대 베트남인, 출입국관리소 단속 피하려다 공장 2층서 추락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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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정책본부 “우발적인 사고”

[시사포커스=이태진 기자] 지난달 29일 불법체류중이던 30대 베트남인이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2층 높이 건물서 추락해 지난 3일 사망했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려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찐 꽁 꾸안(35)씨가 서울 가산동에 소재한 한 의료공장 2층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한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 직원들은 외국인 불법취업을 제보 받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실 확인을 위해 현장에 나갔다”며 “찐씨는 공장 동료로부터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단속을 나온 사실을 듣고 작업장 뒷문으로 빠져나가 2층 유리창을 통해 도피하려다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2층 창문과 지면이 4m 정도로 그리 높지 않았으나 창틀에 발이 걸렸거나 헛디뎌 머리부터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찐씨는 추락후 혼수상태로 병원으로 호송돼 응접처치를 받고 생명을 유지하다 지난 3일 오전 사망했다”며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찐씨와 함께 공장에서 근무하던 다른 베트남 노동자 2명도 붙잡혀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용, 이 중 1명은 강제출국 됐다.

찐씨는 지난 2002년 8월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와 지난해 8월 베트남인 응웬 티란(26)씨와 결혼해 생후 4개월 된 자녀를 두고 있다.

부인 응웬씨는 “지금 상황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앞으로 아이와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너무 막막하다”고 현재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응웬씨는 “부부 모두 미등록 신분이라서 혼인신고도 못했다”며 “하루 빨리 베트남에 있는 남편 친족이 한국에 와 장례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치르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찐씨와 함께 있다가 붙잡혀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동료 베트남인이 당시 상황을 증언할 수 있도록 강제출국을 막아달라고 3일 국가인원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요청한 상태다.

인권단체도 5일 양천구 신정동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무차별 단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인권단체의 ‘반인권적 단속이 이주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가이미지를 고려해 오히려 단속을 자제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또한 그는 “불법 신분을 가진 외국인에 대해 국가가 확인·단속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찐씨의 추락사는 우발적인 사고”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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