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치졸한 행동’이냐, ‘언론 플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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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 먹튀 매각’ 루머 진원지는 진로?

대전·충남지역 소주 업체인 (주)선양에코원과 국내 최대 주류업체인 진로간의 경쟁이 한바탕 진흙탕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선양과 관련된 한 인터넷 기사에서 이른바 ‘선양 먹튀 매각’이란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이 경쟁 업체인 진로 대전지점의 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선양은 지난 8월 대전의 한 인터넷 언론에 자사 기사와 관련하여 ‘조웅래 선양 회장이 회사를 팔아먹고 튈 것’이라는 원색적인 댓글을 단 ‘The One’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네티즌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진로 직원 ‘명예훼손’ 혐의

11월 11일 경찰 및 선양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선양과 관련, 지역 인터넷 언론에 댓글로 매각설 등을 퍼트린 사람은 진로 대전지점의 직원으로 확인됐다. 선양은 그동안 ‘선양이 다른 대기업에 팔린다더라’, ‘이제 지역소주가 아니니 팔아줄 필요가 없다’는 식의 소문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선양에 따르면 당시 댓글은 ‘선양 팔고나면 그만, 선양소주 매각하려나보네요. 900억 원! 바보같이 지역 발전을 위한답시고 열심히 먹었는데 결과는 회장 한 사람의 배만 불렸네요’, ‘먹고 튀면 그만... 조 회장이 선양을 인수한지 5년이 지났지요! 500억 원 정도의 큰 매각차이가 있는데 먹고 튀지 않을 사람 누가 있나요! 돈은 이렇게 벌어야 합니다. 대단합니다. 회장님!!’ 등 음해성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선양은 글을 올린 아이디를 골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해당 아이디에 관한 통신자료를 확인하여,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이 경쟁관계에 있는 진로 직원이란 사실을 밝혀내 최근 불구속기소 의견을 검찰에 보냈다.

선양 관계자는 “최근 지역 인터넷신문의 매각설 관련 악성 댓글 4건에 대해 명예훼손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 결과 진로 직원 3명으로 확인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조웅래 회장을 둘러싼 ‘먹튀 매각’ 루머는 지난 2004년 조 회장이 선양을 인수한 이후 매출이 증가하면서 최근 5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왔다는 게 선양 측 설명이다.

선양은 처음부터 루머의 진원지로 진로를 의심했다. 하지만 심증 뿐 있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어 그동안 대응을 못하다가 이번 악성댓글을 계기로 수사를 의뢰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익명을 요구한 선양 관계자는 “조 회장이 선양을 인수한 이후 신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지역에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기업 이미지까지 날로 좋아지자 진로 측이 먹튀 소문을 퍼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먹튀 매각 루머로 인해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향토 기업’이라는 회사 이미지까지 실추됐다”며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야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이런 치졸한 방법으로 힘들게 하면 어쩌란 말이냐. 앞으로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방침”이라며 푸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진로 관계자는 “직원이 개인적으로 뉴스에 댓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이번 사건에 진로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진로 관계자는 “그동안 선양의 매각설이 많이 나왔던 게 사실”이라며 “전혀 황당무계한 내용을 직원이 유포시킨 것도 아니고 더구나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을 올린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선양 ‘진로 행위는 부도덕’

사실 선양의 이른바 ‘먹튀’ 루머는 2005년 현 경영진이 선양을 인수할 때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700~900억 원에 매각한다더라”는 등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온 상황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웅래 회장은 지난 2004년 12월 판매 부진으로 위기에 빠진 선양을 조웅래 회장이 인수했다. 조 회장이 인수하기 전 선양은 대전에서 40%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조 회장 인수 후 선양은 비역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특히 2005년 9월 소주에 산소를 녹여 넣은 산소소주 ‘맑을린’을 출시하여 시장점유율이 60%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최근에는 자사 소주 제품인 ‘O2린’에 사용된 산소용존공법이 한국·중국·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특허를 받는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O2린’의 산소용존공법은 대둔산 자락의 숲속나무가 뿜어내는 자연산 산소를 모은 뒤 순산소로 농축, 차에 걸쳐 소주원액 속에 용해시켜 넣는 기술이다.

선양은 2005년 숲속에서 자연산소를 모아 순산소로 농축, 소주에 녹여 넣는 산소용존공법에 대해 우리 특허청은 2006년 특허(제 10-0664599호)를 부여했다. 또한 미국·중국·일본에 특허를 신청했다. 2009년 1월에는 중국특허청에서, 올해 2월에는 일본에서 특허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9월 미국 특허청은 특허를 인증하고 10월 8일 선양에 이를 인증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처럼 선양은 세계 강대국들로부터 소주 제조 기술의 독보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외국시장진출에서도 큰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선양은 아시아권은 물론 아메리카, 유럽에서 수출에 대한 문의가 몰려들고 있고 여러 나라와 협상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는 ‘산소가 많이 녹아있는 소주가 숙취해소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충남대 연구논문이 국제학술지인 ‘알코올중독의 치료와 연구(ACER)’에 실리면서 산소용존공법으로 만든 ‘O2린’은 숙취해소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술로 유명세를 탔다.

또한 선양은 지난해부터 O2린 소주 한 병 당 100원의 장학금을 적립, 천안지역 16개 고교의 급식비로 지원해오고 있고 올해는 지원액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선양의 천안지역 고교급식비 지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음식업소 대표들이 선양 소주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화답하고 있어 선양 소주 판매량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이렇게 선양의 비약적으로 거둔 노력이 지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면서 반대로 경쟁 기업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선양 관계자는 “대전·충남 지역에서 설 자리를 점점 잃게 된 라이벌 업체가 선택한 방법이 고작 기업 흠집 내기”냐며 “대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라는 점에 대해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선양 관계자는 "이러한 부도덕한 행위는 선양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을 키워 반전을 시도해 보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며 "대기업이 지역 중소기업을 죽이는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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