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무원들에게 면세품 강매 논란
대한항공, 승무원들에게 면세품 강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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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세관에 기내 면세품 강매 제보 들어와

대한항공 “판매증진 차원에서…강매는 없었다”

대한항공이 승무원에게 면세품을 강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기내 면세품 판매를 1백만 달러 이상 늘리자는 캠페인을 벌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승무원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승무원 면세한도인 100달러를 위반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의혹이 불거진 계기는 인천공항세관에 대한항공이 승무원들에게 기내 면세품 강매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승무원에게 할당해서 직접 구매토록 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승무원들에게 면세품 판매를 할당해 관세법을 위반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한항공에 보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항공사를 지칭한 것은 아니다. 다만 불미스러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내 모든 항공사에도 보냈다. 현재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세관은 승무원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때문에 승객들이 공항 세관 검사장을 빠져나가는 사이로 승무원들이 소지품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 홈페이지에는 세관단속이 떴는지 확인해 달라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의 승무원 할당 때문에 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면세품 판매 실적 압박을 받은 승무원들이 관세법 위반을 감수하며 외부에서 면세품을 판 사례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항공측에서 세관의 단속강화의 의지를 보이자 ‘관세법 철저 준수 바람’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승무원들에게 발송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첫째 딸인 조현아(37)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사업본부·객실승무본부 본부장(전무)은 27일 기내화장품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에게 대한 면세품 강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무는 “이 부분은 내가 객실승무본부장을 맡은 뒤 추진한 것도 아니고 이전부터 면세품 사업은 계속 해왔다. 강요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관에서 말이 나왔지만, (적발)사례도 없다”며 “그 부분은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한항공이 하늘 위 특급호텔로 불리는 A380 내 기내면세점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 전무가 “기내면세점이 아닌 면세품 전시장”이라고 못박았다.

반면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판매량을 증진시키려는 차원에서 승무원들을 상대로 벌인 캠페인”이라며 “그렇다고 물건을 강매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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