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이 건내준 '쪽지' 무슨 의미?
열린우리당 문희상 신임 당의장이 '국민의 속을 확 풀어주는 해장국 정치'를 다짐하고 현장중심의 민생정치화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8일 한나라당이 문 의장의 사법부 개입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이는 지난 7일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중인 강성종 의원으로부터 담당 판사와 사건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내받아 보고 있는 모습이 한 일간지에 촬영된 것이 발단이 되었다.
◆ 재판 사건번호와 담당판사 등이 적혀 있는 '쪽지'
문제의 사진을 촬영한 이 언론은 '문희상 의장, 민생 챙기기'란 기사에서 문 의장의 쪽지 한 장을 읽고 있는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이 사진 설명에는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같은 당 강성종 의원에게 받은 쪽지를 읽고 있다"면서 "강 의원은 지난 총선 기간에 선거법 위반혐의(사조직 및 기부행위)로 선관위로부터 고발 당했으며, 12일 서울 고법에서 2심 선고 공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언론은 이어 "쪽지에는 재판 사건번호와 담당판사 등에 대해 적혀 있다"며 "강 의원의 지역구는 의정부을이며 문 의장은 바로 옆인 의정부 갑"이라고 덧붙였다.
◆ 한나라, "문 의장의 토실토실한 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한 손안에 쥐어진 이 시대 사법부의 실상>이라는 논평을 내 "이 시대의 실상을 보여준다"면서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언론에 촬영된 사진의 모습을 "문희상 의장의 토실토실한 복스러운 손"이라고 묘사하면서 "사법부의 권위도 원칙도 실종된 잇달아 나온 '80만원짜리 선거법위반 벌금'의 의문이 대충 짐작되는 한 장의 사진"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전 대변인은 또 "실세에서 이제 명세가지 거머쥔 우리나라 책임다수당인 열린우리당 문 의장의 손안 작은 쪽지가 쥐여져 있다"면서 "보통사람이라면 그의 손안에 쥐어진 이 쪽지의 정체를 보며 열린우리당이 펼치는 정치의 현실을 짐작하고도 남으며 동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그는 "문 의원의 한 손에 재판사건번호와 담당판사 이름이 적힌 쪽지가 쥐어지듯 지금 이 정권의 손에는 쥐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며 "겉으로는 사법부의 독립을 말하면서도 한손에 사법부를 장악하고자 한다는 의도를 이 한 장의 사진이 말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이 시대의 실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적나라한 역사"라면서 "지금은 이 시대의 '실상'이자만 곧 올 다음 시대에는 수치와 분노의 사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병수 제1정조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당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많이 연루돼 의원직을 박탈당하자 재판부와 검찰에 불만을 제기했었다"면서 "최근 선거법 재판 자체가 80만원이나 50만원 정도의 벌금이 내려지면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됐는데 이 사진은 그런 정황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 의장은 민생경제에 주력하고 부정부패에 연루된 동료의원을 감싸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같은 당 강재섭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문 의장에게 "해장국 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술 퍼먹고 속 쓰리게 하지 않는 게 났다"며 "놀부가 다리 부러뜨려 놓고 치료해준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꼬았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모 언론에서 사법부에 대한 압력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문 의장은 "요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사법부에 그런 압력을 넣을 수 있겠냐"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진짜 대단한 사람이겠다.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해명했다. 또 오영식 원내대변인은 "단순히 소속 의원이 지도부에 신상에 관련한 사실을 알려준 것"이라고 한라당의 의혹 제기에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은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1년,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