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금융노조,‘블랙리스트 파문’놓고 신경전 치열
하나금융-금융노조,‘블랙리스트 파문’놓고 신경전 치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쟁에 가담한 세력의 블랙리스트 갖고 있다”발언 파문

노사갈등으로 외환은행 인수에 난항을 걲고 있는 하나금융이 이번엔 ‘블랙리스트’발언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가 인수 반대 투쟁 관련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금융노조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과 금융노조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과 금융노조가 이번엔 ‘블랙리스트’논란으로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 고위관계자가 출입기자들에게 “(외환은행) 관련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외환은행 노동조합 집행부는 물론 임원부터 지점장까지 투쟁에 적극 가담한 세력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노조 “보복성 발언”비판

이 관계자는 “특히 (그들에 대해) 다른 직원들과는 다르게 대우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사실상 협박 및 보복성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내고, 하나금융에게 외환은행의 직원 블랙리스트를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소통’을 주문한 바 있지만, 우리가 제기하는 론스타 ‘먹튀’ 논란과 인수자금 출처, 인수대금 공시위반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하나금융은 한번도 해명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CEO(최고경영자)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직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블랙리스트 운운하며 협박까지 서슴치 않는 하나금융지주의 ‘안하무인’적 태도야 말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이제라도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하나금융지주는 제 입으로 밝힌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블랙리스트에 대한 공개와 하나금융지주회장의 공식사과가 이뤄져야 하며,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또한 불가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강행한다면, 금융노조 또한 전면전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와전된 것”이라며 “최근 외환은행 노조 등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무산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미의 발언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 고위관계자가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며 강경발언을 쏟아낸 배경에는 소액주주 관련 소송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하나금융 소액주주들이 추가로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신주 발행을 무효화해 달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신주 발행 무효화 소송’이 원인?

서울중앙지법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주식 2,070주를 보유한 소액주주 86명은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신주발행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들은 소장에서 “허위의 가치평가보고서를 통해 매우 높은 가격에 외환은행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은 무효”라며 “하나금융이 수출입은행에 7% 이상의 이율을 보장한 것도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도 하나금융 소액주주 4명이 “경영상 필요와 상관없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낸 바 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 민사 51부는 지난 2일 하나금융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상장 유예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첫 심리를 열었으며, 조만간 인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민 2011-03-08 13:38:20
진정 단합을하고 협력을 해야할텐데 역시 독재적이고 권위적인발상임. 같이가는것이 상생일진대 밑에 깔고밟고 가겠다는 생각이 다분함. 자기조직을 지키기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동서고금의 직장인의 모습인데 그걸 보고 미리서 블랙리스트로 보복 운운하시다니... 소통의 부재입니다.

김형주 2011-03-08 10:35:57
일단 뱉어놓고 아니면 말고는 의사소통을 위한 말이 아님. 다분히 감정이 섞인 말은 욕설에 지나치지 않음. 고위층에 있을 수록 희언이 있을 수 없고 말에 책임을 져야 함.

메에이 2011-03-08 10:34:58
하나금융 화합, 시너지 운운하더니... 왠지 재벌이 노조 탄압하는 양상을 보이네요..
김승유 회장이 장기 집권해서 그런 대기업 총수 스타일로 보이는게 당연한건지도 모르겠어요..

호가호위 2011-03-08 10:32:13
호랑이 옆에 걸으면서 마치 자기가 제왕인마냥 행세하는 여우같은 그(?) 일당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금융조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언제까지 금융조폭의 행패를 모르는 척 방관하고 있을까요? 국민들의 시선이 무섭지 않은지요?

내가 no1 2011-03-08 10:17:42
블랙리스트 운운하더니. 이제와서 와전된거라고 말씀하시네요.
참. 없어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