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만 불어온다고 여겼던 황사가 올 겨울에 유독 심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고비사막과 내몽골 등 황사 발원지의 강수량이 적어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황사가 발생했으며 12월 중순까지도 국내에 황사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으레 황사가 불면 그에 따라 기관지염이나 천식, 결막염 환자들이 다른 기간에 비해 2∼3배 늘어나곤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황사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늘어나 황사가 일으키는 질병 또한 수도 없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이다. 겨울철 차고 건조한 공기에 황사까지 겹치면 아토피 피부염, 비염, 기관지염, 천식, 결막염 등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차고 건조한 공기에 황사까지, 아토피·비염 등 조심
황사 속에서는 카드뮴, 납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아황산가스, 알루미늄, 구리, 다이옥신 등도 검출되고 있다. 오염물질은 예민한 피부를 자극해 가려움증, 따가움, 발진, 발열 등을 유발시키고, 황사를 싣고 오는 건조하고 세찬 바람은 피부의 수분을 앗아가, 급기야 아토피 피부염을 심하게 한다. 또한 오염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는 비강 내 점막을 자극해 비염이나 축농증 증세를 증폭시키고, 호흡기 내로 깊숙이 들어가 기관지와 폐에 염증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황사는 폐 기능계(肺臟)를 전반적으로 예민하고 약하게 만들어 각종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리게 하고 합병증에도 취약하게 만드는, 한마디로 '호흡기계 허약 체질' 형성의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아이누리한의원 서초점 황만기 원장은 "아토피나 비염이 있는 아이는 황사가 불어올 때 천식이 있는 아이만큼 돌보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 나은 듯 보이는 아토피나 비염이 황사로 인해 다시 심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허약한 부위를 보강하는 만큼, 생활 관리도 중요!
황사로부터 아이의 아토피, 비염, 천식 등이 다시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미리 허약한 부위를 보강하는 것만큼이나 생활 대책도 중요하다. 다음의 몇 가지를 기억해 두자. 첫째 황사가 심할 때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 마스크, 모자, 아이용 선글라스 등을 챙긴다. 외출 전 보습 크림을 촉촉이 발라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 준다. 아이의 옷은 먼지가 잘 붙지 않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입힌다.
둘째, 외출했다 돌아오면 밖에서 겉옷을 벗어 먼지를 털고, 손·발·얼굴·머리카락 등을 씻는다. 특히 눈, 코 주변을 미지근한 물로 여러 번 헹궈준다. 아이가 눈을 비비지 않도록 조심시킨다. 또한 황사가 심한 날 입은 옷은 바로 세탁한다. 셋째, 평소 코 점막이나 기도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이왕이면 중금속 배출 효과가 있는 모과차, 오미자차, 구기자차, 옥수수차 등을 준다. 자기 전에는 약한 소금물로 목을 헹궈주고, 식사 후나 자기 전 이를 잘 닦게 하여 입안을 항상 청결하게 하도록 한다. 아침·저녁으로 코에 생리 식염수 한두 방울을 떨어뜨려 주는 것도 좋다.
아이누리 한의원 서초점 황만기 원장은 "사실 어떤 대책도 황사 속 오염물질로부터 아이를 안전하게 지킬 수는 없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 스스로 어떤 외부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면역력을 갖는 것이다. 어떤 질환이든 다 나았다고 생각한 이후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최소한 1∼2년 동안은 꾸준하게 경과 관찰을 하면서 질병에 걸려서 집중 치료를 받을 때와 비슷한 강도로 생활 속의 섭생 지침을 충분히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