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정세균, ‘2인자 경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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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정세균’ 향후 행보는...

[시사포커스=이경익 기자] 한나라당이 연말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정세균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방식에 일제히 비난하며 당이 앞으로 가야할 노선을 제시했다.

특히 정동영 최고위원은 최근 손학규 대표와 햇볕정책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며 당의 정체성을 언급한 적이 있어 그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세균 최고위원 역시 본격적 세규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이번 이슈를 통해 행동반경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영 “민주당 정체성 재무장 한 뒤 투쟁해야”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당의 정체성에 대해 가장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손 대표의 방향성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당의 ‘햇볕정책’을 두고 손 대표와 논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 확실히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었다.

손 대표는 “대북 평화 포용정책이 기본임은 틀림없지만 햇볕정책이 모든 것을 다 치유하고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며 “햇볕정책은 평화를 위한 하나의 조건이지 충분한 평화의 조건은 아니다”고 보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포용정책은 민주당의 정체성이자 뿌리 그 자체인데 이것을 폄하하거나 부정한다면 이는 민주당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스스로 반평화, 반자유주의의 한나라당을 압도할 확고한 신념과 철학으로 무장되어 있는가. 민주당이 과연 대안인지 스스로 성찰하고 고민해야 한다”면서 당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손 대표와 다른 노선을 보여주고 있는 정 최고위원도 이번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해서는 크게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부유세를 보완하며 당의 내실 다지기에 들어가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싸우지 말라고 하시지만,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다면, 그것은 비굴한 삶을, 굴종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준비해야 할 것은 대안이 되는 노력”이라며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어제 밤 국회 천장을 보며 본회의장 바닥에서 자면서 2004년 3월 11일, 12일이 생각났다”며 “탄핵을 밀어 붙인 당시 한나라당은 망하는 길을 선택했고, 이제 그 정권의 말로가 다가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연평도 포격과 굴욕적인 FTA 협상, 4대강 예산 날치기, 박근혜 전 대표 사찰하는 반민주주의 이것은 모두 한 묶음이고 하나”라며 “반민주, 반평화, 반자주, 반국민적인 이 정권의 속살이 고스란히 국민 앞에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정 위원은 “오늘 이 순간을 우리 국민 가슴속에 머릿속에 똑똑히 박아놓고 우리 민주당을 돌아봐야 한다”며 “과연 민주당은 반평화, 반자주, 반국민, 반생명에 있어서 한나라당을 압도할 확고한 평화의 철학과 실천으로 무장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이 날치기 국면에 우리가 보여줄 것은 민주당이 과연 대안인가 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성찰하고 고민하고, 우리가 인정만 받는다면 우리 국민은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애타게 국회가 무너지는 장면을 TV로 보면서 희망, 대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비장한 각오로 맞서야 할 때”


정세균 최고위원 역시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에 대해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정 최고위원은 “후안무치한 이명박 정권과 함께 하는 제1야당으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할 말이 없다”며 “이명박 정권은 민주정부를 포기하고, 이제 파쇼의 길로 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은 어떻게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말살할 수 있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에 예산 심의권을 완전히 박탈하고, 행정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편성되는 예산이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금년에 탄성하게 되어있다”라면서 “과거에 이명박 정권이 예산안을 날치기 할 때도 최소한의 심의는 거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데 금년에는 증액논의를 해야 될 시점인데, 전혀 그 논의를 하지 않을 채 밀실에서 한나라당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손질을 해서 예산안을 날치기 하고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태까지 이런 정도의 부실한 예산심사는 한 번도 없었다”며 “이것은 독재라고 볼 수밖에 없는 만큼 결코 좌시해선 안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에는 어떻게든지 최소한 상임위원회에서 상정이라도 해서 날치기를 하는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했던 여당이 이제는 그런 노력마저 포기하고 상임위원회 상정이 됐던 말든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겠다고 하는 완벽한 의회주의의 파괴, 의회말살을 우리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위원은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이 정권의 의회말살과 의회파괴에 맞서서 싸워야 할 시점에 도달한 상태로, 3권 분립이 완전히 파괴되는 의회주의가 말살된 그런 민주주의는 지구상에 없다”며 “민주당은 한나라당 정권에 의해서 파괴되고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살려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정 최고위원은 한미 FTA 협상 비난 등 현 정권을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치권 현안에 전면으로 나서며 그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산행을 통해 세규합 행보를 이어나가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도 앞으로 정 최고위원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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