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성경험…‘그릇된 성문화’ 얼룩
빨라진 성경험…‘그릇된 성문화’ 얼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과 性 <집중해부>

- 일반 청소년 3.2%, 위기청소년은 44.7%가 성경험
- 위기청소년, 채팅 등을 통한 성매매 경험도 4.8%
- “성인 음란물 접촉 및 개방적 성의식 등 원인”지적
- 성폭력·임신·낙태 등 노출, 사회가 근본 대책 세워야 


 청소년들의 性(성)경험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1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일반청소년은 3.2%, 위기청소년은 절반 가까운 44.7%가 성관계 경험이 있으며, 성관계 연령의 경우 일반청소년은 15.6세, 위기청소년은 14.9세로 나타나 청소년의 성경험이 과거에 비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경이나 수염이 나는 것과 같은 2차적 성징이 과거에 비해 빨라져 신체 발육이 발달한 점, 성인 음란물을 인터넷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등 유해 환경에 노출이 빈번한 점, 개방적으로 바뀐 성의식의 보편화 등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성경험이 빨라지면서 ‘그릇된 방향으로의 성문화 정착’이 우려되고 있고,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3.2%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2010 청소년유해환경접촉 종합실태조사’결과다.  

청소년 성, 충격적인 조사결과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평균 15.6세에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위기청소년(비행, 가출, 학교부적응 청소년 등을 일컫음)은 평균 14.9세로  일반 청소년보다 조금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관계 경험 유무에 대해서는 일반청소년은 3.2%에 불과한 반면, 위기청소년은 절반 가까운 44.7%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성별에 따른 성관계 경험 비율은 일반청소년의 경우 남학생이 4.5%, 여학생이 1.6%였고 위기청소년은 남학생이 45.9% 여학생 41.1%로 남학생의 성관계 경험률이 다소 높았다.  
 

 또한, 조건 만남에 해당하는 성매매 경험률은 일반청소년이 0.4%, 위기청소년이 경험률은 4.8% 였다. 조건 만남 제안 경험률 또한 일반청소년(2.2%)에 비해 위기청소년(11.2%)이 높아, 위기청소년이 조건만남의 위협에 더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조건만남 제안의 주범은 채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청소년의 1.3%가 위기청소년의 7.0%가 조건만남을 제안 받은 경로가 채팅이라고 답했다. 이어 위기청소년의 경우 ‘친구나 선후배’(2.5%), ‘부킹’(0.9%), ‘유흥업소’(0.4%) 등을 통해 조건만남 제안을 받았다고 답했다.

제대로 된 성교육 절실

 이렇듯 청소년의 성경험이 빨라지자 그에 따른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또래의 친구 사이의 집단 문화를 형성하게 되면서, ‘그릇된 성 문화’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Y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성경험이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영웅시 하는 경향이 있는 편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이라며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 성문화가 그릇되게 형성되고 있음을 전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그릇된 성문화는 ‘제대로 되지 않은 성교육’에 원인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학교에서 행해지는 기초적인 청소년의 성교육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중·고등학교 성교육이 아직도 초등학교 교과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인 것이다. 이에 성인 음란물을 손쉽게 볼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성인 음란물이 실질적인 ‘교육의 장(?)’ 역할하는 등 우려를 낳고 있다.
 

 청소년들이 의도된 연출이 많은 성인 음란물을 보고 모방하는 것은 물론 성인 음란물에 등장하는 남녀관계를 보고, 性(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성교육의 일차적 책임은 가정에 있으며, 학교에만 성교육 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낙태 등 부작용

 보다 큰 문제는 이미 자리 잡은 그릇된 성문화로 인해 속출한 피해들에 있다. 지난 1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지역사회 청소년 통합지원체계 사업’에 대한 심층 성별 영향평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여성 청소년들은 임신.낙태 또는 미혼모 문제 등 남성 청소년과는 또 다른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청소년의 경우 절반이 넘는 44.7%가 성관계 경험이 있어 위기 경험 확률이 높다. 여성가족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정과 학교 밖으로 나온 여자 청소년은 성적 매력을 가진 젊은 여성, 원조교제 상대, 거래 가능한 몸이라는 정체성을 부여받으며 성경험, 성매매, 성폭력, 임신이나 낙태 혹은 미혼모 경험에 전면적으로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09년, 순천향의대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팀이 보건복지가족부의 연구과제를 받아 13~18세의 청소년들인 중·고등학교 재학생 7만 여명의 설문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 여학생의 14%가 임신을 했고 임신한 여학생의 85%가 낙태를 했다.
 

 이런 조사결과 외에도 인터넷상에서 이런 그릇된 청소년 성문화로 인한 피해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인터넷 상에는 자신이 임신일지도 모른다며 염려하는 청소년들의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질문을 올린 이들은 집을 나와 남자친구와 동거 중 임신한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지만 학교에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일반 청소년들도 있어, 충격적이다. 

임신 상담 기관 많지 않아

 실제로 인천에 위치한 한 산부인과에 가봤더니 미성년자로 보이는 남녀가 들어와 낙태 수술을 요청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산부인과 관계자는 “여성 청소년들이 혼자오거나 혹은 같은 동성 친구들과 오는 경우가 제법 있다. 낙태법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미혼모 쉼터와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고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해숙 박사는 “청소년 임신은 연간 약 1만5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상담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청소년 성문제는 사회와 문화 전반적인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 복잡다단한 요인이 많다. 지금 당장은 일부 청소년들의 그릇된 성문화로 인한 폐해가 더 이상 늘지 않도록 성교육부터 올바른 문화 장착까지 다방면으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이미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책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