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강원도 산불때 ‘골프’ 파문
이 총리, 강원도 산불때 ‘골프’ 파문
  • 민철
  • 승인 2005.04.0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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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이 총리 자진사퇴 촉구
이해찬 총리가 강원도 고성.양양에서 산불이 났던 지난 5일 식목일 행사를 마치고 총리 비서실 국무조정실 고위 간부들과 함께 골프를 쳤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조영택 국무조정실장 및 총리실 비서진 8명과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이 총리는 이날 경기도 포천 광릉수목원에서 식목일 행사를 마치고 오후 2시쯤 골프장에 도착해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바로 이 시간은 양양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오후 들면서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돼 낙산사와 낙산비치호텔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시간에도 이 총리는 골프를 치고 있었으며, 오후 4시쯤 다시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골프를 중단한 뒤 서울로 향했다. 이 총리는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긴급대책회의 소집을 지시했으며 이 때문에 강원지역 산불대책 관계장관회의는 오후 6시30분이 지나서야 열렸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식목행사중 산림청으로부터 산불이 잡혔다는 보고를 받고 골프를 예정대로 진행했다"면서 "산불이 재발됐다는 소식을 들은 즉시 중단하고 귀경하면서 강원도지사, 국방부장관, 소방방재청장 등에게 신속한 대응을 지시하는 한편 긴급관계장관 대책회의 소집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총리가 골프를 시작하던 오후 2시는 오전에 잡힌 듯했던 불길이 다시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서울로 돌아오던 시각에는 불길이 낙산사로까지 옮겨 붙던 시각이었다는 점에서 '너무 안이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권에서는 지난 5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골프장을 찾은 이해찬 총리의 처신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졌다. '참여정부의 모든 것은 골프로 통한다'며 8일 이 총리를 맹비난했던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오늘도 이 총리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전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설사 산불이 잡혔다고 하더라도 피해 범위가 컸던 만큼 총리가 골프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특히 "총리가 야당 지도부보다 늦게 산불 대책회의를 소집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이번 일에 대해 이 총리는 어떤 경우라도 할 말이 없다"며 "오는 11일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문제를 따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동당 홍승하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이 총리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홍 대변인은 "해마다 봄 건조기에 산불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도 이 총리가 긴장을 늦춘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산불이 소강상태였다'는 이 총리의 변명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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