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극 대표 작품 ‘대머리여가수’, 한국 입성
부조리극 대표 작품 ‘대머리여가수’, 한국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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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형식을 깬 작품으로, 개성파 배우 안석환 첫 연출

<대물><추노><개인의 취향><꽃보다 남자>등의 인기 드라마에서 조연이지만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던 배우,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배우 안석환이 연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라마에서는 조연이지만 대학로에서는 여러 연극에 주연으로 출연해 꽤 잔뼈가 굵은 그가 선택한 작품은 <대머리여가수>이다. 


 

안석환은 오래 전부터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 <대머리여가수>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 각색하여 관객과 진심으로 함께 호흡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자 구상해 왔다고 전했다. 번안, 연출, 출연까지 이번 작품을 통해 1인 3역에 도전하는 그를 위해 한국 미술계의 거목 임옥상 화백이 심플하면서도 선 굵은 무대디자인을, 전통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의 의상을 이상봉 디자이너가 책임진다.
 

그리고 마임이스트고재경의 참여로 배우와 광대들의 자유로운 움직임까지 더해져 배우 안석환이 아닌 연출가  안석환의 첫 무대에 힘을 실어 원작보다 더 신명나고 흥겨운 코믹 소동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첫 번째 희곡이기도 한 <대머리여가수>는 반(反)연극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1950년 5월 프랑스 파리의 녹탕뷜 극장에서 초연 당시 기존의 ‘연극적 문법을 따르지 않아 획기적’이라는 찬사와 ‘이것은 연극이 아니다’라는 논란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고 많은 관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오네스코는 “일주일은 칠일이고 일,월,화,수,목,금,토의 순서로 되어있다.”와 같은 당연한 사실들을 무대 위에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생경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믿는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 사실은 비논리적이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대머리여가수>는 초연 이래 오늘날까지 50여년 동안 쉼 없이 파리에서 공연되고 있어 명작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이오네스코의 원작이 영국 중산층인 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의 일상을 그렸다면 이번 연극은 번안을 통해 한국 중산층인 서씨 부부와 마씨 부부의 일상을 그려낸다. 영국식 샐러드, 영국 물, 수프와 감자튀김은 미역국, 고등어조림, 김치찜, 감자 볶음으로 탈바꿈하고, 당대의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 언어의 뉘앙스는 그대로 살려 한국 특유의 언어유희로 재탄생시켰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관객들이 공연에 참여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연극적 상상력과 무대의 재미를 관객에서 선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안석환 연출은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의도적으로 무대를 텅 비워 놓는다.
 

관객들이 입장을 시작하면 그제서야 광대들이 등장하여 빈 무대에 무대를 세우기 시작한다. 무대 양쪽에는 또 다른 객석이 들어서 있다.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된 건지 아닌지 혼란스럽기 시작한다.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고 통화하는 관객도 있다. 배우들이 커튼콜을 마쳤는데도 공연은 계속된다.
 

경계가 없는 모호함 속에서 일상이 파괴되고 부조리함이 생성된다. 그러다가 문득 황당해진다. 그런데 코믹하다. 관객은 점점 재미를 느끼고 자연스럽게 공연에 참여하게 된다고 한다.   
 

<대머리여가수>는 일반 관객들이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양한 장르의 연극 무대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시작한 프로젝트로 2010년에 문근영, 강혜정, 김효진, 박건형, 엄기준, 이윤지를 비롯한 여러 스타들을 캐스팅 해 <프루프proof> <풀포러브fool for love> <클로저closer>등의 우수한 작품을 소개한 ‘무대가 좋다’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으로 3월 31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stage2010.com)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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