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치철새 아니다!”
“난 정치철새 아니다!”
  • 김부삼
  • 승인 2005.04.2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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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 "지역 이익 위해 탈당"
야, "사쿠라 같은 배신의 꽃"... "철새 도래지" 강력 비난 지난달 초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염홍철 대전시장이 ‘4·30 재·보선’을 불과 열흘 앞둔 20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함에 따라 한나라당을 포함한 야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한편 우리당 내부에서도 '당 정체성 훼손' 여부를 놓고 한바탕 내홍에 휩싸이는 등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빚어졌던 ‘개혁 진정성’논란 이후,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염 시장은 "행정수도의 적극 추진과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 그리고 지역의 이익에 부합하고자 여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행정도시특별법은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징검다리"라며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희상 의장은 "염 시장의 입당으로 지역구도 타파와 전국정당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문 의장은 특히 "염 시장의 입당은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추진과 행정도시 건설에 천군만마의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충청권에서의 재보선 승리에만 집착해 무원칙하게 염 시장을 영입했다'는 내부의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충남 아산 지역의 이명수 공천 파동에 이은 염홍철 대전시장 입당은 당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예상대로 염 시장의 입당에 대해 “집권당이 힘을 이용해 야당 선거직 인사를 빼가는 것은 선거제도를 부인하고 유권자의 뜻을 짓밟고 지자체나 국회 그 자체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충절의 고향 충청도에 변절자로 채우려는 우리당은 가장 구태적인 수구적인 정당”이라고 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염 시장이 예상대로 우리당에 입당했다”며 “충절의 고장 충청도에 사쿠라같은 배신의 꽃이 만발하고 있다”며 강력 비난했다. 염 시장의 여당 입당은 여야 4.30 재보선 선거전략과 맞물려 선거운동 기간내내 그 정당성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염홍철 대전시장은 20일 오전 9시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를 찾아 입당식을 가졌다. 문희상 의장을 비롯해 정세균 원내대표, 장영달, 김혁규,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원혜영 정책위의장, 박명광 열린 정책연구원 원장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입당원서를 문 의장에게 전달했다. 염 시장으로부터 입당원서를 받은 문 의장은 환하게 웃으며 환영의 뜻을 전했으며, 한 여성 당직자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은 후 염 시장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문희상, “천군만마 얻은 기분” 문 의장은 “오늘 아주 귀한 분과 함께 했다”며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 당원을 대표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염 시장의 입당으로 지역구도 타파와 전국정당 건설에 한걸음 앞당겨 섰다.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며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염 시장은 “이 순간이 상당히 쑥스럽고 어색하다. 새로운 정당을 선택해서 온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한 후 “문 의장을 비롯해 우리당 주요 당직자들을 모시고 환영을 받게 되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염홍철, “나는‘정치철새’아니다” 염 시장은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당은 신행정수도뿐만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분권을 정책현안으로 설정하고 강력히 추진하는 당"이라며 "우리 대전시민의 가치지향점과 우리당의 정책지향점에 상당한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한나라당 탈당은 신행정수도 건설의 중심에 속한 자치단체장으로서 한나라당이 (이 정책을) 부정적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다”며 “지역정서에도 맞지 않고 개인적 소신에도 맞지 않아 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당은 신행정수도, 국가균형발전, 지역분권화를 중요한 국가현안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부합하는 정책노선을 갖고 있다”며 “신행정수도 건설을 비롯한 3대 정책현안에 적극 동참하는 게 맞다는 판단에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특히 “지역차원에서 정치적 통합을 통해 보다 안정감 있고 성숙한 정치세력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며 “진보적 개혁정당인 우리당이 저 같은 온건 개혁세력의 통합으로 보다 성숙되고 안정감 있는 세력으로 국민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당 입당을 비판하거나 오해하거나 왜곡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며 “앞으로 국가와 당,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함으로써 이러한 오해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이번 우리당 입당이 '정치철새' 비판에 대해 "당을 옮기는 것을 정치철새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나는 과거 자민련에 입당했으면 당선이 보장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소속으로 선거에 두번이나 낙선을 했다"며 "그때와 비교해 내가 단순히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을 옮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적극 반박했다. 그는 "내가 정치인이었으면 탈당을 안했겠지만 나는 행정가다"며 "어느것이 지역 이익에 부합하는가가 더 중요해서 우리당을 선택했고, 그에 따른 결과에도 책임질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당 실용 대 개혁 갈등 재연... 당원들 논란 염 시장의 우리당 입당과 관련, 우리당 내 소속 의원들조차 찬반이 엇갈리면서 4·2 전당대회 이후 잠잠하던 ‘실용주의 대 개혁노선’의 재충돌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으며, 우리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당원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개혁성향의 당내 재야파 소속 정봉주 의원은 이날 “당이 정체성을 잃은 것 같다, 우려스럽다”며 “정통적인 지지자들이 우리당으로부터 멀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386 세대를 대표하는 송영길 의원도 “당선만을 위해 왔다갔다하는 철새정치식의 행태는 반대하며 지도부의 무원칙한 태도가 큰 문제”라며 “왜 입당하는지 분명한 입장이 제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아이디‘drceo’는 ‘당의장님 그리도 염홍철이 탐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염 시장의 입당을 권유한 당의 핵심 지도부에 대해 강력 비난하며 “평당원들도 얘기 할 수 있다고 해서 돈 내고 당원됐다. 자꾸 그러면 안 참는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sallija’라는 당원은 “아산사태가 엊그제인데 또 다시 인간철새 때문에 할 일 많은 우리가 이렇게 시끄러워야 하느냐”며 “우리당이 뭐가 부족해서 인간철새들땜에 도배질 당해야 되느냐”고 발끈했다. 그는 이어 “대전시장 염홍철씨는 우리의 동일성·정체성 그 어느 것 하나 개혁드라이브와는 부적절한 관계”라며 “어렵더라도 개혁드라이브의 완성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이 때에 겨우 국회의석 하나, 단체장확보 하나가 중요하느냐”며 ‘당 정체성’을 운운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우리당 대전광역시당 여성위원회도“ 염 시장은 권력의 양지만을 찾아 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을 거쳐왔기 때문에 우리당에 입당하려는 것은 오직 기득권 유지만을 위해 대전시의 각 자치단체 단위들을 또 다시 장악하려는 더러운 음모”라며 염 시장의 입당을 강력 반대했었다. 특히 이들은 당 지도부를 겨냥해서는 “우리당은 선거 승리를 위해 아무거나 주워 담는 그런 쓰레기봉투가 아니다”며 “염 시장과 그 세력들이 우리당에 입당하는 것은 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정체성을 정면 부정하는 야합이며 반개혁적 행위”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한나라, "사쿠라 같은 배신의 꽃"... "철새 도래지" 비난 한나라당은 “집권당이 힘을 이용해 야당 선거직 인사를 빼가는 것은 선거제도를 부인하고 유권자의 뜻을 짓밟고 지자체나 국회 그 자체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충절의 고향 충청도에 변절자로 채우려는 우리당은 가장 구태적인 수구적인 정당”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표는 "우리당에서 이중당적자를 공천하려다가 실패하더니 얼마 전까지도 공정한 선거를 감시해야 되는 선관위 사무총장을 또 공천했다"며 "이런 식으로 공천이 된다고 할 때 국민들 사이에서도 선거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여당이 잘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염 시장이 예상대로 우리당에 입당했다"라며 "충절의 고장 충청도에 사쿠라 같은 배신의 꽃이 만발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김 총장은 특히 “공명선거를 주창한 임좌순은 결국 우리당 프락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4·30 재보선’과 관련한 우리당 입당 인사들을 '배신자'로 몰았다.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충청도가 철새 도래지로 변모했다"며 염 시장을 `철새'로 비유하고. 국회 부의장인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도 “충절의 고장 충청도에 변절자들로 우리당이 채워넣으려고 한다. 충청도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력 발끈했다. 김성완 부대변인은 "염 시장의 여당 행은 전형적인 빼가기 정치로 각본에 의한 수순"이라며 "여당은 오직 과반수를 유지하고 선거에 이기기 위해 진공 청소기가 쓰레기를 빨아들이듯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무나 마구잡이로 끌어가고 있다. 우리당은 썩은 고기도 마다 않고 먹어치우는 하이에나의 정치를 하는 셈" 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 "염 시장 여당行은 노무현식 공작정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염홍철 대전시장의 우리당 입당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공작정치의 결과다"며 맹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염 시장의 우리당 입당은) 단순히 한 광역단체장의 당적변경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정당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특히 염 시장의 여당 입당은 "내년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 광역,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치공작의 예고편"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 사람들이 당적을 뿌리째 파가면서 외친 것이 새로운 정치, 정치개혁이었는데, 다른 당의 단체장을 빼가는게 새 정치냐"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의 경우 전북지사와 전남지사가 정치공작의 희생양이 된 적이 있지만 앞으로는 정치공작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과 함께 분쇄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민련, "염 시장 우리당 입당은... 시민 뜻도 아닌 개인의 영달" 자민련 이규양 대변인도 염홍철 대전시장의 우리당 입당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해서도 아니고 대전 시민의 뜻도 아니며, 오로지 자신의 영달과 우리당의 재보선 선거 전략이 빚어낸 정치야합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심대평 지사도 신행정수도 건설에 '올인'한다며 탈당했지만 실제는 자신을 위한 신당 창당에 '올인'하고 있고, 염 지사도 신행정수도를 내세우지만 우리당의 차기 지사 후보자리 확보에 '올인'할 것이 뻔한 이상 이들에게서 신행정수도 건설의 중심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緣木求魚'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우리당은 염 시장을 데려간다고 해서 대전시민의 마음까지 가져간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며, 이는 인위적인 권력이동에 불과하며 4.30 재보선 전략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도리어 충절을 중히 여기는 충청인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노당 홍승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당은 자민련과 이중당적을 가진 이명수씨를 공천해서 논란을 야기하더니 지역주의에 기반한 염홍철씨를 입당시켰다며 망국적 지역주의와 권력만능주의에 기반한 정치인들의 철새행각과 철저히 이에 기반해서 권력을 유지하려는 보수정당의 행태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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