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외국인전용카지노에 출입할 수 있었던 사연
내국인, 외국인전용카지노에 출입할 수 있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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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외국인전용카지노 출입한 내국인과 여권작업일당 무더기 적발

검찰, A카지노직원들 부정한 방법을 통한 내국인 고객유치 적극 가담해
A카지노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가담 안해.. 법정에서 시비 가릴 것”

[시사포커스=이태진 기자]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내국인을 해외이주자로 신분으로 세탁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도록 방조한 A카지노 법인과 해당 직원, 카지노 에이전트, 영주권·여권 위조브로커, 내국인 도박자들을 무더기 적발했다.

A카지노 직원, 카지노 에이전트, 여권위조 브로커들이 공조해 내국인 도박자들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위조여권 혹은 거주여권을 발급 받도록 해 카지노에 출입시켜 도박하게 한 것. 검찰은 이 과정에서 A카지노 본부장 등 2명은 약 108억 원의 이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카지노측은 “직원 개인의 실적을 위해 개인적으로 벌인 일로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카지노는 총 17곳으로, 이중 16곳은 외국인전용 카지노로 내국인 입장이 금지돼 있다. 이는 외화획득과 국내 관관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국내에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1곳으로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내국인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버젓이 출입해 도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에서 내국인은 외국인전용 카지노로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내국인이 출입해 도박할 수 있었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카지노측 입장도 취재했다.

▲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내국인을 해외이주자 신분으로 세탁시켜 외국인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도록 방조한 혐의로 총 7명을 구속기소하고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카지노 직원, 카지노 에이전트, 영주권·여권 위조브로커 등 이들 세 주체가 공모해 내국인을 해외영주권 위조 작업을 통해 해외이주자로 둔갑시킨 후 거주여권(PR: Passport of Residence)을 발급받아 서울에 소재한 외국인전용 A카지노에 입장시켜 도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은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해 약 108억 원의 이익을 취한 A카지노 로컬마케팅팀장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해당 법인과 본부장 등 카지노 관계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도박 수수료 취득을 목적으로 내국인을 해외이주자로 세탁시켜 외국인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도록 방조한 카지노 에이전트 2명과 영주권·여권 위조브로커 3명, 이들 5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4명은 불구속기소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총 7명을 구속기소하고, 내국인 도박자들을 포함한 28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 내국인을 해외영주권소지자로 세탁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올해 3월경 기업사냥꾼 횡령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내국인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해 상습적으로 도박한 사실을 포착하고 A카지노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관련자 50여 명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카지노 직원들이 개입된 ‘거주여권 작업’ 방법과 ‘전통적인 여권위조’ 방법을 이용해 내국인들을 외국인전용카지노에 출입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이 언급한 ‘거주여권 작업’이란 카지노 직원 등이 영주권 브로커를 통해 내국인 도박자의 실재 신원이 적힌 볼리비아 국가 등 남미국가 영주권카드를 위조해 그 위조영주권을 가지고 외교통상부에서 정상적으로 거주여권을 발급받아 해외이주자 신분으로 세탁시킨 후 그 내국인 도박자를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전통적 방법’이란 카지노 측의 개입없이 에이전트나 도박자들이 여권위조 브로커를 통해 중국여권을 위조하거나 거주여권을 위조해 카지노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관광진흥법(개정2010.05.31) 제28조 1항 4호에 따라 외국에 이주해 살고 있는 내국인에 대해 예외적으로 외국인전용 카지노 출입을 허가하고 있다.

◆ A카지노 로컬마케팅팀장 등 2명 108억 원 챙겨

검찰에 따르면 A카지노 직원들은 강원랜드 퇴사직원의 도움을 받아 강원랜드 VIP명단을 입수하고, 이를 토대로 내국인 고객들을 확보했다.

이들은 모 은행 직원을 통해 강원랜드 VIP고객들의 금융거래내역과 은행잔고를 확인하고 연락처 등을 파악해 유치대상 자격이 되는 고객한테 접근하여 “멀리 가지 말고 좋은 조건으로 우리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라. 영주권 취득 비용은 우리가 부담하겠다”는 말로 자사외국인전용 카지노로의 출입을 권유해 내국인 고객을 유치했다.

A카지노 직원 로컬마케팅팀장 등 2명은 이같은 방법으로 내국인 고객들에게 접근해 부정한 여권작업으로 고객들의 신분을 세탁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시켜 무려 108억 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또한 카지노 에이전트들은 내국인 고객들이 잃은 판돈의 10-15%를 수수료로 받기로 해 어떻게든 내국인 고객을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시키기 위해 외국여권이나 거주여권 자체를 위조하는 등, 각종 여권작업 수법을 동원해 이 사건에 적극 가담했다. 이들은 중국 등 외국에 있는 여권위조책과 결탁해 외국여권을 위조했다.

이같이 불법 여권작업을 통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한 내국인 고객들은 1인당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잃어 이들이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출입해 잃은 금액이 약 170억 원에 이른다.

한편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할 즈음 문화관광체육부도 외국영주권을 위조해 거주여권을 발급받아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하는 내국인들이 있는 것을 파악하고 2010년 8월 23일부터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명을 강화해 거주여권을 포함한 ‘재외국민등록부등본’을 제시하도록 그 지침을 변경했다.

◆ 외교부, 중남미국 영주권발급 진위여부확인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한편 남미국가 위조영주권을 소지한 내국인에 대해 거주여권을 발급한 외교통상부는 발급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확인해봤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본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권발급에 대한 민원처리기간은 ‘민원사무처리기준표(행정안전부고시제2009-15호)’에서 공시하고 있는 바에 따라 8일이나, 통상적으로 4-5일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영주권소지자한테 실재 영주권이 발급됐는지 그 발급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해당국 대사관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중남미국가들의 경우 그 여부를 확인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2달”이라며 “여권발급에 대한 민원처리기간이 8일인 점과 민원인의 편의를 고려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중남미국가들의 영주권 진위여부를 확인한 후 거주여권을 발급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설명해 거주여권을 신청하는 민원인에 대한 신원확인절차에서 개선할 부분이 발견돼 관계당국의 보완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 P사 “해당직원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일 아냐”

한편 P사(A카지노 본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와 같이 우리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로컬마케팅팀 해당직원들이 개인의 실적을 증대하고픈 과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해당직원이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고객들 중 본인도 신분에 전혀 하자가 없다고 듣고 모셔온 분도 있고, 영주권·여권 위조에 가담하는 에이전트인지 모르고 여권발급을 의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우리 카지노에서 관리하는 VIP 고객이 약 1만 명으로, 이 중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된 고객이 중남미여권소지자 7명이었다”면서 “이 분들 모두가 불법한 신분으로 출입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여권·영주권 위조에 조직적으로 가담해 그 같은 일을 벌였다면 우리 VIP 고객 1만여 명 중 불법신분으로 적발된 인원이 7명 밖에 안되겠느냐”며 검찰의 수사결과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또 “문제가 된 이 고객들은 우리 직원이 모셔온 것이 아니고, 대부분 카지노 에이전트 소개로 온 분들”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해 법정에서 검찰과 P사 간에 뜨거운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외국영주권을 위조해 해외이주자로 신분을 둔갑시키고 거주여권을 발급받아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한 내국인 도박자들과 이를 방조한 일당을 최초 확인·적발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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