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대 금융지주들의 2010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지주사인 만큼, 실적도 좋을까. 뚜껑을 열어보니, KB금융지주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우리, 기대에 못 미쳐
우리금융은 4분기 순이익이 2,0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9.5%하락하였고, 전년대비 28% 증가하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의 이번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이번 분기 이익이 부진한 이유가 주로 대손충당금 부담의 증가라고 분석했다. 또한, IFRS(국제 회계기준)도입과 관련된 판관비 증가에 기인한다고 언급했다. 은행 기준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전분기대비 9%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김연구원은 타행대비 순이자마진 개선 폭이컸던 주된 이유는 지난해 3분기에 순이자마진을 떨어뜨렸던 워크아웃 대상 기업들이 MOU를 체결하며 다시 이자를 납부하기 시작한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건전성 우려해소가 열쇠였으며, 대출 자산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민영화 및 자산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 해소 여부가 앞으로 우리금융이 발전하는데 있어서 관건이 되리라 평가했다.
신한,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실적
신한지주의 4분기 순이익은 3,64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4.1% 감소했고, 전분기대비 7.3%증가했다. 이는, 일회성 비이자손실, 영업외손실, 법인세 환급 등 예상하지 못한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다.
비이자이익은 신용카드 매/상각손실, 지급수수료나 기타 유가증권 손실 등의 일회성 요인을 말하며, 주식에 대한 감액, 기부금 등 추정하지 못한 1,350억원의 손실을 영업외손실로 분류했다. 덧붙여, LG카드 인수에 법인세 환급 등은 예상하지 못한 일회성 요인이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대출채권매각손과 카드 영업력 강화노력에 의해 비이자이익은 적자를 기록하였고, 판관비는 일회성 비용증가로 전분기대비 31.3%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충당금 전입액은 추가 적립이 있었지만 환입 요인도 발생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로 판관비 증가가 순이익이 전분기대비 44.1% 감소하는 데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2010년 연간 순이익은 전년대비 82.6%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순이자마진이 개선된 가운데 하반기 자산 증가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 통제 노력이 지속된 가운데 대손비용부담이 2009년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2011년 순이익은 전년대비 17.7%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 증가와 순이자마진 안정으로 순이자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비이자이익이 개선되면서 총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판관비와 대손비용은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 실적 양호
하나금융지주는 4분기 순이익을 2,651억원을 시현해 전분기대비 2.2% 증가, 전년대비 40.4%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이다. 합병 일정이 마무리되면 외환은행의 기업가치가 하나금융으로 전이되는 모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증자 일정 이후 기업가치가 한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전분기(2,651억원)와 유사하고 전년동기대비 36.9%증가한 2,642억원의 4사분기 당기순이익을 전했다. 순이자마진이 전분기대비 14bp상승했는데,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2011년 1분기에도 순이자마진이 개선될 전망이다.
김연구원은 1.4조원의 유상증자가 발표되었으며,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기적으로 유상증자에 따른 물량 부담이 우려되고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하나금융지주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앞으로 원화대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되며 자산건전성 지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때, 신용비용은 개선될 것을 전망했다.
KB의 예상했던 적자
KB금융지주는 일회성 희망퇴직 비용으로 4분기 순손실 2,307억원이 되어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예상된 것이었다. 4분기 대규모 희망 퇴직 비용으로 6,800억원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이고은 연구원은 이번 KB의 비이자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타은행과 마찬가지로 방카슈랑스와 펀드 판매의 부진, 대출채권 매각손실(1,064억원)이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KB가 투자한 카자흐스탄 은행 BCC가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지분법평가손실 1,170억원이 반영되었다. 1분기 KB카드 분사가 완료될 전망이다.
이어, 이 연구원은 고금리 은행채 만기도래로 순이자마진이 33bp 전분기 대비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 중 가장 높은 확대폭을 기록했다. KB가 은행 중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이 가장 크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구조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2011년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가중평균금리는 4%이상인데, 규모는 KB가 가장 많다. 따라서 은행채 리프라이싱으로 인한 2011년 순이자마진 확대 효과 측면에서 KB가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2011년 전망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