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에 찬물 끼얹는 추한 한국인들
‘한류’에 찬물 끼얹는 추한 한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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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노’·‘라이따이한’ 등 한국인 2세 혼혈아 문제 심각

코피노(Kophino)는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Philipino)’의 합성어다. 대부분 어학연수와 관광, 사업차 필리핀에서 생활하던 한국 남성과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들을 뜻한다. 이들의 생김새는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코피노의 수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필리핀 국민들의 반한 감정의 골도 깊어 가고 있다. 코피노의 해맑은 눈동자에는 ‘어글리 코리안’의 추잡한 모습이 새겨져 있다.   

‘코피노’란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2세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필리핀 현지에서는 ‘버림받은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통한다. 한국 남성의 냉정하고 매몰찬 귀국으로 인해 필리핀에서 아버지를 모른 채 살고 있는 이들이 많다.

1만 명 훨씬 넘는 코피노

최근 들어 필리핀이 비용 등의 이점으로 영어 어학연수 중심지로 자리 매김됨에 따라 한국 유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가 1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송국을 중심으로 한 언론의 취재 결과 코피노를 낳게 만든 한국 남성의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유학생이 코피노 아버지인 경우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3일 방송된 MBC TV 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인 코피노의 현 상황을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부터 관광객, 사업가, 유학생, 어학연수생 등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인이 급격히 늘어남과 동시에 필리핀 현지에서 코피노는 현재 1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아버지들은 막상 아이가 생기면 연락을 끊거나 떠나버리고 있다. 결국 필리핀 여성 대다수는 미혼모가 됐다. ‘시사매거진 2580’에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한 필리핀 여성은 남편이 써 준 주소가 적힌 종이를 갖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주소가 아닌 욕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SBS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도 지난 1월 29일 밤 11시 ‘버려지는 필리핀 한인 2세’를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혼모와 아빠 없는 아이를 만드는 일부 한국인들의 추한 행태 탓에 세상에 나온 코피노의 삶과 그들의 고통을 전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2010년에만 약 70만 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찾았다. 한국은 필리핀 방문 1위국이 됐으며 이와 함께 필리핀의 밤업소도 급증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때 골프관광이나 섹스관광으로 비난받던 기성세대의 추태를 나이 어린 유학생들이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방송은 “한국 유학생들이 유흥업소 여성뿐 아니라 영어를 쉽게 배울 목적으로 필리핀 여대생과 동거하다가 도망가는 일도 늘어나는 바람에 필리핀 내 반한 감정이 높아만 가고 있다”고 폭로했다.

성에 대한 문란과 무지

필리핀 세부 주정부와 세부 한인회 등에 따르면 2009년을 기준으로 세부를 포함해 만다이·달리사이·막탄 등 세부 시내에 있는 코피노 가정은 대략 200여세대로 알려져 있다. 범위를 확대해 마닐라 등 필리핀 전체로 따지면 약 7천~1만 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부는 지난 10년간 36만 명의 한국인이 방문했으며 2009년만 해도 18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세부 내 거주하는 한인은 1만5천여 명 선이며 필리핀 전 지역에는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연평균 4천여 명, 최고 7천여 명의 어학연수생들이 현지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들 어학

연수생 중 일부는 불법 체류하거나 현지에 아파트를 얻어 필리핀 여성과 동거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과정에서 코피노가 탄생하고 있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코피노의 아버지 중 20대 나이의 어학연수생이 무려 90%나 차지하며 30대 직장인이 8%, 기타 2%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게 된 데에는 물론 한국인 아버지의 부주의 탓도 크지만 필리핀 여성들의 책임도 없지 않아 있다. 다시 말해 현지 여성들의 성에 대한 무지는 물론 생명을 존중하는 가톨릭 특유의 엄격한 종교 문화도 코피노의 폭발적인 증가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이들 여성들은 돈이 모자라 피임기구를 마련할 여건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필리핀의 국교인 가톨릭 교리 특성상 피임과 낙태를 죄악시 하는 풍토가 짙게 깔려 있다. 더욱이 필리핀은 모계중심 사회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아이를 낳으면 온전히 육아 책임을 뒤집어쓰는 고난을 겪고 있다.

졸지에 버림받고 미혼모가 된 필리핀 여성들의 고난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궁여지책으로 술집에 나가 술을 따르며 웃음을 팔아도 하루벌이는 고작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이들은 필리핀 세부지역 내에서도 빈민가들이 운집한 곳으로 악명 높은 라모스에 몰려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대가 낮고 위생 상태가 불결해 아이를 키우는 환경으로는 최악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필리핀 미혼모는 “술집에서 일하면 다른 사람들 눈총도 따갑고 자존심도 상하지만 공장이나 식당에서 버는 월급으로는 아이의 양육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이 여성은 “한국에 있을 아이 아빠에게 생계비만이라도 부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연락할 방법이 도저히 없다"고 탄식했다.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도저히 보이지 않는 처지다.

이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 세부 한인회 관계자는 “무슨 연유로든 결혼했다 헤어졌더라도 혹은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았더라도 필리핀 엄마와 코피노들은 대부분 아빠가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한국으로 아빠를 찾으러갈 계획인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며 “외국으로 입양 갔던 우리 아이들이 나이를 먹고 장성한 뒤 얼굴도 모르는 부모를 찾아 한국으로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코피노들에게도 핏줄이 당기는 천륜을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한국 정부의 관심 필요”

미혼모와 코피노들에게 온정과 도움의 손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필리핀 세부 한인회에서 곤궁에 시달리고 있는 코피노 가정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부 한인회가 직접 돌보고 있는 코피노 가정은 30여 가구로 추정된다. 한국과의 교류 연결 및 분유나 영양제 등 생필품을 지급하고 생활비도 보조해 준다. 특히 최근 세부한인회는 땅을 소유한 코피노 가정에 벽돌과 시멘트로 된 이층짜리 주택을 지어주는 미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세부 한인회 관계자는 “현재 필리핀의 의무 교육은 초등학교까지로 가난한 가정의 경우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이들이 범죄 환경에 놓일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개탄한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코피노 아이들에게 체계적 교육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필리핀에서 코피노 가정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는 세부 한인회 외에도 정하균(친박연대·춘천) 국회의원 및 세계재난구호회, 두산중공업 필리핀 세부지사, 순천남부교회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필리핀 현지에서는 이들의 봉사와 지원을 고마워하면서도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일회성 단순 이벤트식의 수혜 활동은 자칫 아이들에게 수동적이며 의존적인 태도를 심어주기 쉽다는 지적이다.

한인회 관계자는 “뭐니 뭐니 해도 탁아시설을 여러 곳 설치해 일터에 나가는 엄마 대신 낮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는 한국인들이 사회복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코피노 엄마들에게는 한국인 봉사자들의 강의를 듣도록 해 남편의 필요성과 경제문제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아이들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우선 엄마들이 자신의 가정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갖춰야 한다”는 요지다.

이 같은 시설이 현지에 제대로 갖춰질 경우 코피노 아이들이 장차 성장했을 때 한국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을 방지할 수 있다. 한인회 측은 “이렇게 되면 코피노 문제로 인한 국제적 비난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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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필리핀 한인단체를 중심으로 “필리핀의 문화 또한 코피노 문제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회 관계자는 “필리핀 사람들은 국가 충성도가 아주 낮은 편”이라며 “이웃 역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가족 중심의 문화 풍토가 팽배하다”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이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코피노 문제는 언제 크게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인이 많이 찾는 세부에 한국 영사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한국 영사관을 설치한 뒤 세부 주정부와 관 대 관으로서 코피노 가정을 주시하고 보호막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있어야 당국과 교민사회가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혐한 감정

이와 같이 필리핀 내 코피노 가정의 급증은 자칫 국제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충분히 안고 있다. 코피노 아이들은 극빈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한 기자는 코피노와 자피노(일본인과 필리핀인의 혼혈아)에 대한 비교 분석 보도를 하면서 한국 사회를 강하게 비판해 나라 안팎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5년 전만해도 1천명 수준이던 코피노는 최근 1만 명 정도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 기자는 “한국인에 대한 현지인의 반감이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한인회 등에서 추정하는 코피노 가정은 현재 1만 여 가구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필리핀은 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확한 통계 파악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그 이상의 코피노가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는 게 현지 한인회의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필리핀 이민청 외국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등록된 각 국별 외국인은 중국이 5만9천906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이 2만7천11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관광·사업·학생·고용창출비자(SVEG) 등 각종 비자 발급의 경우는 한국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관광비자 I-Card(외국인 신원등록 증명카드)를 소지한 한국인은 6,491명. 중국인은 3천710명이었다. 워킹비자(9G) 발급도 한국인이 2,346명으로 가장 많았다. 1,009명이 발급받은 학생비자(9F)도 한국인이 제일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은 점차 심각한 양상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며 “반드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피노의 문제는 복합적이다. 국가 대 국가의 문화 충돌로 야기되기 때문이다. 

즉 한국인의 무분별한 성의식에 필리핀인들의 성에 대한 무지, 낙태 금지 등의 문화가 결합되는 복잡한 양상이다. 이렇게 태어난 사생아는 빈곤의 고통에 허덕이다 반한감정을 키우게 되기 십상이다.

필리핀 외에 베트남에서 한국 국적의 남편과 베트남 국적의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이른바 ‘라이따이한’ 문제 또한 베트남에서 방치되는 사례가 많아 위험 수위를 넘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작년 10월 20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의 부인이 한국에서 낳은 아기를 베트남에 데려갔다가 혼자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외교당국에 63건(2010년 5월 기준) 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당국이나 가족이 베트남 부인 또는 현지 보호자를 설득해 아기를 한국으로 다시 데려온 사례는 31건이었다.

베트남 출신 엄마들은 주로 결혼 생활 중 한국인 남편이나 시부모와의 갈등 문제로 자신이 낳은 아기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이들은 베트남의 친정이나 지인에게 양육을 부탁한 뒤 혈혈단신 한국에 입국하여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 아기가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베트남에서 방치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관련법에 따르면 한국 국적의 유아도 베트남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으면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다.

또한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가 없거나 부모의 양육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조부모 등 보호자의 호적에 올릴 수 있다. 이정현 의원은 “베트남 측 보호자가 아기를 데려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양국의 사법공조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자립 도와야
 
학계 전문가들은 “코피노 가정이 가난에서 벗어나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으며 아울러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정부의 공식·비공식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라이따이한이나 코피노를 한국 사회에서 품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현지에 한국복지재단 등을 만들 수는 있다”며 “이를 통해 양육비 지원 및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아버지 찾아주기 사업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세계재난구호협회와 한인회, NGO 등에서 지원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 기업과 연계한 기술교육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이를 통해 필리핀인들이 한국에 가질 수 있는 적대감을 희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미군의 혼혈아들이 태어났을 때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한국 사회는 차별된 시선으로 이들을 적대시해 결국 국가적 문제로 불거졌다”며 “세계적인 작가 펄벅 여사가 이러한 참상을 미국 사회에 호소해 이민법을 통해 아이들을 입양시켜 혼혈아동 문제를 해결한 국내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필리핀 등 다른 국가에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한국 젊은이들의 잘못된 성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NGO·한인회 등이 성매매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외교부 등의 경제적·교육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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