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이상배 기자] 정신나간 선생들의 도발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30대 여교사가 남중생과 성관계를 맺는가 하면 20대 윤리교사가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여고생에게 음란메시지를 보낸데 이어 기숙학원 원장이 7명의 여학생을 상습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숙학원장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이 약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을 사이비 교주화시켰다. 자신과 성관계를 맺으면 성적이 오른다는 말로 학생들을 꾀어낸 것. 상급반 진학을 원하거나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들은 기숙학원장의 말을 반신반의 하면서도 미신이라도 믿는 심정으로 그의 말을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운영하는 기숙식 입시학원에 다니는 여학생 7명을 상습 성폭행한 학원장이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 어떻게 이런일이…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금천구 소재 A기숙학원에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15~18세 여학생 7명을 19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와 성관계를 하면 '테스트'에 통과할 수 있고, 학업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마치 자신과 성관계를 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되는 것처럼 속여 어린 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
정씨가 이 같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숙학원의 폐쇄성도 한몫 거든 것으로 드러났다. 기숙학원 내에서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고 외부 출입마저 통제된다는 점을 철저히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정씨는 피해학생들이 다니던 학교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5층 빌딩의 2층에 학원을 차린 뒤 학원생을 모집했다. 학원 건물 1, 2층에서는 강습을 하고 3, 4층 고시원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기숙생활을 겸한 학원으로 홍보하고 이곳에 학생들을 머물게 하면서 관리해왔으며, 자신은 해당 건물 5층 옥탑방에 거주했다.
학원을 운영하는 동안 정씨는 평소 사이비 종교집단의 교주처럼 군림하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 시켰다. 성적향상이라는 중압감에 억눌려 있는 피해학생들에게 스스로 면죄부를 줘가며 인면수심의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것. 더욱 충격적인 점은 피해 학생들 중에는 친자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사건을 조사한 금천경찰서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기숙학원을 믿고 자식들을 맡겼는데 정씨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순진한 학생들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조사 결과 정씨가 피해 여학생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판단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입시에 대한 중압감을 이용해 성관계를 맺은 것은 처벌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피해 학생 중 일부는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씨의 범행은 학생들과 면담을 하던 중 이상한 낌새를 챈 학원 선생님의 신고로 드러났고, 검찰은 징역형과 함께 전자발찌 부착을 구형했다.
파렴치한 정씨의 범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성적을 올리기는 커녕 성(性)적을 올렸네" "학생들은 심신이 얼마나 미약하길래 그런 말에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애들 성적 올리려고 기숙학원까지 보내는 부모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정신나간 학원선생들
그런가 하면 지난 8일에는 9살 난 초등학생 여아를 여러차례 성추행하고 성병까지 옮긴 태권도장 간부에게 중형이 선고돼 충격을 줬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인욱 부장판사)는 인천 소재 모 태권도장 부관장 최모(35)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학원 수강행 김모(9·여)양을 성추행한 혐의에서다. 아울러 법원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부착과 함께 신상정보 10년 공개 등도 명령했다.
최씨는 수강료를 내지 못한 김양이 어머니로 가장해 전화하다 발각되자 이를 빌비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김양을 성추행했다.
최씨는 어린 김양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뒤, 휴일에 학원을 방문하게 해 음란물을 보여준 뒤 그대로 따라할 것을 강요하는 등의 방법으로 성추행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씨의 이 같은 범죄행위로 김양은 유레아플라즈마(질염을 일으키는 세균) 유레아리티쿰 균에 감염됐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상당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김양의 진술이 초등학교 3학년이 지어냈다고 보기에는 너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면서 "사건직후 실시된 김양의 진료소견과 최씨를 검사한 결과, 성병을 일으키는 균이 발견된 점을 고려하면 김양은 최씨로 인해 성병이 감염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사건 정황상 실형 선고가 불가피 하다"면서 7년과 전자발찌 부착 20년, 신상정보 공개 10년을 선고한 뒤 아동놀이시설 접근금지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사설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학원장이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재직하던 중 여고생 3~4명에게 성추행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A교사는 전북 모 지역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중 지난해 11월 한 달간 기간제 교사로 고등학교 강단에 섰고, 이어 지난 5~6월에도 강단에 섰다.
그는 단 두 차례 두 달에 걸쳐 강단에 섰을 뿐이지만 자신의 학원을 다니던 학생들과 낯을 익힌 상황에서 강단에 서게 되자 학생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학생들을 농락했다.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접근하는가 하면 방과 후 학생들을 따로 불러 드라이브를 하면서 스킨십을 시도한 것.
피해 학생중에는 학원 수강생 말고,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수업을 하면서 알게 된 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전라북도교육청은 생활지도 담당 장학사를 급파해 사실 관계 확인 작업을 벌였다.
최근 학교 교사들의 성추행 사건에 이어 학원 선생들까지 어린 학생들의 어린 성을 유린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