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쌍벌죄 낙인, 언제까지?
한미약품 쌍벌죄 낙인,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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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한미약품 비호감 인식 여전...매출에도 직격탄

국내 제네릭(복제약) 분야의 선두주자인 한미약품이 쌍벌죄 도입 이후 여전히 의사들로부터 비호감으로 꼽혀 힘들어하고 있는 형세다.

특히 한미약품은 사실상 쌍벌죄 시행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일부 의사들로부터 불매운동까지 벌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실적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져 한미약품의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국내 유명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인 ‘닥플닷컴’에서는 눈길이 가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의사 621명을 상대로 제약사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미약품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미약품, 의사가 뽑은 기업 이미지 '꼴찌'

‘국내 10대 제약사 중 기업 이미지가 가장 좋은 기업’를 조사에서 한미약품은 621명 중 17명(3%)의 표를 얻어 JW중외제약과 함께 공동 9위를 기록했다.

닷플닷컴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31%(195명)로 1위를 기록했고 일동제약은 96표로 2위, 그 뒤로 동아제약, 제일약품, 종근당, 녹십자, LG생명과학, 대웅제약, 중외제약 순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닥플닷컴의 설문조사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조사라는 입장이지만, 이같은 결과는 쌍벌제 시행 건의 주도에 대한 의료계의 부정적인 입장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 무시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쌍벌죄란 리베이트 제공자와 함께 그에 따른 금전적 이득을 취한 의ㆍ약사 등 보건의료인을 처벌하는 것을 쌍벌제 또는 쌍벌죄를 말한다.

이처럼 한미약품은 의료계에 미운 털이 박힌 상태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쌍벌죄 사태는 지난해 터졌지만 아직까지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정부가 지난해 초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 계획을 공표한 이후, 한국제약협회가 이에 강력 반발하며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에 앞서 쌍벌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이것이 의료계의 반발을 사 지금까지 그 여파가 한미약품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당시 면담에서 건의를 한 곳이 한미약품 등 5개사 CEO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5적(賊)’으로 꼽히고 말았다. 이후 한미약품이 주도했다고 알려지면서 모든 비판이 한미약품에 쏠리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 4월 리베이트 쌍벌죄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병원가에선 ‘5적(賊)’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의사들의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일부 의사단체는 5적(敵) 중에서도 쌍벌제 건의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한미약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영업사원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5적(敵) 으로 불릴 당시 한미약품은 ‘쌍벌죄 관련 한미약품의 입장’이라는 임선민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문건을 통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입법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쌍벌제 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상위 5개 제약사 중 한미약품을 제외한 4개 제약사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을 기록했으나 한미약품은 지난해 영업손실 130억원, 당기순손실 51억원을 기록, 매출은 5964억원이었지만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창업 이후 최초 적자 전환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미약품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제약업계와 일반 개업의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제약업계에서는 피해자라로 얘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받을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쌍벌죄가 만들어지니깐 오히려 적이라는 글을 부처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쌍벌죄를 주도해 제약들의 이익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국내 약가 문제는 리베이트보다는 오리지널 약 대비 제네릭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의료재정 문제를 리베이트로 전가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과는 했지만 끝나지 않은 미운털

한미약품이 미운털이 박힌 데에 또다른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이 제네릭 위주의 회사로 지금의 제약 환경·구조(리베이트 등)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자체개발 신약 부재로 인한 제품력의 한계와 함께 최근 규제정책과 맞물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일까. 임 사장이 전국의사총연합회를 방문하고 사죄를 하는 등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의 한 번 시작된 실적부진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말 임 사장은 영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미약품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진 사임한 임선민 대표이사 후임으로 이관순 P&D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미약품은 임성기·이관순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 상태다.

한미약품은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쌍벌죄 입법과정에 개입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얘기가 나왔던 것”이라며 “당시 매출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점점 회복하고 있다. 올해도 개발 부분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해 장기 성장동력 구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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