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후계 구도 이미 완성됐다’
애경그룹 ‘후계 구도 이미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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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형석 부회장’ 중심 가족들 똘똘 뭉쳐 경영

요즘 재계는 애경그룹의 일대 도약에 주목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지난 몇 년 간 이른바 ‘모자(母子) 경영’을 펼쳐 유명세를 탔다. 장영신 회장과 장남 채형석 총괄 부회장 두 모자의 리더십이 그룹의 성공으로 이끈 견인차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장영신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확실히 보이면서 올해 애경그룹의 행보에 더욱 커다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과 세 아들, 외동딸이 모두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족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장영신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애경그룹은 장남인 채형석 총괄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여 경영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고 있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 심혈을 기울여

현재 애경그룹은 채형석 부회장이 그룹 총괄부회장 겸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차남 채동석 부회장은 유통·부동산개발 부문, 3남인 채승석 사장은 애경개발, 사위 안용찬 부회장과 딸 채은정 부사장은 생활·항공 부문을 함께 이끌고 있다. 

애경그룹은 가족 간의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분야인 유통업을 의욕적으로 계속 확장시키고 있다. 아울러 항공 시장 쪽에서도 틈새를 공략하며 점진적으로 성장을 거듭해가고 있다. 또한 소비재 및 신소재 개발에도 사업 영역을 의욕적으로 넓히고 있다.

이처럼 가족 경영으로 상징되는 애경그룹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단연 채형석 총괄 부회장이다. 채 부회장은 지난 2001년 애경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장영신 회장 등 부모 세대가 이뤄놓은 애경그룹의 성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주력해왔다.

또한 채 부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항공사업 진출을 비롯하여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애경그룹의 면모를 새롭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 부회장은 기존 생활용품과 화학 산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항공과 유통·레저·부동산 개발 등으로 다각화하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항공업 진출과 삼성플라자 인수 등을 통한 유통업 강화는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채 부회장의 결단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주변 평가다. 사업 추진 초기 일부의 우려를 딛고 밀어붙인 신규 사업이 그룹 성장 동력으로 성공리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채 부회장의 역량이 충분히 평가받을만하다는 것이다.

채형석 부회장은 2006년에는 총괄부회장 겸 그룹CEO에 오르며 그룹 내부에서 실질적인 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채 부회장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애경그룹은 사업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채 부회장은 “10년 후 재계 20위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로 각 부문별로 핵심 역량을 강화하며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채형석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섬세함과 치밀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채형석 부회장은 애경백화점 설립 초기 당시 대표이사로 백화점 운영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본인이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정기세일처럼 백화점에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채형석 부회장은 주차장에 나가 직접 주차 안내를 하는가 하면 직원들의 생일을 일일이 직접 챙기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항공 및 친환경 사업에 역량 집중

채형석 부회장은 어머니 장영신 회장의 검소한 가풍 아래서 자란 덕에 평소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생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채 부회장의 본사 집무실은 3~4평 정도의 규모로 소파와 책상, 에어컨이 집기의 전부다.

이러한 소탈한 면모 때문에 애경이 가족 중심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에도 이렇다 할 문제없이 성공적인 사업 분야 확대로 인해 탄탄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재계는 파악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 따르면 “애경그룹의 전통적인 가족 경영은 노사 간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다는 점이 임직원들 사이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는 그룹 전체에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채형석 부회장은 커다란 시련을 겪기도 했다. 2009년 4월 회사 자금 횡령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8·15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되어 어려움을 딛고 경영 역량을 변함없이 펼치고 있다.

또한 작년 12월에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 애경그룹은 기존의 그룹 경영지원실을 전략기획실로 바꿨다. 이에 대해 애경 측은 “그룹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각 사의 자율 및 책임경영과 그룹 차원의 전략경영간의 조화를 이루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애경그룹이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항공 분야다. 애경그룹 계열인 저가항공사 제주항공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애경그룹 지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반면 산업은행과 제주도 지분율은 떨어졌다. 특히 산업은행의 지분율이 한 자릿수로 낮아져 이채를 띄고 있다.

지난 12월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3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번 유상증자에 따라 제주항공의 자본금은 1100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국내 저가항공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제주항공 증자에는 애경그룹 4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애경유화(340만주)를 비롯해 ▲애경산업(215만3927주) ▲수원애경역사(24만6504만주) ▲애경개발(15만6403주) 등이다. 이에 따라 애경그룹 여섯 개사의 지분율은 75.11%에서 81.7%로 높아졌다. 제주항공의 단일 최대주주는 ARD홀딩스(19.06%)에서 애경유화(34.47%)로 변경됐다.

애경그룹 계열사와 달리 산업은행과 제주도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각각 100억 원, 50억 원을 출자해 2005년 1월 자본금 150억 원으로 설립한 저가항공사다. 산업은행 지분율은 12.4%에서 9.09%로 낮아졌고 제주도는 6.25%에서 4.54%로 떨어졌다.

이와 아울러 애경그룹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친환경 사업이다. 친환경 제품 소비에 동참한 고객들에게 이윤의 일부를 돌려주는 차원에서 ‘장영신 환경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친환경 제품 판매의 수익금 중 일정액을 떼어 연 2억 원씩 5년간 총 10억 원을 적립해 친환경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애경그룹은 협력업체와 ‘그린 파트너십’을 체결해 그린 경영을 하는 업체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동안 애경은 그린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의 ‘환경영 기법’을 협력업체에 전수, 환경영 시스템 구축 및 환경영 전문가 양성을 지원해 왔다. 또한 청정 생산을 추구하고 환경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유해 화학물질 관리대응, 공정진단 및 개선, 품질환경 매뉴얼 작성·보급, 녹색상품 구매 및 유도 등을 연중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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