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강 여객운송 사업 인수전에는 CJ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이 사업에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은 한강 여객운송 사업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반증이다.
‘무주공산’된 한강 여객운송 사업권
11월21일 관련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CJ그룹을 위시한 일부 대기업은 C&한강랜드의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C&한강랜드는 물론 최대 주주인 우방랜드와 지난 3월 우방랜드를 인수한 이랜드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재계에 알려졌다.
이러한 소문이 퍼지자 11월 22일에는 C&한강랜드의 최대주주인 우방랜드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우방랜드는 계열사 사업권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 기대감에 오후 들어 주가가 13% 이상 크게 올랐다.
그동안 C&한강랜드는 여의도·뚝섬·선유도 등 한강 유람선과 관련된 운송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아울러 유람선 운행에 따른 다양한 크루즈 상품을 비롯하여 외식 사업권까지 보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알짜배기 사업’이다.
하지만 C&한강랜드는 임병석 회장이 비리 수사를 받는 바람에 현재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상태. C&한강랜드가 신규 사업을 진척시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강 여객운송 사업은 사실상 공중에 붕 뜬 상태나 다름없다.
이에 C&한강랜드 사업권을 놓고 대기업들이 꿈틀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긍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탐지한 기업들 상당수가 사업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이들 대기업은 C&한강랜드의 관람 수익을 중심으로 한 여객운송 사업성에도 주목하고 있지만, 특히 여객운송 사업은 다양한 부대사업을 창출하는 게 가능해 부가가치를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한강 주요 선착장을 중심으로 테마형 패키지 유람 상품을 통해 관광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한 향후 전폭적인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대형 크루즈 사업은 물론 선상 외식사업도 펼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아울러 유람선을 버스나 지하철처럼 기업 광고 툴로 전폭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전문가 상당수는 “한강 여객운송 사업의 미래 성장 가치는 매우 높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여객운송 사업은 단순히 한강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여객운송 사업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 활로와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개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대기업들은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높은 잠재성에 기업들 주목
이처럼 한강 여객운송 사업은 매력도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최근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 중단과 더불어 C&그룹 수사까지 확대일로를 걸어 어려움에 처하자 많은 기업들이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방랜드를 인수한 이랜드 또한 C&한강랜드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C&한강랜드가 아직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른바 ‘교통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그룹은 C&한강랜드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CJ는 의욕적으로 펼쳤던 엔터테인먼트 및 외식 사업의 성장세가 안정적이지만 더 이상의 커다란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C&한강랜드가 지닌 높은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해상운송사업권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을 결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외식 사업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CJ인 만큼, 한강 여객운송 사업을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라는 ‘노다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일순위’로 꼽히는 CJ그룹 이외에 C&한강랜드 사업권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다른 기업들은 C&한강랜드의 시설물 저당 권리를 보유한 한국캐피탈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한국캐피탈이 부각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캐피탈은 C&그룹이 C&한강랜드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던 지난 시절 시설물을 담보로 대출을 한바 있어, C&한강랜드가 보유한 시설물에 대한 저당권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C&한강랜드가 향후 독자적으로 사업을 더 이상 영위하지 못할 경우가 생기면 이 시설물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은 한국캐피탈로 귀속된다. 현재 상황으로는 C&그룹이 정상적인 기업 운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그만큼 한국캐피탈의 위상이 올라가게 되는 게 자연스럽다.
이러한 상황을 예리하게 포착한 몇몇 기업은 C&그룹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수사가 장기화 되면 C&한강랜드 사업에 치명적인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아예 시설물 처리 권한을 보유한 한국캐피탈에 적극적인 러브콜 공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물밑 쟁탈전’에 대해 한국캐피탈은 “현재 C&한강랜드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다른 기업들과 사업 논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한국캐피탈에 사업 인수에 관한 문의를 해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인수 건은 C&한강랜드가 최종적으로 판단해야할 몫“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당사자 격인 C&그룹 관계자는 “CJ그룹뿐만 아니라 몇몇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우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사실상 C&한강랜드 사업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회계법인과 컨소시엄까지 구성해 로비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