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성과급제 두고 노사 갈등 폭발
SC제일은행, 성과급제 두고 노사 갈등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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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성과급제 받아들여야 임금협상 VS 노조, 별개의 문제

노조, 5월30일부터 총파업 선언…노조위원장 단식투쟁 돌입
사측, 성과급제 받아들여야 임금협상 VS 노조, 별개의 문제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성과급제 도입을 두고 SC제일은행과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불사하면서까지 갈등수위를 높여가는 이유는 지난 1월 12일 이후 사측과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개선을 위하여 경영진과 협상을 벌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성과급제 도입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3월 23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파업을 통해 해결점을 찾으려는 상황이다.

하지만 SC제일은행측은 성과급제는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어 당분간 노사의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1998년에 공적자금 17조 원이 투입돼 회생했다. 2000년에는 뉴브리지캐피탈이라는 사모펀드에 5억 달러에 매각됐다. 뉴브리지캐피탈은 5년 만에 차익 1조2000억 원을 남기고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그룹에 제일은행을 재매각해 은행명이 SC제일은행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사측이 성과주의를 들고 나오자 노조와 사사건건 부딪치게 됐다. 이번의 파업도 성과주의에서 나온 성과급제 도입이라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인수 이후 제일은행은 단기 업적주의를 표방하며 최근 5년간 연수원 등 3003억원의 부동산을 매각했다. 2009년도에는 BC카드 지분 940억원을 매각을 통해 창출한 2009년와 2010년도 총 7540억원의 이익금 중 무려 4500억원(약 60%해당)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반면, 2005년도 인수당시 406개의 영업점이 2010년A말 404개로 줄었고 지난 3월과 4월말 27개의 점포를 추가로 폐쇄하게 됐다.

SC제일은행 모그룹의 성과주의 압박

결국 노조가 강경하게 파업을 하게 된 배경은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으로부터 전면적인 연봉제와 유연근무제 도입, 상시 명퇴제 폐지, 개인별 임금 인상률 차등 지급 등의 구조조정을 요구받게 되면서 파생됐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이 구조조정을 요구하게 된 것은 그룹전체 수익에서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SC제일은행이 지난해부터 심각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16일 리차드힐 SC제일은행장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당 CFO를 사임시켰다. 공석으로 남겨진 은행 총괄 CFO자리는 마틴 케이 현 기업금융부문 CFO가 대행하고 있다.

특히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이외에도 노조 간부 축소 등을 강력하게 지적하고 있어 차후 인력 구조조정도 요구하고 있어 노사의 갈등은 계속해서 커져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경영진과 20차례 이상 교섭을 벌였지만 타협점에 찾지 못했다며 파업에 들어간다고 5월 24일 밝혔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30일 전국 영업점 3500여명의 직원들이 서울에 모여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는 일일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4일부터 정시 출퇴근과 사복근무, 영국 대사관 및 광화문광장 1인 시위 등의 쟁의행위를 진행 중이었지만, 최종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 측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직원의 참여도가 높으면 파업을 장기간 지속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새벽부터 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으며,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노조, 성과급제 도입 반발

노조는 현재 SC제일은행이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하는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현재 노조에 기본급 차등 인상 시기를 3년에 걸쳐 도입하고 팀별 성과급제를 유지하는 한편 만 50세인 준정년퇴직제 적용 대상을 만 48세로 확대하는 방안과 선택적 복지제도(도입 및 개인선택복지금액 두 배로 증액)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측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며 “사측이 성과급제에 대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파업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사측이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개인의 실적에 따라 급여가 삭감되는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의 급여를 대폭 삭감해 퇴출을 유도하려 한다”며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이번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문광고 등으로 통해 고객의 양해를 구하고 정당한 목적이 있음을 알렸다. 이와관련 노조는 신문광고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번 파업이 종료되도록 지속적으로 경영진과 매진하겠다”며 “고객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SC제일은행 “경쟁력 확보차원”

반면 SC제일은행은 2010년 임금 단체협상도 아직 끝내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라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사측은 노조가 성과연봉제를 받아들인 후 임금협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임금 인상건은 별개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사측은 앞서 노조가 조직원 86% 참석에 92%의 동의를 얻어 총파업을 결의해 영업에 지장이 있지 않을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는 전체 직원의 54%가 가입해 있다.

이에관련 SC제일은행측은 “대형 금융지주들의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는 대격변기를 맞아, 은행이 원만하고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대승적으로 대폭적인 양보안을 노조에 제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불러오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성과주의 문화 도입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며 “은행은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더라도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전혀 없도록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고객들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편안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과급제를 두고 물러날 수 없는 노사의 입장 때문에 파업은 앞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SC제일은행측으로서는 이번 사태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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