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경영스타일 변신 모색
정용진, 경영스타일 변신 모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 M&A시장에서 강자로 급부상

 

총괄 대표이사 2년차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과감한 공격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가 최근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정 부회장의 인수합병(M&A) 움직임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신세계는 지난 13일 이랜드그룹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킴스클럽마트를 2300억원에 최종 인수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킴스클럽마트를 기존 이마트보다는 작고 SSM브랜드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보다는 큰 중간형태의 매장 ‘이마트 메트로’로 바꿀 계획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패션계열사인 신세계 인터내셔날은 의류업체 톰보이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과거 소극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최근 그룹차원에서 M&A조율과 더불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정 부회장은 홈쇼핑과 대한통운 등에도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향후 신세계 그룹의 영토 확장은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진 경영체제 구축’

신세계 최고경영자에 올라 작년 한해 관망만 하던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부터 '준비운동'을 마치고 다양한 혁신적 행보를 선보이며 자기만의 색깔 있는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브라운대학 경제학과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삼성물산 경영 지원실에 입사, 다음해인 1995년 신세계백화점 전략기획실 이사로 신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현 경영지원실) 그룹총괄담당 상무로 승진했고 2001년 3월 경영지원실 부사장직에 올랐다. 당시 그는 그룹 경영권의 핵심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로 따지면 그의 사촌인 이재용 삼성그룹 전무를 훨씬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엘리트 코스만 밟아왔다.

그러다 지난 2009년 12월, 신세계그룹의 인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총괄 대표이사 자리 올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줄곧 시험대에 섰다.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이 덜 되었다는 판단이 잇따랐고, 이후에도 분기별 실적은 좋았지만 내부적으로 잦은 악재가 겹치면서 정 부회장의 경영리더십 부재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올해로 최고경영자 2년차, 작년만 해도 ‘상생’을 줄곧 말해오며 수동적 경영태도를 보이던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확실히 달라졌다.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년 공언했던 일들이 그의 손에서 하나 둘씩 실행되고 있다. 그 첫발은 통큰 M&A로 끊었다.

‘킴스클럽인수’

그동안 유통업계의 기업인수합병(M&A)에서 보수적으로 일관해왔던 신세계가 달라졌다. 당초 킴스클럽마트 인수전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신세계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동안 M&A시장에서의 소극적인 기업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과 이마트 사업부문을 분리하며 새롭게 출발한 정용진호가 인수전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외에서의 공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3일 이랜드가 매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킴스클럽마트 인수를 확정짓고, 신세계와 이랜드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킴스클럽마트 주식 매매 조인식을 체결했다.

이랜드가 2005년 해태유통을 인수한 킴스클럽마트는 현재 54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859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알려졌다.

킴스클럽마트는 신세계에서 분리된 이마트가 경영을 맡아 대형마트와 SSM 중간 형태인 ‘이마트 메트로’로 운영할 예정이며, 연매출 규모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는 최근 정 부회장이 새법인 이마트의 비전선포식에서 “과거 18년이 국내 할인점 1등으로의 도전이었다면, 향후 10년은 할인점을 넘어 세계적인 종합유통회사로 성공하기 위한 도전일 것”이라며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도 일치한다.

이에 앞서 신세계의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네셔날(SI)은 지난달 말 패션브랜드 ‘톰보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인터네셔날은 톰보이 인수를 계기로 단순한 해외 명품을 수입, 판매하던 데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브랜드컨셉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드는 종합패션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세계가 보유한 2조원 규모의 삼성생명 주식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확보에 나설 수 있는 여유자금도 마련됐다. 신세계는 이달 보유한 삼성생명 2214만주 보호예수가 풀리면 이를 주당 10만원에 판다고 해도 최소 2조 2000억원대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자금이 확보되면 신세계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는 슈퍼마켓, 홈쇼핑, 전자상거래 시장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삼성생명 주식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신세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치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신세계는 킴스클럽마트와 톰보이 M&A에 이어 올 하반기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정용진호의 신세계가 유통왕국 패권을 잡기위한 보폭을 넓히면서 롯데와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다른 유통그룹의 대응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GS마트와 GS백화점, 바이더웨이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M&A’의 승부사로 통했던 유통공룡 롯데와 대형마트 업계 2위 자리를 지켜야하는 홈플러스 등이 중소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M&A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