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의 폐쇄된 채석장에서 발견된 십자가 시신을 둘러싸고 의혹이 일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만큼 어려운 사건인데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정황 때문이다.
사망한 김모(58)씨는 지난 1일 오후 6시 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의 폐채석장에서 하의 속옷만 입은 채 십자가 형태의 나무틀에 매달려 두 발에는 대못이 박히고 두 손에도 못이 박힌 상태로 발견됐다.
두 발의 못은 원형 그대로였으나 두 손에 박힌 못들은 못대가리가 없는 날카로운 상태였다. 김씨는 머리에 가시 면류관 형태의 물건을 둘렀고, 오른쪽 옆구리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찌른 상처가 있었다.
경찰은 당초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의 감식 결과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자살과 타살, 자살 방조 등 여러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한편, 십자가 제작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도면, 붕대 등에 손을 걸고 드릴로 구멍을 뚫는 순서 등을 적은 메모가 김씨가 생활한 천막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들어나 자살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의 딸은 경찰에서 메모의 글씨가 아버지 것이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어제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며 "김씨의 죽음이 전형적인 자살 형상이 아닌 탓에 타살로 보였으나 자살도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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