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건설이 건설 폐기물 불법매립 의혹과 무디스 신용등급 하락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창사이래 이래 최대 수주실적을 거뒀던 포스코 건설은 불법매립 의혹의 경우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고 조만간 관계자들의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무디스 신용등급이 한단계 하락이 돼 그룹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도 타격이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포스코 건설의 두 악재가 어떻게 해서 벌어졌는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지난해 수주 11조3000억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 최대 수주실적을 거뒀던 포스코건설이 올해는 14조1000억원을 수주목표로 상정했다.
2월 28일 포스코 건설은 이날 개최된 제2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2010년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승인과 정관변경 등 5개의 부의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동화 사장은 인사말에서 "국내 건설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내실경영과 해외사업 역량강화에 힘입어 창사이래 최대 수주실적인 11조 3700억원을 달성했다"며 "신뢰와 책임경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올해 경영목표인 수주 14조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 건설은 올해 3대 핵심전략으로 선정한 '글로벌 TOP 10 성장체제 구축', '일류 수준의 원가경쟁력 강화', '인적 역량 및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를 통해 경영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 하지만...
이처럼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였던 포스코 건설에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있었다. 바로 건설폐기물 매립 의혹이다. 아직까지 검찰 초기 수사만 이뤄진 단계라 단정짓지 못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곤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3월 28일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과 포스코 건설 현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공사를 진행 중인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공사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인근 지역에 불법으로 매립했다는 의혹이 있어 이날 포항 인근 현장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고속도로 구간 공사를 맡고 있는 삼성물산과 포스코 건설이 건설 폐기물을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불법 매립했다는 제보를 받고 실제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나온 폐기물을 확보한 뒤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건설사 현장사무실 직원들이 이미 관련 자료들을 가지고 철수한 상태여서 결정적 증거물 확보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보도한 한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일부 현장에서 폐콘크리트 더미를 불법 매립한 사실도 일부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포스코 건설이 시공 중인 10공구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맡은 11공구가 맞닿은 지점에서 굴착기가 땅속에 묻힌 폐콘크리트 덩어리를 꺼냈다는 것이다.
이 언론은 또 포항지청 관계자의 멘트를 빌려 “불법 매립된 폐기물의 양과 출처, 매립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며 “첩보 내용대로라면 외부의 폐기물이 들어와 불법 매립됐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삼성물산과 포스코 건설 관계자들을 소환해 공사장 폐기물을 매립하게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무디스 신용등급 한단계 하락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내렸다고 4월 3일 밝혔다.
포스코건설의 현금 흐름과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자체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낮춘 데 따른 조치라는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자체 신용등급이란 모회사의 지원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만 고려해 신용평가사가 내부적으로 매기는 등급을 말한다.
무디스는 그동안 포스코건설의 자체 신용등급을 ‘Baa3’로 산정했고 실제 공식 신용등급은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보다 2단계 높은 ‘Baa1’을 부여했다. 무디스는 Aaa~Baa까지를 투자 적격 등급으로 Ba이하는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상정한다.
무디스는 포스코건설이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에서 5000억원을 지원받았으나 지난해 연결기준 재무상태가 여전히 약하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악재가 당장은 크게 영향은 끼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측에 데미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매립보다 더 큰 것이 무디스 신용등급 하락인데 당장 기업 자금이나 투자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몇몇 언론에서 검찰이 불법폐기물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우리 구역에서 땅을 파서 확인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작년 10월에도 고속도로 터널공사 과정에서 콘크리트처럼 보이는 암석 부스러기들이 나와 포항시 측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는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디스 등급 하락에 대해서는 “작년에 송도에서 분양이 한건도 이뤄지지 못해 그 영향때문인 것 같다”며 “이번에 하락한 등급이라고 해도 타 건설업체보다 높은 등급”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