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그룹들이 비상장 계열사에 특혜를 베풀며 부를 대물림한 사실이 확인됐다.
2일 재벌닷컴이 자산순위 30대그룹 가운데 총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20개 비상장사의 실적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으로 총매출 7조4천229억원 중 계열사 매출이 3조4천249억원을 기록, 내부매출 비율이 46.1%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대상 대기업의 전체 계열사의 평균 내부거래 비율인 28.2%를 훨씬 웃도는 것이어서 총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회사에 대한 실적 몰아주기 의혹을 낳고 있다.
조사 결과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장남 장세준씨 등 자녀들이 33.3%의 지분을 보유한 영풍개발은 지난해 전체 매출 132억원 중 계열사간 매출이 130억원으로 나타나 98.1%였다.
영풍그룹 계열사 건물관리 회사인 영풍개발은 지난해 18억6천만원의 순익을 올려 주당 3만원씩의 고액을 배당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 차녀가 18.61%의 지분을 보유한 식음료 업체인 롯데후레쉬델리카도 지난해 매출 584억 중 계열사간 매출거래액이 569억원으로 97.5%에 달했다.
롯데후레쉬델리카의 매출은 지난 2000년 37억원에 불과했으나 설립된 지 10년만에 16배나 급성장했다.
또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아들 이현준씨 등이 대주주로 있는 티시스의 내부 매출액이 90.5%,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대림I&S의 내부 매출 비율이 82.4%로 높았다.
이어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씨 등 자녀들이 1백% 지분을 보유한 GS아이티엠이 80.8%,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두 딸이 대주주인 STX건설이 75.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자녀가 대주주인 현대UNI가 63.6% 등의 내부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대주주인 삼성SDS는 내부 매출비율이 36.7%였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엠코는 57.3%였다.
이밖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인 동양온라인이 56.5%,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인 노틸러스효성이 35.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인 한화에스앤씨가 54.3%의 내부 매출비율을 나타냈다.
한편 조사대상 20개 비상장 회사 중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곳은 절반인 10개사로 나타났다.
이 중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5.1%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엠코는 주당 2천500원을 배당해 125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은 삼성SDS에서 31억원,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대림I&S에서 21억원의 배당금을 각각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