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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지원요청 쇄도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선거의 여왕

박근혜 “선거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기존 입장 고수 
“재보선 승패가 박근혜에게 미치는 영향 거의 없다”분석
재보선 지원으로 대권행보 본격화하면 반박의 반격 빌미 제공

거물급 정치인들의 출마로 4·27 재보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의 지원 요청에도 뒷짐을 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 특사 제의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지며 재보선 지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는 것.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묵묵부답은 쉽게 풀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견해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강재섭 전 대표, 엄기영 전 MBC 사장 등 거물급 인사들에 이어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까지 4·27 재보선에 사활을 걸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재보선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재보선 지원에 나선다면 판세 변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히든카드’라는 이유에서다.

빗발치는 지원 요청

이 때문에 박 전 대표를 향한 한나라당의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당의 환골탈태를 조건으로 박 전 대표가 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지난 경선 때 이명박 경선 승리를 위해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제는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엄연한 제일 앞서가는 지도자”라고 박 전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어 “당헌·당규상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는 될 순 없기 때문에 이제 진두지휘는 할 수 없지만 옆에서 적극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 지원의 정도는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국민들로부터 영향력이 큰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선거가 어렵고 후보가 필요로 하면 지도자로서 당연히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지원 시점에 대해서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압박했다.

원희룡 사무총장도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과 실망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바닥 정서와 표심은 처음부터 매운 어렵다. 어느 선거구 하나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기는 곳이 하나도 없다”고 재보선을 전망했다.

이어 이번 재보선이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몰고 갈수록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위기감으로 이어지고 결집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수, “지원요청 생각 없어”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선거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또한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도 “박사모 뿐 아니라 시민포럼이라는 박사모의 한 단체도 일체 지원한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재보선과 거리를 두고 있다.

당 지도부도 일부 손을 들었다. “박 전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던 안상수 대표가 재보선과 관련, 박 전 대표에게 지원 유세를 요청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원 요청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

안 대표는 지난 11일 “박 전 대표는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고, 저희도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박 전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위원이니 유치 지원을 위해 강원도에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박 전 대표의 특위 활동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 사무총장은 아예 “올림픽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전달 받은 것으로 안다”며 특위 회의 일정에 대해 “기회가 있는 대로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제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지며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화해무드가 재보선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여부에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박 전 대표의 지원 유세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재보선이 박 전 대표에게는 잃을 것 없는 승부라는 이유에서다.

정가 한 관계자는 “친박계 내부에서는 이미 박 전 대표가 할 만큼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박 전 대표가 지난달 당 특위 활동 차 강원도를 찾았던 일을 거론했다.

이 관계자는 “강원도지사 재보선 때문에 강원도를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박 전 대표의 강원도행이라는 곁불만으로도 당 지지율 상승과 ‘이광재 동정론’ 차단 등 간접지원 효과를 얻지 않았냐는 얘기”라며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대표 등이 이번 재보선의 전면에 나서면서 대선 전초전이 돼 가고 있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차기 대선까지 아직 한참 갈 길이 남은 상태에서 재보선 지원으로 대권행보를 본격화하면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 떨어지기 기다려

정치전문가들의 견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재보선의 승패는 사실 박 전 대표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도지사 재보선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는 특위 활동 차 강원도를 찾아서도 재보선 관련 일정에는 참여치 않았다”면서 “선거에서 이기면 착실히 강원도를 찾아 재보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을 들을 테고 진다고 해도 후폭풍에 휘말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보선과 상관없이 특위 활동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염원하는 강원도민의 마음에 존재감을 확실히 새겼으니 재보선 수익을 챙기지 못한다고 해도 아쉬울 건 없다”고 덧붙였다.

분당을 재보선에 대해서는 “공천을 두고 안방싸움이 크게 났던 만큼 승패와 상관없이 후폭풍이 일면서 친이계 내부에서 다시 한 번 서로를 상처 입히는 전쟁이 일어나게 될 테니 불구경은 강 건너에서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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