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들, 화려한 ‘귀환’
왕의 남자들,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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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개각’의 의미

‘12.31개각’에서 이른바 ‘왕의 남자들’이 복귀해 눈길을 끌었다. 박형준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각각 사회특별보좌관과 언론특별보좌관으로 청와대에 복귀함에 따라 집권 4년차 ‘왕의 남자’들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박 사회특별보좌관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 대변인과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등을 맡으면서 ´이명박 사람´으로 부상했다.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은 정통 언론인 출신으로 알려진 이 언론특별보좌관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 핵심 실세 인사로 떠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권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여권이 당·정·청 쇄신 논란을 겪을 때마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공격대상이 됐고, 지난 해 7월 청와대에서 동반 퇴장한 후 5개월만에 MB맨으로 전격 복귀하게 됐다.

여기에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 미디어 전문가’인 정병국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과 ‘머리’ 역할을 해온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해 12월 31일 청와대로 귀환했다.

이들은 대표적 ‘MB맨’으로 청와대 수석으로 재직할 때 당시 국정기획수석을 맡았던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순장(殉葬) 3인방’으로 불린다. 이번 내각에서 이들에겐 청와대 ‘상근 특별보좌관’이라는 직위가 부여됐다.


대통령의 신뢰 입증


박형준 전 정무수석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 대변인과 당 대변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위원 등을 맡았던 이 대통령 측근 가운데서도 측근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4.9 총선 때에는 친박(친 박근혜) 바람에 밀려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지만 두달 뒤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 전 수석은 홍보기획관 시절 정부의 홍보정책을 체계화하는데 기여했으며 최근 정부의 중도실용 및 친서민정책 입안, 추진에 크게 기여했다.

여권 내 대표적인 전략 이론가로 꼽히며,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 대변인과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등을 맡으면서 ‘이명박 사람’으로 부상했다.

2008년 총선에서 패한 지 두 달여 만인 6월 수석급인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뒤 정부의 홍보정책을 체계화했고 지난해 8월에는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대통령의 신뢰를 입증했다.

중도실용과 친 서민정책을 입안한 것도 공(功)으로 꼽힌다. 지난 7월16일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떠난 뒤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5개월여 만에 다시 이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 핵심 실세 인사로 떠오른 인물이다.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은 정통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 7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잠시 물러났다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으로 복귀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캠프에 비교적 뒤늦게 공보특보로 합류했으나 폭넓은 대(對) 언론 관계와 특유의 정치감각으로 이 대통령의 신뢰를 받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에 이어 현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년 6개월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순발력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대통령의 입’으로서 성공적인 역할을 해냈고,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2009년 8월에는 홍보수석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정권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여권이 당.정.청 쇄신 논란을 겪을 때마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공격대상이 됐고, 올해 7월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뜻에서 ‘순장(殉葬) 3인방’으로 불렸던 박형준 박재완 전 수석과 함께 청와대를 떠났다.

동아일보 도쿄(東京) 특파원을 거쳐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으며 한국기자상, 서울언론상,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상 등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청와대에서 물러난 뒤로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을 장관 자리에 쓰기에는 부담이 컸다고 한다. 대신 이 대통령을 폭넓게 보좌할 수 있는 특보로 교통정리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이 전 수석은 임기 후반기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남겨뒀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물러난 뒤 정치특보를 지내다 장관에 발탁됐다.


‘역할론’ 주목


특히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이 두 사람의 정무적인 감각과 대안 제시 능력을 그리워하고 있고,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전화통화를 통해 조언을 구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컴백’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 때문에 비록 타이틀은 비상근 대통령 특보이지만 두 사람의 복귀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일반적인 평가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외에 대선 캠프 출신의 수석비서관이 없는 상황에서 이 특보와 박 특보는 앞으로 이 대통령의 각종 구상과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 특보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홍상표 홍보수석과 손발을 맞춰 홍보정책을 조율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사회특보와 언론특보의 역할은 일단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구상을 보좌하는 일을 하게 될 것으로 박 전 수석은 사회 전반의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언론특보로 활동하게 된 이 전 수석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각종 미디어 정책 등에 관여하게 된다.

특히 박 전 수석은 대선 캠프 때부터 ‘큰 그림’을 잘 그리는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2년반 동안 이 대통령의 ‘입’ 노릇을 했던 이 전 수석도 정무·홍보 감각이 탁월하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또 이들은 앞으로 청와대 특보를 맡다가 총선에 출마하거나 내각 또는 청와대 정규 참모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야당의 비판이 예상됐음에도 이들이 청와대로 재입성한 것은 집권 4년차에 이들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직책은 바뀌었지만 수석비서관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대선캠프 출신 수석비서관이 거의 없는 청와대에서 이명박정부의 집권 후반기 레임덕 방지를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두 사람을 다시 지근거리로 불러들인 것도 집권 후반기 이들의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회특보는 여러 민심 변화와 흐름을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특보가 아니라 사회특보로 이름을 붙인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특보는 종합편성채널 선정으로 내년부터 급변하게 될 각종 미디어 환경과 언론정책 등에 대한 조언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두 특보의 역할과 현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의 업무가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이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기존 보좌 조직과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특보 정치’가 또 다른 국정 혼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미디어정책 전문성 탁월”


여기에 정치인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정병국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발탁됐다. 정 위원장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은 문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이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정 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분야에서 오랫동안 계속 계셨던 분이고, 누구 못지않은 전문가라는 부분이 평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문화장관 내정자는 문화, 홍보 및 미디어정책의 전문성이 탁월해 문화체육관광 행정을 창의적으로 선진화해나갈 적임자”라고 내정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정 위원장은 의원 입문부터 3선인 지금까지 11년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지켜온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 미디어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 입안에 깊이 관여했으며, 지난해 미디어관계법 국회 통과에도 견인차 역할을 한 바 있다.정 위원장이 개각 때마다 문화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돼왔던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더욱이 정 위원장은 해병대 헌병 출신인 데다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 때부터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왔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뒤 대통령 제2부속실장을 역임했고,16대 총선부터 경기 양평. 가평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18대 국회 들어서는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미디어발전특별위원장,서민행복추진본부장 등 당의 요직을 지냈다.

특히 2004년 한나라당 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 정치수요모임’ 대표를 맡으면서 당 개혁을 주창, 남경필, 원희룡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란 신조어를 낳는 등 개혁그룹의 간판 이미지도 갖고 있다.

연극과 미술, 오페라에도 조예가 깊고, 외모와 뿔테안경, 그리고 특유의 추진력과 성실함 때문에 ‘슈퍼맨’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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