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경남’ 묶어 팔기에 부산·대구銀 ‘화들짝'
'우리금융·경남’ 묶어 팔기에 부산·대구銀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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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인수전에 공들인 부산·대구銀 ‘당혹

[시사포커스=강현주기자] 정부는 당초 우리금융지주와 그 자회사인 경남·광주은행을 분리 매각할 방침이었지만, 입장을 바꿨다. 우리금융지주의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자회사인 경남·광주 은행까지 묶어서 팔기로 한 것이다.

 

지주사 전환 등 준비작업 해왔는데

이로써, 분리매각을 예상하여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포괄적 주식이전이란 방식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준비해왔다. 지방은행 안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남은행인수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몸집을 키우면 매입자금, 은행규모, 안정적 지배 형태 등 을 갖추게 되어 경쟁 상대를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은행은 2010년 9월 17일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며 ‘경남은행’인수가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여기에 대구은행도 2010년 10월 27일 지주사 전환선언을 했다. 부산은행, 대구은행은 각각 BS투자증권, 부산신용정보, BS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둔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등을 자회사로 둔 DGB금융지주로 발돋움하려 했던 것이다.
 

이러한 소식으로 인해 증권가의 관심도 뚜렷하게 있어왔다. 부산은행이든 대구은행이든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회사의 주가는 올라갈 것이기 때문. 따라서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리포트에 두 은행의 경남은행 인수 참여의지에 대해 앞다퉈 다루기도 하였다.
 

그런데, 경남은행 인수전에 비상이 걸린 것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 “시간을 끌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경남은행과 우리금융이 묶여 팔게 되면 덩치가 커지기 때문에, 부산·대구은행의 경우 자신들보다 큰 덩치를 인수할 의지가 자동적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우리금융 민영화, 빠른 진행 가능할까.

정부관계자의 이번 발언은 우리금융매각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된 것은 우리금융의 가장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가졌던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이때부터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우리금융의 매각이 그만큼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17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법을 결정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민영화의 잠정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각을 의식한 듯, 정부의 이번 방침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조속하게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계에서는 KB금융지주나 산은금융지주가 인수전에 나서지 않는 한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지지부진한 미궁 속으로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마디로, 유효경쟁요건을 완화해도 경영권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게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정부가 경영권 매각을 우선 추진하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바로 지분분산 매각 방식이나 대량 블록세일 방식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관측이 아직 있다.

 

경남은행 인수 어려워질 전망
 
이런 정부의 움직임을 미루어 부산·대구은행 입장으로 봤을 때에는 ‘경남은행 인수’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 분리 매각이 된다면 매각 참여 의사가 있지만, 현 상황으로는 정부의 방침에 순응한다”며 “우리금융까지 합쳐져 덩치가 커지면 부산은행의 이해관계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도 “경남은행과 공동지주사 설립을 위해 공을 들였기에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며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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