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실적 악화…예금이탈 가속화되나?
저축銀 실적 악화…예금이탈 가속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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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저축은행 중 14곳 영업적자…부산-삼화는 영업정지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파장이 저축은행 전체로 퍼지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부실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월 17일 임시회의를 열고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금융위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은 지속적인 예금인출로 유동성이 부족하고, 예금자의 인출요구에 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부실금융기관 지정의 원인이 됐다.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에 이어 한달여 만이다

부산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의 파장은 적지 않았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도 예금 이탈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일부 은행에서는 내 돈이 안전하냐는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특히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발표했던 1월 14일에는 서울지역 저축은행에서 12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자칫 저축은행 전체로 자금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 앞으로 문제는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들의 2010회계연도 상반기(2010년 7월~12월)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산건전성 등이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부실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PF 부실도 오히려 악화 … 경영정상화 난항 예상

저축은행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2일중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조금이라도 오른 곳은 6곳에 불과했다. 반면 적자로 전화된 곳은 13곳에 달했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2009회계연도 상반기에는 3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02회계연도 상반기에는 110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인 부산2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1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해 손실 규모가 588억원에 달했다. 또 프라임은 2000만원 흑자에서 382억원 적자로, 더블유는 22억원 흑자에서 2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폭이 늘어난 곳도 적지 않았다. 솔로몬은 2009회계연도 상반기 영업손실액이 35억원에 그쳤으나 2010회계연도 상반기에는 365억원으로 늘었다. 한국도 같은 기간 적자규모가 25억원에서 34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서울도 손실액이 83억원에서 252억원으로 늘었다.

부산솔로몬과 대영도 각각 42억원에서 224억원, 63억원에서 198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HK저축은행은 영업이익 규모를 12억원에서 119억원을 늘렸으며 토마토도 전년동기보다 51% 증가한 2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저축은행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저축은행의 부실 PF대출을 매입해 줬지만 PF대출의 건전성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솔로몬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PF대출 중 고정이하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14.03%에 달해 6월말 11.85%보다 더 늘었다. 부산솔로몬도 같은 기간 PF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5.16%에서 16.90%로 증가했고, 현대스위스도 11.25%에서 14.14%로 늘었다.

대영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말 0%였던 PF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2월말 16.27%까지 치솟았고, 더블유는 32.17%에 달했다.

이밖에 에치케이는 10.3%에서 25.5%, 진흥도 8.59%에서 10.82%로 증가하는 등 대부분 저축은행의 PF대출 건전성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자본 건전성도 개선되지 못했다. 유상증자와 후순위채발행 등으로 26개 저축은행 모두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5%는 넘겼지만 대부분 지난해 6월말에 비해 하락했다.

부산의 경우 BIS비율이 지난해 6월말 8.31%에서 지난해말 5.13%로 하락했고, 부산2도 8.83%에서 6.00%로 떨어졌다. 프라임도 같은 기간 7.80%에서 5.25%로, 대영은 9.01%에서 6.02%로 하락했다.

영업실적 개선도 불투명

문제는 저축은행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부실정리 노력에도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무수익여신비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12월말 기준 무수익여신비율은 17.49%로 6월말 14.22%보다 상승했고, 부산솔로몬도 12.4%에서 14.9%로 올랐다. 호남솔로몬은 무수익여신비율이 9.60%에서 16.25%로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부실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금 조달이 다급해진 저축은행들이 속속 연 5%가 넘는 정기예금 금리를 내놓고 있다. 최근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대출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로 고객들이 예금을 빼내려는 조짐을 보이자 취한 고육지책이다.

2월 1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105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65%로 지난달 14일 4.31%보다 0.34%포인트 올랐다.

PF 부실화 이후 마땅히 예금을 굴릴 곳을 찾지 못했던 저축은행들은 작년 하반기(7~12월) 예금 금리를 천천히 올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작년 6월 말 연 4.15%에서 12월 말 4.28%로 6개월간 0.1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이 PF 부실 등으로 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이후 불안해진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하자 저축은행들이 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우리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5.5%로 가장 높았다. 인성저축은행(5.2%)·늘푸른저축은행(5.1%) 등이 뒤를 이었다. 대영·서울·솔로몬·스카이·신민·신안·진흥 등 16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5%였다.

금융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낮은 BIS 비율과 높은 연체율, 과도한 PF 대출 비중 등 공통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향후 몇 곳이 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을지 가늠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런 내용이 공시가 뜨면 보통 예금이탈이 있기 마련”이라며 “증자계획이나 자산매각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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