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총리 공식 사과
이해찬 국무총리는 식목일이었던 지난 5일 강원도 양양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총리실과 국무조정실 간부들과 함께 골프를 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은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더 신중해져야 한다" 며 식목일 골프 문제를 언급한 뒤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 총리는 "식목일에 골프를 친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안이한 판단을 했기 때문에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며,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저 자신을 근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가 평소 여야 의원들이 각종 사안에 대해 정부의 사과를 요구할 경우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거부하거나, 여러가지 이유를 달면서 애매한 답변을 해왔던 사실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눈앞에 두고도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고 쏘아붙일 정도로 고개숙이는 법이 없었던 이 총리로서는 짧은 사과로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몸을 낮춘 것은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적지않은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은 "이 총리가 여당 의원 질문에 사과하는 모습과 겸허한 자세를 보인 것은 총리의 다른 모습 보는 것 같아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가 야당 의원의 추궁을 피하기 위해 여당 의원에게 미리 사과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 듯 "총리가 식목일 골프친 것은 잘못됐다"고 재차 추궁했지만, 이 총리는 "예"라고 답변하며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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